이집트서 32년째 태권도 보급하는 임한수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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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출처
연합뉴스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
작성일
2018.08.08

외교부·KOICA 파견 6번째…"올림픽 금메달 선수 양성할 것"


이집트 태권도 보급에 32년 헌신한 임한수 사범.[본인 제공]


이집트 태권도 보급에 32년 헌신한 임한수 사범.[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태권도 8단의 임한수 사범은 한국에서 30년, 이집트에서 32년을 살았다. 태권도 보급을 위해 이집트에 날아간 것이 지난 1986년이었다.


3번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시니어 봉사단에 선발돼 방한한 임 사범은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32년 동안 이집트 태권도 보급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더 할 일이 남아 있어 다시 봉사단원 신청을 했다"며 "체력이 되는 한 이집트 태권도 활성화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9월 초부터 이집트 태권도협회에 소속돼 전국 지도자 교육 및 스포츠클럽 순회 지도를 맡을 예정이다.


임 사범은 이집트 태권도 역사의 산증인이다. 1974년 유학생 신분의 노승옥 사범과 조경행 사범이 개인 자격으로 이집트에 처음 태권도를 보급했다. 이를 계기로 1978년 이집트 태권도협회가 발족했고 이듬해 세계태권도연맹(WRF)에 가입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정식으로 태권도 사범을 파견했는데, 정성홍 사범(1981∼1984·당시 중앙정보부 파견), 정기영 사범(1984∼1986년·당시 외무부 파견)에 이어 임 사범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연기군 조치원읍 출신인 임 사범은 8살 때 처음 도복을 입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1단을 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기 전 3단이 됐으며 제대 후 4단과 함께 태권도 지도자 교육(2급)을 받았다.


제대하자마자 고향에 2개의 태권도장을 차리고 결혼한 그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늘 '태권도로 국위를 선양해 보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뒀다고 한다. 기회는 국기원에서 마련해줬다. 1986년 외무부 파견 공무원으로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고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


스핑크스 앞에서 임 사범.[본인제공]


스핑크스 앞에서 임 사범.[본인제공]


임 사범은 1995년까지 이집트 태권도협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 코치를 지냈고, 전국 지도자 순회 교육을 비롯해 승급, 승단 심사위원을 맡았다. 1991년 KOICA가 설립되면서 소속이 전환돼 활동을 계속했다.


그는 1차 파견 기간 동안 제1회 세계 대학 선수권대회 종합 3위(1986년), 서울 올림픽 은메달 1개 획득(1988년), 세계 태권도 선수권대회 및 월드컵 태권도대회 종합 3위(1989년), 제2회 대학 선수권대회 종합 2위(1990년), 제1회 올 아랍 태권도대회 종합 1위(1991년), 스페인 올림픽 시범종목 동메달 2개 획득(1992년) 등 국제대회에 출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2번째 봉사활동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이집트 경찰대학에서 진행됐다. 그곳에서 학생 1만3천여 명과 중동과 아랍국가 위탁 교육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에게 태권도를 배운 학생들은 졸업 후 각 지역 경찰서에 간부로 부임해 태권도 활성화의 일꾼이 됐다. 태권도가 전 학년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는 데도 기여했다.


태권도 올림픽 꿈나무를 양성해 달라는 이집트 체육청소년부의 요청으로 그는 3번째 파견 근무(2002∼2007년)를 했다. 5년의 활동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그는 KOICA 시니어 봉사단 자격으로 다시 활동을 이어갔다. 2008∼2010년 이집트 태권도협회 소속으로 전국 지도자 교육 및 승급 심사위원을 지냈고, 곧바로 2번째 시니어 단원이 돼 2013년 11월까지 봉사했다.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이집트에 정도 많이 들렀어요. 떠나오고 싶지 않았죠. 뼈를 묻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개인 자격으로 봉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슈팅클럽과 한국학교 등을 돌며 태권도를 지도하던 시기 다시 KOICA의 시니어 봉사단 모집 광고를 접했고, 지난 5월 입국해 면접과 실기시험을 치러 통과했습니다."


"태권도는 나의 삶"이라는 임 사범은 32년간 이집트에서 10만 명이 넘는 태권도 인구를 확산하고 태권도를 통해 한류를 퍼트리렸다. 또 태권도를 이집트 국민 스포츠로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김영삼 대통령 표창, 김대중 대통령 수교 포장 등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태권도 실력을 인정받는 강국입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줄곧 상위 입상을 거두고 있죠. 태권도는 한국과 이집트 우호증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태권도 열풍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확산에 도움을 줬고, 우리 기업의 이집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죠. 한마디로 태권도는 양국 국민의 마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1995년 수교하기 전부터 태권도 전파를 위해 이집트에 날아간 임 사범은 "봉사하면 자신의 행복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눔으로써 누군가의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 때문에 해외봉사를 꿈꾸는 시니어들에 "한국을 알리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려면 지금 KOICA 문을 두드리라"고 조언했다.


카이로 슈핑클럽 회원들과 함께한 임 사범(가운데).[본인 제공]


카이로 슈핑클럽 회원들과 함께한 임 사범(가운데).[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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