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듣는 소식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겨레 그림, 민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1
작성일
2017.08.23

한국 대중음악 K-Pop을 전 세계인이 부르고 한국 음식을 전 세계인이 맛보는 시대. 우리 겨례의 그림 민화가 예외일 수는 없다. 민화는 자연 친화적 오브제와 천연 소재의 물감, 그리고 뛰어난 색채감과 장식적 기능 등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의 장점을 고루 갖춘 뛰어난 예술 형태이다. 지난 8월 11일(금) 오후 7시부터 LA한국문화원(원장 김낙중)에서는 LA 홍익민화연구소(회장 최용순)와 한국의 쇼미그룹이 공동으로 마련한 민화소품전, ‘2017 LA쇼미(Show- 美)'전’ 개막식 행사가 열렸다.


2017 LA 쇼미 개막전

 
<2017 LA 쇼미 개막전>

 

이번 전시의 주체인 홍익민화연구소의 최용순 회장


<이번 전시의 주체인 홍익민화연구소의 최용순 회장>


평생 민화 작품활동을 하고 민화를 가르쳐온 홍익민화연구소의 최용순 회장은 개막식 행사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LA 시민들에게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정신을 전해줄 수 있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A 한국문화원의 김낙중 원장은 “민화는 우리 선조의 멋과 해학이 담긴 한국인의 자화상과도 같은 우리들만의 전통 민속회화입니다.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이 함께 공유하는 동양화와는 또 다른 회화 방식이죠.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훌륭한 전통 문화 예술이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미주 동포들에게 한국의 문화유산과 정체성을 알려주고 더 나아가 다른 커뮤니티에도 우리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쇼미전에는 한국의 쇼미그룹 회원 25명, LA의 홍익민화연구소 회원 16명 등 41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전통 민화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 그리고 민화를 이용한 생활용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민화는 작품 시작부터 완성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며 제작에 드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은 예술 장르이다. 민화 작가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었지만 현지인 작가들도 있었다. 그들은 민화의 어떤 면에 매료돼 이처럼 긴 시간을 요구하는 예술에 자신을 던진 걸까.


쇼미전 개막식에서 자신의 민화 작품을 출품한 현지인 작가 2명을 만날 수 있었다.


4마리 잉어를 출품한 일본인 3세, 글렌 히가와 그의 한국인 아내 영희 히가(좌), 그리스 계 미국인 민화 작가, 메나스 카파토스(우)


<4마리 잉어를 출품한 일본인 3세, 글렌 히가와 그의 한국인 아내 영희 히가(좌), 그리스 계 미국인 민화 작가, 메나스 카파토스(우)>


일본인 3세인 글렌 히가(GlennHiga)는 <4마리의 잉어(4Koi)>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빨강, 노랑,  파랑, 까망 등 오방색 가운데 4가지 색을 배경으로 금방이라도 꼬리를 치며 헤엄칠 것 같은 잉어를 색색으로 그려넣은 작품이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시트콤인 <패밀리 가이(Family Guy)>를 제작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애니메이션 체커(AnimationChecker)로 일하고 있다는 그가 민화를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 한국인인 아내를 따라 서울에 갔을 때였다. 민화 작가였던 아내의 이모가 그린 작품들을 보고 한 눈에 반한 것이다. 그의 아내 '영희 히가(Young-hee Higa)' 역시 민화에 대해 매혹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돌아온 이들 부부는 물어물어 홍익민화연구소를 찾아왔고 그후로 매주 약 3시간씩을 온전히 민화에 투자해왔다. 얇은 한지에 물을 먹이고 가느다란 선을 치는 법, 그리고 붓으로 색깔을 칠하는 법 등 민화의 기초를 하나 하나 배운 후에는 호작도, 모란도, 화조도, 책가도 등 10여 개의 작품을 완성했다. 홍익민화연구소의 회원으로 벌써 그룹 전시회에 두 차례나 작품을 출품했다.


“민화는 정말 작품 제작에 시간이 많이 드는 예술이죠. 하지만 완전히 그림 그리는 것에 몰입하게 되어 잡념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집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 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아요. 자연스레 고도로 집중하는 명상 수련과 같은 효과를 경험하게 됩니다. 집중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작품을 망쳤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그린 민화들을 멋진 액자에 맞춰 집에 걸어놓았다. 결코 자랑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집을 방문한 친구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감탄 일색이란다. 그는 자신이 이처럼 열심히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를 민화를 가르치는 최용순 회장의 공으로 돌린다.


“선생님께서 너무 열심히 가르쳐주시니까 학생인 저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는 보색 대비의 강렬한 색채감을 민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민화의 색감은 아무리 보고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단다.


일본인 3세 글렌 히가의 작품, 4마리의 잉어


<일본인 3세 글렌 히가의 작품, 4마리의 잉어>


또 다른 현지인 민화작가는 그리스계 미국인인 메나스 카파토스(Menas Kafatos)이다. 물리학자이자 영성 작가인 그는 <비국소적이며 의식적인 우주(The Nonlocal Universe and The Conscious Universe)>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푸른 꿈(Blue Dream)>이라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 작품을 출품했다. 5살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다는 그가 민화를 만나게 된 것은 약 7년 전. 홍익민화연구소와 함께 4차례 그룹 민화전에 참여해왔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색채가 좋았어요.” 글렌 히가와 마찬가지로 메나스 카파토스 역시 민화에 반한 이유를 색감이라 말한다.


그의 그림을 보면 산봉우리가 여기저기 솟아 있고 계곡 사이에는 작은 사찰이 하나 보인다. 한 가운데에 노란 색이 들어간 물고기가 한 마리 있다. 그 위로는 오색의 용이 날고 왼쪽으로는 모란꽃과 이름 모를 들꽃도 들여놓았다. “ '푸른 꿈'을 통해 한국과 그리스 사이의 무언가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 그림은 한국일 수도 있고 그리스일 수도 있어요. 한국은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이죠. 그리스는 80퍼센트가 산악 지대입니다. 계곡 사이의 작은 건물은 한국식 절일 수도 있지만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일 수도 있는 것이죠. 용은 한국에서 자주 사용되던 상징이죠. 물고기는 그리스의 상징입니다. 저는 크레타 섬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물고기에 의미를 둡니다. 용과 물고기가 함께 노니는 것은 한국과 그리스, 즉 저와 제 아내의 나라를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죠. 보통 민화는 기존의 패턴을 고스란히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그림은 100퍼센트 저의 순수한 창작입니다.”

 
현재 그는 '푸른 꿈'의 한쪽 구석을 차지했던 용을 소재로 한 민화를 그리고 있다. 한편 12일에는 쇼미그룹의 디렉터이자 한국민화협회 수석부회장인 송창수 민화작가가 이끄는 <민화 세미나 및 워크숍 강연> 행사가 있었다. 이날 강연에서는 민화란 무엇인가, 민화가 동양화나 한국화와 다른 점, 민화를 그리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고 이어 한국에서 준비해 온 부채에 민화를 그리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시회에 걸린 다양한 민화 작품들


<전시회에 걸린 다양한 민화 작품들>
 

매혹적인 색채로 현지인들을 사로 잡은 민화. 민화를 그리는 순간 만큼은 완벽한 몰입을 경험하게 하는 민화. 이날 행사를 지켜보며 민화의 세계화 가능성은 K-Pop 만큼, 한국 음식만큼 많다는 것을 확인한 수 있었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미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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