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푸드코트에서도 인기 만점 필리핀의 한식 열풍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
작성일
2020.03.20

마닐라의 마카티(City of Makati) 지역은 필리핀 경제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상점과 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으로 기업 상당수가 이 지역에서 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필리핀 감사위원회(COA)에서 지방 정부 기관의 재정자립도를 평가하여 발표하는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지역 부동의 1위가 마카티일만큼 지역 내 소득 수준도 높다. 주로 중상류층이 거주하는 지역인 데다가 소비 성향이 강한 직장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 외국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필리핀에 진출할 때 마카티 지역에 1호점을 개점하는 경우가 많다. 마카티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해보고 필리핀인들의 반응을 살피는 식이다.

 

일전에 마카티에 있는 한 쇼핑몰 내의 푸드코트를 돌아보다가 비빔밥을 판매하는 한식당 앞에만 유독 사람들이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푸드코트의 다른 매장은 대부분 한산했지만, 이곳만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다. 주말이라 가족들과 쇼핑을 나왔다는 안젤리카 씨를 만나 음식 맛이 어떠냐고 질문을 했더니 '원래 이 근처에서 직장을 다녀서 점심으로도 자주 먹는다.'라고 하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한식당은 가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류 드라마를 좋아해서 한식을 좋아한다. 다른 한식당도 여러 곳 가보기는 했지만, 가족이 다 함께 먹기는 금액이 부담스러워서 푸드코트를 이용한다.'고 답하면서 한식이 다른 음식보다 건강식이라 아이들에게 늦은 점심으로 한식을 먹자고 권유했다고 알려주었다. 즐겁게 식사하는 안젤리카 씨네 가족들을 보면서 필리핀에서 한식의 대중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5년 정도 전에만 해도 마닐라에 한식당이 드물어서 어디로 가면 한식을 먹을 수 있는지 자체가 귀한 정보가 되었다. 한류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한식당이 늘어난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마닐라 어디를 가나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한식당의 위치는 정보가 되지 않는다. 한식당에 대한 질문은 '어디로 가면 한식을 먹을 수 있나요?'에서 '어디로 가면 좀 더 한국에서 먹는 것 같은 한식을 먹을 수 있나요?'로 바뀌었다. 한국 음식을 먹어보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잡채니 삼겹살과 같은 일반적인 메뉴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한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사람도 생겨났다. 한국 여행 중 먹었던 한식을 언급하면서 호감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한식이 필리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식당의 주요 고객층이 교민이나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 아닌 필리핀 현지인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한식당의 위치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 몰려드는 유흥가나 한인타운 쪽에만 한식당이 몰려 있었지만, 요즘은 마닐라 곳곳 번화가라면 어디서든 한식당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제한 삼겹살 식당이다.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과 낭만돼지(Romantic Baboy)라는 이름의 무제한 삼겹살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크게 성공하자 비슷한 형태의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다. 근래에 생겨난 프랜차이즈 업체만 해도 해피삼겹살(Happy Samgyupsal), 무한삼겹살(Muhan Unlimited Samgyupsal), 삼겹킹(SamgyupKing), 삼겹코리안레스토랑(Samgyup Korean Restaurant), 미스터 코리아(Mr. Korea Unlimited BBQ) 등 수없이 많다.

 

필리핀 내 삼겹살의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 피자 배달 전문 브랜드인 도미노피자에서 삼겹피자(Samgyupzza)라는 이름의 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도미노피자에서는 이 피자를 출시하면서 한국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먹기 좋은 'super Seoulful choice'라고 홍보했는데, 꽤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의 삼겹살이 필리핀 사람들에게 이토록 사랑받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한식의 메뉴가 너무 무제한 삼겹살(Unlimited Korean BBQ) 쪽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무제한 삼겹살로 한식을 접해본 필리핀인들 사이에서 다른 한식 메뉴도 한번 시도해봐야겠다는 반가운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더욱더 반가운 것은 한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볍게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식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면서 한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필리핀 내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경우 음식값이 한국에서 먹는 것과 거의 가격대가 비슷하다. 필리핀은 중산층과 상류층이 가지고 가는 소득이 전체 가구 소득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라서 상당한 구매력을 가진 사람도 많지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일 최저임금이 537페소(한화 약 13,000원)에 불과한 서민들이다. 서민들에게 한식은 현지 음식보다 비싸고,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먹기는 어려운 음식으로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쇼핑몰의 푸드코트(Food Court) 안에 입점하여 문턱을 낮춘 한식당이 생겨났다. 고급화 전략을 버리고, 저가 위주의 소비 형태를 가진 필리핀인의 특성에 맞추어 메뉴의 가격을 낮춘 것이다. 현재 마닐라 지역을 기준으로 쇼핑몰의 푸드코트에서 판매되는 한식은 보통 200페소(한화 약 4,800원) 미만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한 그릇 음식 형태로 반찬 없이 제공된다. 미리 만들어둔 음식을 그릇에 담아주는 형태라서 서빙이 매우 빠른 터라 직장인을 위한 점심 메뉴로도 인기이다.

 

혼자 식당에 가도 큰 부담 없이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은 가격을 낮추다 보니 음식의 질이 좋지 못한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한식의 맛에 대한 이해 없이 대충 흉내만 내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있어서 필리핀인들이 자칫 한식의 맛에 대해 오해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마닐라 근교 불라칸 지역의 쇼핑몰 내에서 본 푸드코트 식당의 경우 49페소(한화 약 1,200원)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이 가격인지라 음식의 맛이나 양 모두 수준에 못 미치는 상태였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의 맛을 맛볼 수 있게 하는 식당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무제한 삼겹살 식당>

 


<무한 리필 고기 뷔페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도 최근 필리핀에 진출했다.>

 



<필리핀 마닐라의 쇼핑몰 내에 위치한 비빔밥 가게. 2010년에 설립된 'Mr. Kimbob Bibimbob Inc.'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매장으로 이곳에서는 Seoul Bibimbob과 Bibimbob, Mr. Kim bob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이름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쇼핑몰 내 푸드코트에 입점하여 있는데, 메트로 마닐라 지역 외에도 클락과 팜팡가 등 필리핀 곳곳에 4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비빔밥'에서는 삼겹살이나 불고기, 닭갈비 등으로 주메뉴를 선택하면 음식을 철판 그릇에 담아 준다.>

 


<푸드코트 내의 매장은 테이블이 많지 않아서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곳에서는 계란후라이만 제외하고 미리 반찬을 만들어 주는 방식을 사용하여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비빔밥'의 메뉴 가격은 200페소(한화 약 4,800원) 미만으로 형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한식당과 비교하여 절반 가격이다.>

 



<마닐라 근교 불라칸 지역에 있는 퓨어골드 쇼핑몰>

 


<퓨어골드 쇼핑몰 내에 입점한 한식당. '남이섬'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남이섬의 메뉴판>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앤 킴(Anne Kim)[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마닐라 통신원]
   - 약력 : 프리렌서 작가, 필리핀 정보제공 블로그 운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