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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도전과 리스크의 6개월, 그리고 변화
기업명
BizDragon SRL
국가
담당업무
-
작성자
김승보
기수
2기
작성일
2019.04.24

평소 해외진출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교환학생 경험 이후 세상은 무척이나 넓고 걸어나갈 수 있는 길도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며 해외에서 커리어를 쌓기를 바래왔다. 그렇게 준비하는 도중 한 포털 사이트 취업 관련 카페에 ‘한상인턴모집’ 글을 보았다.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에 시간을 쓸 것인지 아니면 직접 부딪혀서 경험할 것인지 고민하였다. 두 가지 방식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었지만 나는 경험하는 쪽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인턴 사업에 지원하여 면접을 보았다.


하지만 어줍잖게 준비하고 갔던 탓일까 첫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부족한 게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던 도중 차라리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담당자분께 재면접을 요청하였다. 다시 한번 업체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였고 마침내 인턴근무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현실에 내몰린 삶 vs 도전에 내모는 삶]


짧은 교육기간 동안 알찬 내용들 중에서도 내 마음가짐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 있었다. 김창현 대표님께서 강의 중 한상 인턴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셨다. ‘여기서 해외에서 살 생각으로 가는 사람 있나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손을 들었고 나는 들지 않았다. 사실 그 질문에 대답하기에 확신이 들지 않았다. 


나는 과연 이 프로그램에 진정 어울리는 사람인가? 비용대비 효율 좋은 스펙을 쌓으려고 가는 사람이지 않을까? 수많은 고민들이 내 머릿 속에 오고 갔다. 많은 생각을 하는 와중, 출국 전 대표님과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되었다. 그리고 답은 아니지만 방향을 찾은 느낌이었다. 해외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내 자신을 세상에 내몰 준비가 되어야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대표님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마음에 품고 6월 7일, 아르헨티나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턴 김승보 사진1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을 알리다]


내가 근무한 곳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BizDragon SRL이다. 해당 업체는 중남미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컨설팅, 현지 시장 조사, 바이어 발굴, 수출입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이 업체가 하는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근무하시던 사장님, 부장님 그리고 사원들 모두 의뢰하는 업체들에 맞춰 제품 공부, 해당 제품의 현지 시장을 조사하고 그에 맞는 바이어 발굴까지 한국 진출의 발판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하셨다.


인턴 기간동안 내가 맡았던 업체는 자동차 중소 부품업체 그리고 동물 면역 강화제 업체였다. 처음 접해보는 분야인데다 모든 용어를 스페인어로 설명을 해야했기에 많은 부분을 스스로 공부해야했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기도하고 혼자 기사를 찾아보며 시장에 대한 동향을 분석했다. 유력 바이어 연락처를 얻기 위해 관련 전시회는 물론 혼자 현지 자동차 부품 유통지역인 와르네스(Warnes)에 찾아가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명함을 받아오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잡히지만 않을 것 같던 미팅들을 성사해나갈 때마다 오는 성취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벅찼다. 결과적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약 50%에 달하는 아르헨티나 수입 관세율, 가격 및 품질 경쟁력까지 갖춘 중국 대형 업체들,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제품 인증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제품들을 서울의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내가 직접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 한켠에 ‘벅참’을 느끼게 했다.



인턴 김승보 사진2



[남미 점유율 80% 업체를 만나다]


더 다양한 분야에 나를 내몰아보고 싶었다. 담당하고 있었던 위의 두 업체 말고도 다른 업체를 맡아서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한국 폴리카보네이트 및 원사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바이어를 물색하기 시작하였다. 


브라질에 대형 석유화학 공장이 있었기에 수입 가격 경쟁력이 한참 부족했지만 한국 원재료의 품질력 그리고 안정적인 수급량을 포인트로 설득하며 하루에 30개의 업체에 전화했다. 마침내 현지뿐만 아니라 남미 전체 정수기용 물통 등을 제작하는 한 대형업체와 컨택이 되어 미팅을 하게 되었다.


미팅 당일, 잔뜩 긴장한 마음에 한껏 차려입고 업체를 방문했다. 하지만 내 긴장이 과했던 것일까, 현지 업체는 편안한 복장으로 미팅에 참여했다. 그리고 나에게 긴장을 풀라며 천천히 스페인어로 설명하도록 북돋아 주었다. 그렇게 제품에 대한 설명과 업체가 요구하는 제품 스펙 등을 질문하며 가격을 제시하였다. 예상했던 것처럼 업체는 비싼 가격에 부담스러워 하였다. 하지만 한국 폴리카보네이트 원재료가 가진 특성과 안정적인 수급량을 강조하였다. 그렇게 한 결과, 마침내 제품을 사들이고 싶다는 답변을 받게 되었다.


수출업에 종사하길 꿈꾸던 나에게 처음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경험이었다. 언어, 업무 문화 등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신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비즈니스라는 자리에는 먼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턴 김승보 사진3



[세계 3대 폭포 중 1개 점령]


아르헨티나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는 별도의 비자가 없다. 그래서 90일 이전에 여행비자를 갱신을 위해 다른 국경지역으로 가야했다. 운이 좋게도 마침 아르헨티나 현지 국경일과 주말을 합쳐 4일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기간 동안 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에 있는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가게되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며 다시 한 번 넓은 세상에 서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커다란 물줄기를 직접 아래에서 맞아보기도 하고 숙소로 돌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 거주하는 현지 학생을 만나 대화하며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갔다. 3박4일이라는 짧은 여행을 통해 잠시나마 업무에 대한 긴장을 풀며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인턴 김승보 사진4



[세계에서 사는 법을 배우다]


아르헨티나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두려움이 컸었다. 정치적 불안으로 치안이 좋지 않고 낮은 경제성장률 그리고 주변 남미 친구들로부터 들려오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거만함 등 내가 과연 이 곳에서 사람으로써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새로운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게 되었다. 집주인 아주머니와 서로 저녁식사를 하며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크로스핏 클래스에 참여하여 매일 친구들과 만나 운동을 하며 친구들을 사귀었다. 이렇게 한국 반대편에서 친아들처럼 대해주는 아주머니와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내 자신이 정말 큰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었다.



인턴 김승보 사진5



[6개월 인턴을 마치며]


6개월 동안 정말 많은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 내가 직접 미팅을 주선해보기도 하고 현지 시장 정보 파악을 위해 전시회, 현장 시장 조사도 해보면서 내 자신을 ‘내몰았던’ 경험이었다. 첫 출근하고 바로 업무에 투입하여 현지 업체에 전화를 하도록 무섭게 내치셨던 부장님 덕분에 빠른 기간 비즈니스 스페인어도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아쉽게도 아르헨티나에서 더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번 경험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경험이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한국의 취업시장에서 마냥 한국만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끈질김과 성실함은 어느 나라에서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다’는 말을 직접 몸으로 뛰며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한국에 도착해서도 이러한 희망과 열정을 품으며 세계 무대로의 커리어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경험하게 해준 비즈드래곤 식구들 그리고 재외동포재단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