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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길 잘했어!
기업명
개런티메탈조지아
국가
담당업무
홍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작성자
이송현
기수
4기
작성일
2019.06.21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어]


터키에서 교환학생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대학생활 내내 외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졸업을 앞둔 2017년 여름, 친언니가 TV에서 한상기업 청년인턴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보고 저게 너가 해보고 싶은 게 아니냐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침 9월 달에 인턴 4기를 뽑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행복하게도 인턴에 합격이 되어 이렇게 조지아에 오게 되었다.


한상기업 해외인턴에 지원할 때 내가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영어는 항상 내 발목을 잡는 스트레스였고, 동기들은 벌써 취업해서 자리잡고 있는데 나만 방황하고 있는 거 아닐까, 괜히 시간 낭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인턴에 지원하기 전 지레 겁부터 먹었다.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았다. 나에게 ‘다음’이라는 것은 없었다. 정말 지금 오는 게 맞았다. 그리고 나는 조지아에서 일할 수 있는, 아닌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 맞았다.



[발로 뛰며 배운 것들]


인턴 기간 동안 코카서스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여행 비즈니스를 개척하기 위한 업무를 주로 했다. 인턴 초기부터 여행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터키를 몇 차례 방문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직접 매니저가 되어 여러 호텔 및 여행사를 방문하여 미팅을 진행하고 계약을 맺는 업무도 하였다. 한국 사람들에게 맞춤화된 여행 프로그램을 제작한 뒤에는 실제 가이드가 되어 손님들을 안내하는 업무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커뮤니케이션했던 경험, 실제 손님들을 이끌며 가이드를 해보았던 경험은 ‘나도 이런 활동적인 일을 잘 할 수 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틈틈이 디자인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여행사 관련 회사소개서를 제작하고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여행사 차량 스티커도 디자인, 온라인 홍보용 디자인 등의 일도 하였다.


여행사 일 외에 게스트하우스 오픈을 위한 업무도 진행하였다. 특히 게스트하우스는 나와 다른 인턴이 기획자가 되어 ‘작은 창업’ 처럼 업무를 진행해 보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오픈을 위해 직접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현지의 여러 시장, 가구점 등을 방문하며 실제 조지아 사람처럼 현지 시장에 녹아 들어가 경험해보았다.


그밖에 조지아-한국 문화 행사 관련 업무를 하며 조지아에 한국을, 한국에 조지아를 알리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였다.


업무에 있어서는 오피스 안에서 배운 것보다 ‘오피스 밖’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이 훨씬 많았다. 모두 이곳에 인턴으로 오지 않았다면 결코 경험해보지 못할 뜻 깊은 경험들이다.



[조지아의 매력을 알게 됐어]


조지아는 이제 막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단계이다. 다소 낙후된 교통수단, 서비스 수준, 느린 행정처리 등은 감안해야겠지만 조지아가 주는 매력은 참 크다. 조지아에 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조지아 사람들이 참 차가워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제 조지아인들을 사랑한다. 처음에 다가가기 어려워도 먼저 손 내밀면 웃어주는 사람들, 외국인을 배려해주는 것인지 직접 말은 걸지 않지만 살짝 멀리 떨어져서 궁금해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쉽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한 번 친구라고 생각하면 진심을 다해 애써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바로 조지아인이다. 다행이도 조지아에 있는 동안 한 번도 이곳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조지아에서 식비, 교통비는 한국에 비해 많이 저렴하지만 일반 생활용품 물가는 그리 싸다고 느끼지 않는다. 조지아인들의 임금 수준과 비교했을 때 조지아인들이 이 물가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된다. 여행으로 오기에는 조지아만한 나라가 없다. 조지아는 여행으로 떠오르는 나라이고 한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앞으로 더 많은 여행객들이 이 곳을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정말 해보길 잘 했어!]


조지아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도 ‘과연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 걸까?’하며 고민했던 날이 떠오른다. 지금 나는 나의 선택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인턴으로 지냈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쩌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한상기업 인턴에 지원하기 전, 이제 인턴은 그만 하고 얼른 스펙 쌓아서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 해외로 나가려는 생각은 이제 그만 버리고, 인적성 책과 토익 책을 사서 공부를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다들 그렇게 하고 있는데 나만 뒤쳐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래도 결국 이렇게 조지아에 오게 된 것은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내 선택이 정말 옳았다.


토익 책으로가 아닌 실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영어가 부족해도 괜찮았다. 어떻게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내 생각을 잘 전달해야 하는지 배웠고 두려움을 조금씩 버리니 나도 어느새 커뮤니케이션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더 이상 스펙이라는 말은 나에게 의미 없어졌다. 이제는 대외활동, 공모전, 봉사할동, 자격증 등 표면적인 스펙에 연연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잘 하는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나의 부족한 점을 파악해 변화할 수 있게 노력한다면 내 눈앞에 또 멋진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그런 색다른 경험도 많이 했다. 부활절 휴일에는 조지아 친구의 할머니 댁에 방문하여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여기 한국사람이 왔다고 인사를 드리고, 같이 성묘를 하러 가고,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고 옆집 아이와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저녁이면 와인파티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할머니댁을 떠나는 날 우리는 서로 눈물을 훔쳤다. 할머니댁에 다시 가기로 약속했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조지아 인턴에 합격한 뒤 내 자신과 했던 다짐이 떠오른다. 이 인턴이 끝날 시점에 ‘해보길 잘했어’라는 말이 나오게 글을 쓰자고. 그리고 지금 ‘해보길 잘했어’라는 제목으로 이 수기를 쓰고 있다. 정말 해보길 잘했고, 살아보길 잘했고, 해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인턴 이송현 사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