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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 초등 부문] 정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연주하다
작성일
2021.12.30

글짓기 초등-장려상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연주하다

이 동 아 [미국]


올해 4월 6일 뉴저지 주에서 시장님이 한복을 입고 ‘한복의 날’을 정했다고 발표했 습니다. 그런데 시장님이 갓도 쓰고 두루마기를 입었는데 한국 사람보다 더 멋져 보 였어요. 시장님이 한복을 입는데 저는 한복이 불편하다고 불평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미국에 살지만 가야금을 배우기 때문에 한복을 입어본 적이 많습니다. 2학 년 때 가야금 연주를 보게 되었는데 소리가 너무 아름답고 배우는 게 재미있을 것 같 아서 가야금을 배우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가야금 선생님을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데 다행히도 아는 분 소개를 받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야금 선생 님댁으로 가서 배웁니다. 저는 가야금을 배우는 게 아주 재미있습니다. 가야금은 손 으로 줄을 누르며 줄을 튕기는 ‘연튕김’을 해야 합니다. 가야금 줄이 두꺼워서 손가락 에 굳은살이 생겼습니다. 왼손으로 누르는 동작을 ‘농현’이라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셨 는데 말이 어려워서 자꾸 까먹기도 했어요. 하지만  손가락이 아팠지만 한국을 배운 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처음 배울 때는 집에 와서 연습해도 손가락이 잘 안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점차로 실력이 늘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가야금 실력이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가야금 줄을 튕기고 누르는 동작이 빨라졌습니다.
이제는 가야금 줄을 뜯기만 해도 아름다운 소리가 납니다.

드디어 배운 지 일 년이 지난 후에 첫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LA에 있는 한국 교 육원에서 연주를 했습니다. 다행히 15명이 한꺼번에 연주를 하게 되어서 많이 떨리 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2년 후에는 실력이 좋아져서 혼자서 가야금 연주를 하게 되었 어요. 그때 얼마나 떨리고 긴장이 되던지 아직도 그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는 30 명 정도의 관객이 있었습니다. 연주하기 전에는 아주 많이 떨렸지만 연주가 시작 되자 마음이 더 편해졌습니다.

그 첫 연주 때는 바다 빛깔을 닮은 파란 저고리와 바나나처럼 노란 치마를 입었습 니다. 연주가 끝난 후 사람들이 박수를 아주 많이 쳐줘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저는 연주를 위한 또 한 벌의 한복이 있습니다. 포도처럼 보라색 저고리와 당근처 럼 주황색 치마입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복을 입고 공연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화려한 한복을 입은 내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한복을 입 고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은 별나라 공주 같았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깔들과 디테일한 무늬가 있는 한복을 입고 있는 내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복이 아름답긴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어요. 여름에는  한복이 두 겹이어 서  입을 때 많이 더웠습니다. 가야금을 들고 걸을 때마다 치마가 계속 밟혀서 불편했 습니다. 고름도 자꾸 풀어져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솔직히 연주할 때 한복보다 는 드레스를 입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뉴저지 시장님이 ‘한복의 날’을 정했다는 뉴스를 한글학교 선생님이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미국 사람도 한복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데 저는 불편하다고 싫어했던 마음이 창피했습니다. 앞으로는 한복을 입으면서 한국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야금을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연습해서 연주로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아 리랑’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아마도 한복을 입고 연주를 하는 제 모습을 보면 그 사람 들도 한국 문화에 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