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ain page
  2. 재외동포 광장
  3. 재외동포문학
  4. 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 초등 부문] 낚시의 추억
작성일
2021.12.30

글짓기 초등-우수상

낚시의 추억

안 겸 [도미니카공화국]


나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도미니카 공화국” 이라는 곳에 살고있다. 도미니카 공화 국은 섬 나라여서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나는 파 도 타기, 스노클링부터 물고기와 다양한 해양생물까지 바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 한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낚시이다. 몇 년 전 할머니, 할아버지 가 계신 한국에 방학동안 놀러간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강가에 텐트를 치 고 같이 낚시를 했었다. 손바닥만한 물고기 2마리를 잡았는데 평평한 돌위에 놓고 비 늘을 긁어내고, 깨끗하게 손질한 다음, 굵은 소금을 촥촥 뿌려서 숯불에다 구워먹으 니 짭짤하고 고소한것이 정말 맛이 좋았다.

그 뒤로 나는 낚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 이후로도 낚시가 계속 가고 싶었지만 내 가 살고있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어느날 나의 끝 없는 간절한 부탁에 엄마, 아빠가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 보자고 하셨다. 우리 형은 낚시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 가기 싫어했지만, 형의 가장 친한 친구인 기현이 형을 데 리고 가는 조건으로 가기로 했다. 드디어 디데이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나는 유튜브 에서 낚시바늘에 찔렸을 때의 응급처치, 낚시줄 매듭법, 줄 꼬이지 않게 하기 같은 낚 시와 관련된 동영상들을 보며 공부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왔다. 우리는 아침 일찍 출발했다. 자동차로 가는 동안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다보니 마침내 새파란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해서 해변의 식당 사이 좁은 골목에 주차를 하고선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배를 채운뒤, 우리는 멀 미를 대비하여 약을 먹었다. 멀미약을 먹고서는 잠이 쏟아질까봐 엄마는 가끔 한입씩 만 맛 보여주던 박카스 한 병을 전부 마시도록 허락해 주셨다.

밖으로 나가자 마자 바다 냄새와 해산물 냄새가 났다. 나는 한국의 수산시장 생각 이나서 그 냄새가 좋았다. 차에서 내린 우리는 쭈욱 기지개를 켜고 짐을 내려 해변가 를 향해 걸어갔다. 잠시 후, 우리가 탈 요트가 도착했다. 요트의 이름은 ‘셜록호’, 우 리는 요트에 올라타 내부를 구경했다. 요트 안에는 작은 바와, 화장실, 소파에 침대 까지 있었다. 우리가 할 트롤낚시는 낚시대를 배에다가 고정시킨 다음, 줄을 풀은 뒤 미끼를 가라앉히고, 배를 계속해서 달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미끼가 살짝 떠오 르면서 마치 헤엄치는 듯 보이면서 큰 물고기들을 속인다고 하여 트롤낚시라고 했다. 이 방법은 배가 계속해서 달리기 때문에 참치, 바라쿠다, 만새기, 청새치 같은 주로 속도가 빠른 물고기가 잡힌다고 했다.

낚시대는 내가 지금까지 써 본 낚시대와는 차원이 달랐다. 대가 매우 굵고 낚시줄 은 철사처럼 두꺼웠다. 미끼로는 제법 큰 정어리를 쓴다고 했다. 먼 바다로 나가던 도 중, 형이 멀미를 하기 시작했다. 도무지 멈출 기미를 안보이고 계속 멀미를 하여 결국 우리는 다시 해변가로 돌아가기로 했다. 형은 계속 멀미를 하고, 나는 아까 마신 박 카스가 소용이 없는지 졸음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는데, 나를 완전히 깨워주던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물고기가 미끼를 문 것이다! 미끼를 물자, 고정되어 있던 줄이 갑자기 찌이익 소리를 내며 빠르게 풀려 나갔다. 그 소리를 들은 배의 선장님이 나를 낚시용 의자에 앉혔다. 그 의자에는 낚시대를 꽂을 수 있는 작은 홈이 있었는데, 그곳 에 낚시대를 꽂아서 고정시킨 다음, 줄을 감는 것이다. 나는 매우 흥분해서, 엄청난 속도로 줄을 감았다. 배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줄이 굵어서 손맛이 느껴지지는 않았 지만 물고기의 무게는 확실히 느껴졌다. 꽤 큰 물고기였기 때문에 팔에 힘이 들어갔 지만 즐거웠다. 몇 분 후에, 물고기가 팔딱거리며 배 위로 올라왔다. 잡고 나니, 나는 믿기지 않았다. ‘내가 이걸 잡다니.. 이럴수가’ 물고기는 대강 50센치쯤 됐고 종류는 ‘바라쿠다’ 였다. 바라쿠다는 빠르고 성격이 사납고, 이빨도 뾰족해 ‘바다의 늑대’ 라 고 불린다고 했다. 내가 잡은 바라쿠다와 사진을 찍은 뒤, 배 밑 어창에다 넣어 놓았 다. 그리고 새로운 미끼를 끼우고 다시 낚시줄을 던졌다.

멀미를 하던 형을 엄마와 함께 해변 가에 내려준 뒤, 나는 아빠랑 기현이 형과 함 께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그리고, 또 다시 입질이 왔다. 이번엔 기현이 형이 낚시대 를 잡았다. 1분 뒤, 물고기가 팔딱팔딱 거리며 배 위로 올라왔다. 이번에 올라온 물고 기도 내가 잡은 것과 똑같은 바라쿠다 였는데 크기가 내가 잡은 것 보다 커서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 한동안 소식이 없자 또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나와 형 친구는 선실 로 들어가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몇 분뒤 줄이 풀리는 소리와 함께 아빠가 소 리쳤다. “입질이다!” 나와 형아는 빛의 속도로 일어났다. 집에 불이 났어도 이렇게 빨 리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기현이 형이 낚시대를 잡았지만, 갑자기 “팅” 소리 와 함께 줄이 풀려 나가는 것도 멈췄다. 물고기가 낚시 바늘에서 빠진 것이다. 미끼를 확인해 보니 미끼의 몸통이 사라져 있었다.

바다만 계속 바라보던 중 또 다시 입질이 왔다. 이번엔 내가 낚시대를 잡고 또 다시 릴을 감았다. 마치 묵직한 추가 끌려오는 것 같았다. 이번에 잡힌 바라쿠다가 마지막 물고기였다. 나와 기현이 형은 물고기 세마리를 당당하게 들고 해변가로 돌아왔다. 옷에 물고기 점액과 비늘이 묻었지만 아무 상관 없었다. 우리는 가져온 아이스박스에 다 물고기를 넣고 옷을 갈아입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 고, 기현이 형의 집에 들러 잡은 물고기를 나누어 주고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잡은 두마리의 바라쿠다는 아빠와 손질하여 튀기고 찌고 구워서 맛있게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바로 꿈나라로 갔다.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간 이 첫 번째 낚시는 나에겐 매우 특별하고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차를 타고 떠나자 마자 바로 다시 낚시가 그리워졌지만 우리 형아의 심한 멀미 때문 에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때를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으니 아..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