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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 초등 부문] 산토도밍고 한글학교 일기
작성일
2021.12.30

글짓기 초등-최우수상

산토도밍고 한글학교 일기

도재현 [도미니카공화국]


나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사는 도OO, 나는 오징어를 좋아한다. 맛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오징어가 생긴 모양이 좋다. 왜 좋은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는 오 징어가 좋다. 이곳에서 친구들은 나를 도징어라고 부른다. 내 성인 도 씨와 오징어를 합친 것이다. 나는 이 별명도 참 좋다.

나는 게임은 열심히 하는데 공부는 대충 한다. 게임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게임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다른 때 보다 시간이 10배는 빠르게 가서 아쉽다. 시간을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게임에 트라우 마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가 보다. 공부를 대충 하는 이유는 공부는 게임과 달리 재미 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때 학교 가는 것이 제일 싫었는데 항상 내가 싫어하는 공부를 하고, 급식에는 좋아하는 음식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급식에 햄버거가 나온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밥버거였다. 밥버 거는 패티를 감싸는 부분이 빵이 아닌 딱딱한 밥으로 나왔는데, 치즈가  많이 느끼해 서 속이 울렁거렸다. 그나마 패티로 나온 고기만 먹으려고 했더니 치즈가 고기에 딱 붙어있어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토도밍고 한글학교에선 재미있는 일이 많다. 한국의 학교와 다른 점이라면 책장에 만화책이 많다는 것이다. 수업은 한국 학교와 다르게 국어만 한다. 또 하나 다 른 점은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점심시간이 길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쉬 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 그리고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화장실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1층 화장실에는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고, 2층도 별로 좋지는 않다. 그리고 우리 반 에어컨이 약하게 나와서 꽤 많이 덥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그 더 위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땀이 나서 몸이 끈적끈적 해지면 기분까지 끈적해지는 것 같다.

한글학교를 다니면서 재미있었던 일이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김밥 만들기였 다. 예전에 교과서에 김밥을 만드는 부분이 나와서 반 아이들이 실제로 김밥을 만들 어 보고 싶다고 선생님께 건의하였는데 다행히 선생님이 허락해 주셨다. 모든 재료는 선생님이 준비해 주셨는데 재료는 김, 밥, 단무지 등등이었다. 다 만들고 나서 김밥 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선생님께 엄청 맛있다고 말했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더 맛있었다. 김밥을 썰지 않고 말은 그대로 먹었더니, 김이 질겨서 김밥 속만 딸려 나왔 다. 그래서 다음번부터는 조심스럽게 베어 물었고, 이번에는 김과 함께 적당히 잘렸 다. 맛이 매우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하지만 엄마가 해준 김 밥이 사실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소시지를 넣어주셔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엄마가 가끔 김밥을 만드실 때 꼬마 김밥을 만들어 주시는데 꼬마 김밥 도 엄청 맛있다. 맛있는 꼬마 김밥을 간장에 톡 찍어서 먹으면 맛이 각성한다. 그만큼 김밥과 꼬마 김밥은 맛있다.

두 번째는 송편 만들기였다. 한국의 추석날, 한글학교에서 송편을 빚었다. 그날 먹 은 송편은 달콤한 꿀맛이 예술이었다. 단맛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이 마치 솜사탕 같았다. 다 먹고 남은 송편은 집에 가지고 가서 엄마랑 누나가 먹었다. 둘 다 맛있다고 했다.

다음은 한글학교 체육대회이다. 종목은 달리기, 훌라후프, 이어달리기, 그리고 줄 넘기도 있다고 해서 줄넘기를 집에서 가지고 왔는데 줄넘기 종목은 하지 않았다. 이 유는 모르겠다. 아마도 선생님들이 깜빡하셨나 보다. 달리기에서는 내가 많이 고전했 는데 나는 달리기를 잘 못한다. 그런데  술래잡기만 하면 엄청나게 잘 뛴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신기하다. 달리기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노력이 현실을 못 따라가서 지고 말았다. 다음은 훌라후프였다. 일단 나는 10번 이상은 돌렸던 것 같았다. 하지만 훌라후프도 지고 말았는데 우리 팀에 훌라후프를 잘 돌리는 친구가 없었고, 상대 팀 이 너무 잘 돌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이어달리기였는데 일반 이어달리기와는 조금 달랐다. 달리면서 풍선 터트리기, 밀가루 그릇에서 젤리 찾기 등 미션을 완료해야 했 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또 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우리 팀이 못하는 게 아니라 상대 팀이 너무 잘해서 진 것이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3번 다 지니 너무 아쉬웠지만 울 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울 정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또 울면 놀림 당할 것 같아 서였다. 뭐 하지만 꽤 재미있는 체육대회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5월 잔치이다. 5월 잔치에서는 우리가 준비한 장기 자랑이나, 공연을 부모님께 선보이는데 우리 반은 차력 쇼를 준비했다. 시작할 때 노 래가 나오면서 우리는 웃기는 준비 포즈를 취했다. 나는 콧구멍으로 풍선 불기를 했 는데, 어렵진 않았지만 조금 아팠다. 무슨 말이냐면 코로 풍선을 불 때 느낌이 코를 막고 힘차게 숨 쉬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나는 아주 잘 불었다. 그 다음은 콧바람으 로 촛불을 빨리 끄기였는데 그건 내 친구 순서였다. 적어도 촛불이 10개도 넘었던 것 같았지만  그 친구도 잘 해냈다. 마지막 순서는 풍선 위에 앉아서 엉덩이로  터뜨리는 거였는데 여러 번 터트려야 했다. 친구가 “엉덩이가 아파서 불나는 줄 알았어”라고 말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가 무사히 끝나고 “엉덩이 안 아프냐?”라고 물어봤는데 친 구는 “아니, 아프기는 커녕 아픈느낌 조차 나지 않았는데.”라고 했다. 좀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다.

나는 한글학교가 재미있다. 지금은 코로나가 전 세계에 퍼져 있어서 온라인 수업으 로밖에 못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하는 몇 달 뒤에는 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기쁘다. 만약 다시 한글학교에 가게 된다면, 나는 정말 재미있게 많이 놀 것이다. 물론 공부도 조금은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