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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초등부문] 팽이놀이와 김밥이야기
작성일
2022.12.12

청소년글짓기 초등 부문 장려상

팽이놀이와 김밥이야기

김 주 안 (아일랜드)


한국에서 할머니가 오셨어요. 할머니는 내가 팽이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시더니 말씀하셨어요.
“우리 손자, 팽이 좋아하네. 신기하구나.”
“할머니, 우리 팽이놀이 같이 할까요?”
내가 좋아하는 팽이놀이라 신이 났어요. 내 팽이는 노란색, 할머니 팽이는 초록색이에요. 초록색 왕팽이는 뚱뚱해서 힘이 약해요. 내 팽이가 날씬하고 내 손 힘이 세서 할머니의 초록팽이를 이겼어요.
“야호! 신난다!” 내가 4:1로 이겼어요. 할머니가 ‘호호’ 칭찬하셨어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얼음판 위에서 하는 놀이지만 나는 지금 더블린 집에서 할머니와 같이 해요.
“오빠, 나랑 해보자!” 동생 리안이도 인형을 내려놓더니 팽이놀이가 하고 싶은가 봐요.
한국에서는 설날이나 대보름에 팽이놀이를 한다고 할머니께서 설명해주셨어요. 겨울에 한국에 가면 얼음판 위에서도 진짜로 팽이놀이를 해보고 싶어요. 팽이채로 팽이를 때릴수록 더 잘 돈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팽이가 힘이 없어서 느려질 때 팽이채로 세게 치면 잘 돈다는 것을 꼭, 나도 확인하고 싶어요. 그리고 얼음판 위에서 썰매도 타고 한국 친구들과 눈싸움도 많이 하고 싶어요. 더블린은 한국만큼 춥지 않아서 눈도 잘 안 오고 얼음판도 없어서 정말 아쉬워요.

우리나라 음식에는 맛있고 신기한 것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미역국은 우리 집에서 자주 먹어요. 한국에서는 엄마들이 애기를 낳으면 꼭 미역국을 끓여서 먹는대요. 우리엄마도 막내 동생 안나를 낳았을 때 아빠가 끓여주셨어요.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할머니께서 오시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엄마랑 아가를 돌보셨어요. 아, 그래서 안나가 미역국을 좋아하나 봐요. 밥을 국에 말아서 주면 “맘마, 맘마” 하면서 금방 다 먹어요.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김치가 한국음식이라서 자랑스러워요. 나는 김치찌개가 정말로 맛이 있어요. 매운맛도 좋아요!
엄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우리 도시락을 싸주시는데, 김치볶음밥은 동생이 좋아하고 나는 김밥을 좋아해요. 할머니도 엄마가 만든 김밥을 먹어보시더니 감동이라고 하셨어요.
“엄마, 내일 도시락, 김밥 해줄 수 있어요?” 나는 학교에 도시락으로 김밥을 가져가는 것을 좋아해요. 내 친구들이 김밥을 볼 때마다 신나게 얘기해요.
“Oh, this is Sushi!” 그러면 내가 얘기해줘요.
“No, this is Gimbap!”
나는 친구들이 김밥을 신기해하고 먹어보고 싶어 하는 것이 참 재미있어요. 엄마는 김밥을 만드는 것이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내가 좋아하니 기쁘게 만들어줘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김밥 날’이에요. 학교 친구들이 먹고 싶어 하면 주라고 이번 주에는 조금 더 만들어주신대요. 벌써 마음이 두근거려요.

한국에서 하는 놀이 중에 ‘연날리기’가 있는데, 더블린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연날리기를 하면 좋겠다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예쁘지는 않았지만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가오리연’을 잔디밭 놀이터에서 날렸어요. 연실을 풀어주니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올라갔어요. 아빠도 이 연을 볼 수 있을까…?
오늘은 ‘Father’s Day’인데 우리아빠가 지금 병원에 계셔서 우리가족은 걱정하고 있어요. 연을 날리며 마음으로 기도했어요. 아빠의 날인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할머니, 엄마 말씀 잘 듣고 동생들 잘 보살펴주고… 아버지가 퇴원하실 때까지 첫째 아들 노릇을 잘 하겠다고요. 드디어 저녁 때 아빠랑 영상통화를 했어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한국나이는 아홉 살이거든요. 잘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