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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 초등부문] 나의 코로나 생활
작성일
2022.12.12

청소년 글짓기 초등 부문 장려상

나의 코로나 생활

강 태 윤 (중국)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직 수업 중이었다. 수업 중에 잠이 들었나 보다. 분명히 난 수업이 끝나서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집에 와서 밥도 먹고 잠들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수업 중이었다니….
친구들이 모두 나에게 왜 수업 중에 잠들었냐고 물어왔다. 나는 민망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수업 중에 잠든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정신 좀 차리라고 내 볼을 꼬집었는데, 갑자기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강태윤, 빨리 일어나! 시간 없어!”
눈을 번쩍 떴다. 다행이다. 꿈이었구나. 나는 드디어 내 시간으로 돌아왔다.
매일 아침처럼 늘 똑같이 양치질하고 세수하고,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옷을 갈아입고 학교 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털썩 책상 앞 의자에 앉는다. 이것으로 학교 갈 준비 끝! 나는 매일 아침 내 방으로 등교한다.
그렇다. 오늘도 어제처럼 온라인수업이다.

매일 아침 아빠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사들을 확인하시는데 확진자 숫자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번 학기에 다시 학교에 등교하기는 틀린 것 같다.
그런데 학교에서 수업할 때와 다르게 온라인수업을 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우리 반 친구 중 한 명은 수업 중간에 이상한 녹음을 튼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를 때는 ‘Hello’라는 노래를 틀고, 선생님이 수업하실 때 친구들이 다 “No”를 외칠 때는 “No”의 가사가 들어가는 녹음을 튼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녹음을 틀어서 웃음을 준다. 선생님이 많이 혼내고, 하지 말라고 해도 여전히 장난을 친다.
다른 한 친구는 온라인수업이 시작되고 나서 항상 수업에 늦는다. 선생님이 그 친구가 수업에 들어온 후, 왜 늦었냐고 물어보면, 그 친구는 매번 똑같이 자기가 긴장하면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어떤 때는 선생님도 실수를 하신다. 한 번은 마이크를 꺼 놓은 걸 모르고, 수업을 하셨는데, 한 친구가 “선생님, 마이크 꺼져 있어요!”라고 말한 후에야 마이크가 꺼져 있다는 걸 알아채셨다. 우리는 알고 있었는데 공부하기 싫어서 모른 척하고 다들 가만히 있었다.
또 최근에는 선생님 집 와이파이 신호가 너무 안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선생님은 노트북을 들고 집 안에서 와이파이 신호가 가장 좋은 곳을 찾으러 이 방, 저 방, 거실로 부엌 쪽으로 돌아다니셨는데, 우리 반 친구들은 선생님이 우리에게 집 구경을 시켜준다고 좋아한 적도 있었다. 지루하고 답답한 온라인수업이지만 그래도 이런 재미있는 일들이 있어서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상해의 거의 모든 집들이 봉쇄되어 너무 슬프다. 그래도 처음에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래서 온라인수업이 끝나면 우리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은 만날 수 있었다. 비록 단지 안이지만 수다도 떨고,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놀이도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제는 집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그래도 이번에는 미리 상해 전체 봉쇄가 공지되어서 다들 언제쯤 봉쇄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갑자기 그 순간부터 아파트 전체가 봉쇄되는 일이 있었다.
한 번은 우리학교에서 어떤 아이가 집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아파트가 갑자기 봉쇄되어 친구들이 한 명도 집에도 못 가고 모두 그 집에서 계속 지내야 했던 일도 있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또 있다. 어떤 택시 운전사가 아파트 단지에 손님을 내려주고, 막 단지를 빠져 나오는데 그 사이 단지가 봉쇄되어 택시 운전사는 가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다.
중국에 살지 않으면 모든 이야기가 황당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상해에서 실제로 벌어진 100% 리얼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온 지구를 뒤덮어버렸고, 우리의 일상도 같이 사라졌다. 모든 학생들의 평범한 삶, 눈뜨면 당연히 학교에 가고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오는 이런 평범한 삶이 다 엉켜버렸다. 하지만 나와 내 친구들은 어떤 때는 방으로, 어떤 때는 학교로 등교를 하면서 엉킨 우리의 삶이 천천히 다시 제자리를 찾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
나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이 지구에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없기를, 혹시 이런 병이 다시 생기더라도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두뇌와 능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의 이 시간이 우리의 일상을 뒤집어 버린 질병에서 우리의 삶을 다시 바로잡는 시간, 지구 전체를 되돌아보고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이런 큰 대가를 치렀으니 코로나19 이후의 인류는 좀 더 지혜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