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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초등부문] 나 혼자여도 괜찮아
작성일
2022.12.12

청소년 글짓기 초등 부문 우수상

나 혼자여도 괜찮아

최 소 율 (독일)


나는 독일의 초등학교 1학년이다. 내가 다니는 독일학교에는 아시아 학생이 나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 친구들도 없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나 혼자만 아시아 학생이고, 한국인도 나밖에 없다. 내 친구들은 내가 코리아에서 왔다는 것을 알지만 코리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최소율은 아시아의 한국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한국이 어디 있는지 친구들이 아무도 몰라서 속상했다.
지난달 한글학교에서 한국 전통탈을 만들었다. 한글학교 선생님이 내가 만든 탈을 쓰고 한국문화축제 때 친구들과 함께 탈춤을 출 거라고 했다. 내가 만든 탈은 도깨비 탈이다. 반짝이와 조개도 붙여서 예쁘게 색칠했다. 그리고 월요일에 독일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한글학교에서 한국탈을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내가 만든 한국 전통탈이 궁금하다고 가져올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다음 날에 학교에 탈을 가져갔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탈이 예쁘다고 칭찬을 해줘서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독일선생님과 친구들을 한국문화축제에 초대를 했다. 나는 축제 때 이 탈을 쓰고 춤을 추고, 친구들에게 한복과 한글, 한국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우리 반 친구들 20명이 모두 오고 싶다고 대답했다. 기분이 좋았다. 집에 와서 태극기와 한복 그림을 그려서 초대장 25개를 만들었다. 팔이 너무 아팠지만 행복했다.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 친구들에게 한국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모든 친구와 선생님께 초대장을 줬다.

그래서 몇 명의 친구들이 부모님과 함께 한국문화축제에 왔다. 나는 독일 친구들과 선생님이 탈춤을 추는 나를 보러 와줘서 너무 행복했다. 한글학교 친구들과 함께 탈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춤을 잘 춘다고 칭찬해줬다. 많은 한국 사람과 독일 사람 앞에서 탈춤을 추는 게 재밌고 제일 좋았다.
또 축제에 온 독일 친구와 선생님께 한국문화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다. 축제에 전시된 전통탈과 내가 만든 도깨비탈을 같이 보여줬다. 한국의 악기라고 북도 보여줬다. 나는 친구와 선생님께 한국문화를 소개하면서 처음으로 한국 북을 쳐보았다. 나도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친구에게 한국 악기라고 소개를 하면서 친구에게 쳐보라고 했다. 솔직히 한국 악기의 이름을 잘 몰랐지만 뿌듯했다. 그래서 이름은 북이고 다른 한국 악기들은 그냥 쳐보라고만 했다. 엄마에게 나중에 이름을 물어보니 한국의 전통 악기인 장구라고 알려줬다. 또 엄청 무겁고 동그란 큰 쇠가 있었는데 그 악기의 이름이 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 친구와 선생님에게 한국악기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한국악기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축제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친구에게 한복을 같이 입자고 했더니 친구가 쑥스러워서 싫다고 했다. 나 혼자 한복을 입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혼자 한복을 입어서 쑥스러웠지만 한국사람으로 특별해진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또 친구들에게 한국어로 쓰는 친구들의 이름을 알려줬다. 내가 직접 종이에 친구와 선생님의 이름을 한글로 적어줬다. 선생님은 한글을 모르지만 독일어로 쓴 것보다 예쁘다고 했다. 독일어보다 예쁜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님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를 보러 축제에 와준 독일 친구들과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
지금도 독일 초등학교에 한국인은 나 혼자다. 하지만 더 이상 속상하지 않다. 이제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서 잘 몰라도 괜찮다. 한국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한국문화축제 때처럼 설명을 해주면 되니까. 나는 한국사람이니까 친구들에게 잘 알려줄 수 있다.
엄마가 내가 독일사람들한테 한국을 알려주려면 한국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한국이 더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