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가작
봄의 문자
김 미 영 (캐나다)
올 봄은 늦게 도착할 것이라고
벌새가 휘저어놓고 간 바람 속에서
카톡이 터졌다
산수유가 보낸 문자
내 갈비뼈에 찔려 샛노랗게 터지는데
부풀어 오르는 구름의 귀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올라
골목길 같은
손금을 펼쳐 놓는다
모퉁이를 지나면
바닥의 실금들, 깊어질 것이라는
답장 대신 이모티콘을 만지작거린다
눈발자국 놓친 듯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지 않았다는 새하얀 거짓말도 못하고
새소리 보다 잦아지는 나의 귀울림을
너만 모르는 것 같은데
그래서 문자는
내 마음의 마당에 울컥 쏟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