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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초등)] "한글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역사 이야기"_제21회
작성일
2020.02.05

[장려상 - 글짓기(초등) 부문]



한글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역사 이야기

 


김정현 / 호주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해서 우리나라 땅을 빼앗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세요? 저는 한글학교 수업 시간에 그 가슴 아픈 역사에 대해서 배웠어요. 지금부터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일본은 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를 빼앗었어요. 그때 우리나라의 이름은 ‘대한제국’ 또는 ‘조선’이라고 불렸대요. 선생님이 파워포인트로 사진 한 장을 보여 주셨어요. 경복궁 근정전에 태극기 대신 일본 국기인 일장기가 걸려 있는 오래된 흑백 사진이었어요. 어떤 일본 역사학자들은 1910년 8월 29일을 일본과 대한이 하나로 합쳐진 날이라는 뜻으로 ‘한일합방’이라고 부른대요. 그런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나라를 내 주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선생님은 그 날은 나라를 빼앗긴 아주 슬프고 부끄러운 날이기 때문에 ‘경술국치’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더 부끄러운 일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라의 힘이 약하고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걱정하고 어떻게 하면 나라의 힘을 키울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일본 편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못살게 굴고 심지어 나라까지 팔아넘긴 사람들이 있었대요. 그런 사람들을 어려운 말로 ‘친일파’라고 부른대요. 

선생님께서 대표적인 친일파 한 사람의 사진을 보여 주셨어요. 그 사람의 이름은 이완용이에요. 얼마 전 엄마가 재미있게 보셨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도 이완용 역할을 한 등장인물이 나와서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고 있어요. 드라마에 나온 이름은 이완용은 아니었지만, 실제 이완용이 그랬던 것처럼 조선 사람이라기보다는 일본 사람 같이 조선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왜 이완용 같은 친일파가 생겼을까요? 아마도 어려운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보다는 어려울 때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친일파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 역사에는 친일파 같은 부끄러운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참 다행이에요. 많은 사람이 대한의 독립을 위해 싸웠어요. 그중에는 총이나 칼 같은 무기를 들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의사’라고 부른대요. 물론 병 고치는 의사와는 다른 뜻이에요. 

우리는 수업시간에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배웠어요. 선생님이 보여 주신 안중근 의사의 사진 중에는 손바닥 도장 사진도 있었어요. 그런데 네 번째 손가락이 새끼손가락 길이와 똑같아서 이상했어요. 독립운동을 할 때 함께 싸우는 친구들과 독립에 대한 뜻을 피로 쓴 편지로 남기기 위해 네 번째 손가락 끝을 잘랐기 때문이라고 해요. 우리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상상하기 싫을 만큼 끔찍하고 무서운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독립에 대한 의지가 강했구나!’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어요. 

안중근 의사는 만주 하얼빈이라는 곳에서 일본군 대장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 자리에서 붙잡힌 안중근은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라고 외쳤대요. ‘대한 만세!’라는 뜻이에요. 안중근 의사는 일본군 재판에서 사형을 받아서 감옥에서 돌아가셨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시신이 어디에 묻혔는지 정확하게 모른대요. 안중근 의사의 시신을 되찾아서 한국 땅에 모셔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삼일운동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삼일운동은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났어요. 올해로 삼일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었어요. 삼일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은 안중근 의사처럼 총이나 칼을 들고 싸우지 않았어요. 대신 가슴 품에 숨겨둔 태극기를 꺼내서 “대한독립 만세!”를 크게 외쳤어요. 어린 학생부터 노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삼일운동에 참가했어요. 

삼일운동 하면 유관순이 떠올라요. 무기 대신 태극기를 손에 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열사’라고 부른대요. 한때 유관순을 ‘누나’라고 부르기도 했다는데 열사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겠어요. 왜냐하면 저 같은 여학생한테 유관순은 누나가 아니라 언니잖아요. 유관순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배웠지만 올해 삼일절 수업에서는 유관순과 관련된 새로운 노래 한 곡도 배웠어요. 노래 제목은 <8호 감방의 노래>예요. 

유관순 열사는 삼일운동 후 일본군에 붙잡혀 서대문형무소에 갇혔어요. 그때 다른 여학생들도 함께 서대문형무소에 갇혀 있었는데 소녀들은 감옥에 갇혀서도 대한의 독립을 소망하며 노래를 불렀대요. 그때 유관순과 소녀들이 불렀던 노래 가사에 곡을 새롭게 써서 만든 노래가 <8호 감방의 노래>라고 해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우리가 배운 노래는 좀 더 쉬운 버전으로 가수 안예은이 부른 노래였어요. 노랫말 중에 ‘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 / 접시 두 개 콩밥 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 / 피눈물로 기도했네’라는 부분이 있어요. 나라를 빼앗긴 게 얼마나 슬프고 억울하고 분했으면 피눈물로 기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외에도 대한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많은 독립운동가가 있어요. 그분들을 생각하면 참 감사해요. 만약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지도 몰라요. 삼일운동 100주년인 2019년 다시 한 번 독립을 위해 싸우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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