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ain page
  2. 재외동포 광장
  3. 재외동포문학
  4. 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시] 개과천선
작성일
2020.05.14

[시 - 가작]



개과천선

 


최성은 / 페루




 

중요한 것은 두 눈으로 볼 수 없다 했나요?

그런데 왜 우리는 마음보단 눈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익숙치 않아서 서툴러서 실수하는 것 뿐인데

왜 지금은 한번 뿐인가요?

 

누구의 딸로, 누구의 손녀로, 

누구의 언니로, 누구의 친구로

살아가기도 모자란 시간인데

소중한 것을 마음으로, 낯선 것을 익숙함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언제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소중한 것을 잠시 후로 미루고 있지 않은지

아닌 것들을 보고 목매어 살고 있지 않은지

가짜가 더 요란한 세상에

내가 보고 듣는 것만으로 휩쓸려 가고 있지 않은지

 

허리를 굽히고 삶을 구걸하는가

고개를 숙이고 회개하기 전에

조용한 것들을, 잔잔한 것들을

진리를, 소중한 것을 돌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저 새들이 무엇을 속삭이는지 귀 기울여보고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며

놓치고 있던 곳을 향해

우리 함께 날개를 펼쳐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