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인회 운영사례 – 카자흐스탄 한인회]

회장 강병구

[위기 상황 대응반 활동(카자흐스탄 1월 소요사태 관련 주재국 치안 위기 극복)]

1. 한인회 개요

1999년에 설립된 카자흐스탄 한인회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 본부를 두고 있고, 침켄트시에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누르술탄 및 제3의 도시이자 남부지역 거점인 지부를 설치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내 한인들의 교류 증진과 정보 전달 등을 목적으로 문화, 역사, 체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정기 행사로는 평화통일기원 백일장, 설날 추석 행사, 한글학교와 함께하는 3.1절 역사 체험활동 등이 있습니다.

2. 주요 모범사례

카자흐스탄은 2022년 1월 새해부터 큰 정치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인플레이션 및 민생문제로 촉발되었던 시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중, 갑자기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서 시위가 폭력을 동반하였고 시위대가 시청, 공항 등 국가 기관 시설을 점거, 파괴하고 공권력에 맞서면서 유혈 사태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으며, 정부 내각이 총 사퇴하는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모든 인터넷을 차단했으며 국제전화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상호 간 연락이 두절되는 등 한인 동포사회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습니다.

2022년 1월 5일, 알마티 국제공항이 무장 시위대에 불법 점거되어 통제력을 상실한 와중에 인천에서 출발한 우리 아시아나 국적기가 점거된 공항에 착륙하는 비상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알마티 총영사관, 아시아나 알마티 지사 등 협조로 탑승객 및 승무원 70여 명은 공항을 무사 탈출하여 시내 호텔로 옮겨졌지만 공항은 계속 통제되면서 탑승객들의 안전한 귀환 역시 또 하나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 한인회는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강병구 회장의 통솔 하에 위기 상황 대응반을 설치하고 운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응반의 최우선 과제는 한인사회 안전 확보였습니다.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전화 통신이 끊긴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발표되는 각종 안전 지침과 상황들을 현지 언어에 능통하지 않은 일부 한인들을 포함한 정보 사각지대에 위치한 한인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위 및 진압대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던 알마티 내 지역별 상황에 대해 한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피해 발생 한인이 있다면 이에 대해 알마티 총영사관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정부와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 등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차단된 상태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인회는 문자를 활용한 정보 공유를 지상사협의회, 중소기업연합회, 한글학교, 교회 등 비상 연락망을 총동원하여 알마티뿐만 아니라 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최대한 모든 한인들에게 안전 관련 공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연락망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한인들에게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안전 지역 및 현재 이동이 가능한 공식 정보도 공유했습니다.

또한 위에 언급된 아시아나 탑승객들에 대한 물품 지원, 고립된 한인들에 대한 생필품 보유 여부 확인 및 지원 등 우리 한인사회 안전과 편의에 대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 통신이 마비된 상태에서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도 최대한 응하여 현지의 어려운 사정을 국내외 언론에 알리고, 한국에 정보가 왜곡되거나 현지 한인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게 하였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현지 사태에 관심을 갖고 동포사회 안전을 위한 조치가 본국 차원에서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영사관과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여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아시아나 항공편이 주재국 비상사태 선포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일 만에 특별기로 귀환하게 되었을 때 우리 한인회는 총영사관, 주재국 여행사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동 항공기로 희망 한인들의 한국 특별 입국을 지원하기 위해 알마티 지역 전체 한인들을 접촉하여 희망자 전원을 귀국시키는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이후, 비상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피해 발생 한인들에 대한 정보 수집, 피해 복구 절차에 대한 자문들을 제공하면서 성공적인 비상사태 대응 조치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3. 향후 계획(해당 사례 관련 운영계획 작성)

이번 소요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한인사회 전체의 포괄적인 비상 연락망을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최우선시 하는 최근 분위기에서 개인 정보를 수집, 취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외 생활을 하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우리 한인회는 한인사회 비상 연락망 구축을 해왔었고, 그간 명절 행사, 코로나19 방역용품 제공 등 행사를 진행하며 개인정보수집 동의를 얻어 연락망을 확보하자는 아이디어를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습니다. 설날에 항상 카자흐스탄 한인들에게 떡국 떡을 제공하면서 수령자 전원의 연락처를 확보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한인회는 평상시에는 한인회 정보제공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비상시에는 비상 연락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 구축하였으며 향후 이를 더욱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대응 매뉴얼을 작성 중에 있으며 추후 소식지, SNS,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추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4. 기타(맺음말)

코로나 국가 비상사태 등 최근에는 유난히 안전 관련 이슈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해가면서 쌓은 노하우를 계승, 발전시켜 카자흐스탄 동포사회가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한인회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