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인 이민사의 쾌거 시드니 라이드에서 당선된 한인 시의원 2명 인터뷰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
작성일
2021.12.30

호주 한인 이민사의 쾌거

시드니 라이드에서 당선된 한인 시의원 2명 인터뷰


한정태 시의원(왼쪽)과 송강호 시의원

한정태 시의원(왼쪽)과 송강호 시의원


12월4일 호주 NSW주 전역에서 실시된 지자체(Council 혹은 Shire) 선거에서 한인 후보 2명이 시드니 광역권의 중심부에 위치한 라이드시(City of Ryde) 카운슬 시의원(Councilor)으로 동시에 당선되는 경사로,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호주 주류 사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 4명의 카운슬러를 선출하는 라이드시 웨스트 워드 선거구에는 노동당, 자유당 양대 정당을 비롯한 녹색당, 무소속 후보 등 모두 20명이 입후보해서 5: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한인 후보 3명이 출마하여 그 중 2명이 당선된 것이다.

그렇다고 라이드시 웨스트 워드 선거구에 한인 유권자, 즉 한인 동포 호주 시민권자의 비율이 다른 이민자 사회보다 더 높은 것도 아니어서, 여러 가지로 신선한 충격과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호주 지자체 선거와 투표 방식


호주는6개 주(State)와 2개 준주(Territory)의 연방제 국가로서, 3개 수준의 정부, 즉 연방 정부, 주 정부, 지방 정부가 있으며, 3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별도로 각각의 선거를 실시한다.


이번 선거는 NSW주의 125개 지방 정부(지자체: 도시 지역은 카운슬, 농촌 지역은 샤이어)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이며, 카운슬러(시의원)를 선출한 다음 선출된 카운슬러 중에서 시장(Mayor)을 호선하거나 카운슬러 선거 시 카운슬러와 별도로 시장 선거를 실시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카운슬을 구성한다.


호주의 모든 선거 투표제도는 기본적으로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 System)이며 카운슬 선거는 선호투표제에 비례대표제를 혼합시킨 독특한 투표방식이다(필자의 “호주의 선거 제도 -- 선호투표제” 기사 참조).



2021 라이드시 카운슬 선거 


라이드시(City of Ryde)

라이드시(City of Ryde)


라이드시 카운슬은 센트럴, 이스트, 웨스트 워드 3개 선거구에서 각각 4명씩 총 12명의 카운슬러(시의원)를 선출하고 선출된 시의원12명이 시장과 부시장을 호선한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시장 직선에 대해 찬반을 함께 물은 결과 76.2%의 찬성을 얻어 차기에는 시장을 직선으로 선출한다.

NSW주 지자체(카운슬) 선거는 4년 주기로 실시되며 본래 작년 9월에 예정됐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 9월로, 다시 12월로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실시됐다.

라이드시는 시드니 광역권에서 중국계, 인도계, 중동계, 동남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한인 동포 등 이민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다문화(multi-cultural) 카운슬 중 하나로서 한인 밀집 거주 지역 중 하나이며 이스트우드(Eastwood) 지역에 한인 상가가 형성되어 있다.  

직전 선거인 2017년 카운슬 선거에서는 한인 동포로 유일하게 이민 1.5세대 피터 김(김상희) 후보가 웨스트 워드 노동당(Labor) 그룹 2번으로 당선되어 한인 동포 시의원 선출의 명맥을 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동일 선거구에서 피터 김 후보가 무소속 그룹으로 출마했고, 송강호 후보가 노동당 그룹 2번, 한정태 후보가 자유당(Liberal) 그룹 2번으로 출마해서, 한인 후보 3명이 격돌을 벌이는 형국이 되었다.

4명을 뽑는 선거구에 3명의 한인 후보가 경쟁하므로 한인 동포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3명 중 최소한 1명은 될 것이며  호주의 선거 및 투표 제도에 따라 2명까지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왔다.



선거 결과


웨스트 워드 선거구에는 호주 양대 정당인 노동당과 자유당 그룹 각 4명씩 출마했으며, 3개의 무소속 그룹이 각 4명씩 출마, 총 20명의 후보가 격전을 벌였다.

1차 우선 순위(primary) 투표 개표 결과 노동당 그룹 1번 후보, 자유당 그룹 1번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되었다.

당선에 필요한 기준 투표수(quota) 이상으로 1차 당선자가 얻은 여분 투표수를 자기 그룹의 2번 후보에게 넘겨주는 방식에 의거 노동당 그룹의 2번 송강호 후보도 일찌감치 당선권에 들었다(자신이 개별적으로 얻은 1차 우선 순위 투표수 + 넘겨 받은 투표수 합산 ).

마지막 1석을 놓고 자유당 그룹 2번 한정태 후보, 무소속 그룹 피터 김 후보, 또 다른 중국계 무소속 그룹 슈오 조우(Shuo Zhou) 후보 3명이 피를 말리는 2차 선호표 배분 집계에 들어간 결과, 정치 신인 한정태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두 후보를 따돌리고 12월21일 드라마틱하게 당선이 확정되었다.

최종 1석의 당선자를 가리는 데 17일이 걸렸으며, 18라운드에 걸쳐 거의 모든 다른 후보자의 2차 선호표를 배분 집계한 결과 3명의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가 종반에 한정태 후보가 역전하여 452표차로 당선되었다. 단순한 종다수(從多數)가 아니라 당선 기준 투표수, 즉 쿼타에 도달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 후순위 선호표를 배분 집계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흔히 발생한다.

이로써 전체 12명인 라이드시 카운슬 시의원 중 한인이 2석을 차지하게 됐으며, 지금까지 노동당이 다수당을 유지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한정태 후보가 소속된 자유당이 선전하여 종전보다 2석을 더 확보함으로써 자유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자유당 6석, 노동당 5석, 무소속 1석).

이번 라이드시 카운슬 선거 결과 역시 선호투표제의 특징적 원리가 작동된 것으로서, 특히 한인 후보들 간의 2차 선호표 교환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러한 결과는 한인 동포가 밀집해서 사는 다른 선거구에서도 한인 후보가 최소 1명 최대 2명이 당선되는 전략으로 원용될 수 있을 것이다(4명 이상 선출하는 경우).  



노동당 송강호(Charles Kangho Song) 시의원


송강호 시의원은 1992년 가족이 함께 이민 온 이민 1.5세대로서 호주에서 고등학교(중고 통합)와 대학교를 졸업했다. UNSW에서 건축시공을 전공한 후 현장에서 컨스트럭션 매니져로 일하다가 다시 법학을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현재 시드니 소재 법무법인 세종(Sejong Leagl)의 대표 변호사다.


1. 당선 소감은?
무엇보다도 믿고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을 먼저 전해 드리고, 지역 사회에서, 특히 한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더가 되겠다.

2. 선거 캠페인을 어떻게 했는지,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은?
코로나 터지기  전부터 준비해 왔는데, 선거가 장기간 연기 되면서 계획했던 것들을 변경해야 해서 다소 힘들었지만, 이 부분 역시 끝까지 믿고 오랜 시간을 함께해 주신 분들로 인해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3. 한인 동포들의 지지는 어땠는지,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한인 후보가 3명, 특히 웨스트 워드에서만 출마하여 많은 동포 분의 큰 관심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많은 교민 분들과 단체장들께서도 관심과 지속적인 응원을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스트우드 한인 상가에서 노동당 그룹 1번 제롬 락살 후보와 함께

이스트우드 한인 상가에서 노동당 그룹 1번 제롬 락살 후보와 함께


4. 소속 정당에서 한인 동포/한인 유권자/한인 커뮤니티를 보는 시각은?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가 있는가?
이스트우드나, 웨스트 라이드 등에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고 최근 수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나,  라이드시에 한인 동포 유권자 비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높아진 한인들의 위상에 힘입어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가 최고조인 상태에서, 각 메이저 정당들 역시 이 부분을 의식하여  한인 후보를 내세운 부분이 적중했다고 생각한다.


단체사진


5. 의정 활동에 대한 계획, 목표, 포부 등은?
무엇보다도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원칙으로 의정 활동을 하겠다. 그리고 시의원이라는 직책이 한인 동포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지만,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인 이민1.5세대로서 한인 동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함으로써  짧은 임기 동안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이스트우드 주차장을 잘 마무리하고, 장기적으로는 한인 커뮤니티의 설립 및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6. 이른 감이 있지만, 시의원 이상의 목표가 있는가?
정치에 대한 꿈은  대학생 시절부터 항상 가지고 있었고, 시의원은 제 정치 인생에 첫 도전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 이상의 도전을 통해서 한인 사회에 좋은 표본이 되길 희망한다. 많은 관심 속에 선거가 잘 마무리됐는데, 일회성이 아닌, 한인 동포 모든 분들, 특히 젊은 층의 적극적인 정치적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



자유당 한정태(Daniel Han) 시의원


한정태 시의원은 라이드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과학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다. 1993년 중학생 시절 홀로 유학 온 조기 유학생으로 호주 생활을 시작했으며, 명문 사립고 뉴잉턴 칼리지(Newington College)를 거쳐 시드니대학교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로10여 년 일하다가, UTS 교육대를 거쳐 라이드에서 교편을 잡은 지 10년째다.


1. 당선 소감은?
우선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당선 확정이 우편투표 개표와 마지막 선호도 배분 때문에 길게 늘어졌던 관계로 당선 확정에 대해 기뻐하기 이전에 전체적으로 제 자신과 선거운동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함께 희망을 가지고 인내로 기다려 주시는 분들의 관심에 더욱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2. 선거 캠페인을 어떻게 했는지,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은?
선거 준비와 캠페인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이런 일은 절대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한 분 한 분의 지지와 도움의 손길에 정말 감사드린다. 웨스트 워드 선거구는 노동당 그룹이 제롬 락살 전 시장의 지지율 강세로 2석은 거의 맡아놓은 상태였고, 자유당은 2017 선거 때 부진했던 데다가 제가 당선이 되려면 기존 시의원 자리를 밀어내고 당선되어야 하는 그림이었기에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있었지만 부담감도 컸던 게 사실이다. 더욱 힘든 길인 것을 알았기에 한인 후보 중 제일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고 많은 분들께 도움을 얻었다.


선거활동


3. 한인 동포들의 지지는 어땠는지,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한인 후보가 3명 나온 가운데 여러 분이 곤란함을 무릅쓰고 후원의 밤과 선거운동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 끝까지 치열한 표 싸움으로 452표차로 당선이 되었으므로 한 분 한 분 한인 동포의 지지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고 이 도움이 없이는 당선이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4. 소속 정당에서 한인 동포/한인 유권자/한인 커뮤니티를 보는 시각은?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가 있는가?
사실 통계와 수학적으로는 제가 당선 가능성이 제일 희박했지만 좋은 결과를 이루게 되었고 라이드시 카운슬의 다수당도 노동당에서 자유당으로 가져오는 결과를 얻었다.  자유당에서는 저를 지지해 주시는 한인 동포와 적극적인 선거운동과 성공적인 후원의 밤을 기반으로 한인 동포들의 물심양면의 지지와 결속력이 검증됐으므로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



자유당 그룹 1번 트렌튼 브라운 후보와 함께

자유당 그룹 1번 트렌튼 브라운 후보와 함께


5. 의정 활동에 대한 계획, 목표, 포부 등은?
시의원으로서의 활동 계획은 일단 적어도 6개월은 배우고 또 시의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몰두할 생각이다. 시의원으로 활동하는 데는 법적 지식보다는 시의회 운영에 대한 지침, 공정과 상식에 대한 이해와 들을 줄 아는 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의원이라는 자리가 지역주민 모두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이번에는 양대 정당에서 한인 시의원이 나왔으므로 한인 동포 사회를 위한 일들은 송강호 시의원과 함께 해결해 나가며 즐겁게 일하고 싶다. 아마도 호주 역사상 최초로 2명의 한인 시의원이 동시에 시의회에 참가하는 만큼, 부담도 2배이지만, 저희 2명이 손과 발을 잘 맞추어서 하나씩 이루어 가고 싶다.

6. 이른 감이 있지만, 시의원 이상의 목표가 있는가?
지지자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현재의 솔직한 마음은 교사가 천직인 것같이 느껴지고, 이에 따라 차세대에 대한 특별한 마음이 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하는 마음가짐은 제 개인의 정치적 목표보다는, 일단 선생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먼저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단계 한 단계 차곡차곡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으며, 동포 사회에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데 집중을 하고 있다. 물론 더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개인적 욕심의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실수와 실망을 안겨드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어진 직책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인이 시드니에서 MP(국회의원 – 주정부 혹은 연방정부)를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어떤 모습으로든 열심히 돕겠다.


투표소 앞에서(왼쪽에서 두번째가 송강호 후보, 세번째가 한정태 후보)

투표소 앞에서(왼쪽에서 두번째가 송강호 후보, 세번째가 한정태 후보)



(*지도를 제외한 모든 사진은 송강호, 한정태 제공)



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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