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띠 음악회 (TUTTI Concert)
‘음악은 누군가의 의지를 이루게 할 수 있게 동기 부여를 해주고, 삶에 용기를 부여해 줍니다’
2023년 3월 19일(일)프랑스 문화원에서, ‘뚜띠 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벌써 4번째 개최되고 있다. ‘뚜띠’라는 뜻은 ‘ 다 같이 부름', `다 같이 합주함' 이라는 프랑스어로, 모든 연주자 또는 가수가 연주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협주곡 등에서 솔로(solo) 부분과 대비적으로 쓰인다. 이날 음악회는 총 42명의 유치부 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이 참여해, 솔로곡과 합주곡을 연주하여, 솜씨를 뽑냈다. 학생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던 무대는, 연주가 더해질수록 점차 그 매력이 더해져 갔다.
사진1 : 영국국제학교, 초등2학년, 신윤찬 학생의 바이올린 연주 모습
뚜띠음악회의 시작은 매우 더워 매력적이지만 다소간 피로할 수 있는 호치민 날씨를, 학생들이 어떻게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 하는 바이올린 임이지, 첼로 김형석, 그리고 피아노 오은영 선생님들의 학생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한국의 교민 자녀들이 학업외에 흥미롭게 할 수 있을 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하던 중, 연주회를 떠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호치민 교민 학생들은 다양한 국적의 국제학교, 베트남 학교, 그리고 한국국제학교에 소속되어 있어, 교과일정이 동일하지 않고, 다 다르게 편성되어 있어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밝은 성장을 선물해 주고 싶었던 선생님들은 호치민 생활의 활기를 찾아주고자 음악회를 개최 하기로 결심한 후, 일정을 조율했다.
음악회의 명칭이 ‘다 같이 합주함’이라는 뜻을 가진 ‘뚜띠음악회’가 된건 코로나 이후 비 대면 활동이 점차 강해지고 사람들의 교류가 축소됨에,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영역이 점차 줄어들어, 외로움의 영역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함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 이었다고 한다. 단연코 음악은 절대적으로 혼자 할 수 없는 분야 이고, 클라이맥스에서는 모두가 함께 합주해야만 최고의 웅장한 소리를 낼 수 있음에, 앞으로 학생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도 개인의 영역 뿐 아니라 함께의 영역에도 가치를 두고, 클라이맥스 같은 웅장함을 만들어 내 길 바란 마음에서 였다.
<사진2. 호치민의 음악을 책임지고 계신 음악 선생님들: 피아노 오은영 선생님, 바이올린 임이지 선생님, 첼로 김형석 선생님>
약 6개월간의 연주회를 위한 준비기간 동안 아이들은 많은 감정을 느낀다. 한 두곡을 연주하기 위해, 오랜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했으며, 선생님에게 기본 자세, 음계, 테크닉을 배울지라도 초반엔 악기가 내맘대로 되지 않아 좌절과 직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연습한다. 그리고 시간과 노력이 더해 질 수록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 합주시 자신의 실수나 욕심으로 소리를 어긋나게 하기도 하지만, 친구들의 따뜻한 배려에 공동체의 따스함을 느끼면서, 나 뿐만 아니라 합주 맴버들을 의지하게 되기도 한다. 연습이 무르익어 가면 음악의 클라이맥스 처럼, 모두가 합주할때 최상의 소리가 나옴을 깨닫게 되고, 마침내 개개인의 학생 뮤지션들은 우리라는 단어처럼 하나가 되고, ‘뚜띠음악회’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은 아이들에게 영감을 떠오르게 해주고, 따분했던 호치민 생활에 활기를 부여해 준다. 음악을 벗 삼아, 잠시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다.
연주곡을 마스터한 아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음악회를 준비하고자, 멋진 드레스와 정장을 고르고 스튜디오를 방문해, 사진촬영을 시작한다.멋진 브로셔를 위해, 거울보고 표정연습도 해보고, 인터넷에서 포즈도 잡아보고, 각자의 멋짐을 뽐내본다. 때로는 원하는 샷이 나오지 않아, 모델처럼 여러 샷을 찍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멋진 샷이 나와, 얼굴에는 웃음꽃이 흘러 나온다.
사진 : 뚜띠 음악회 참석 학생들
음악회 당일 아이들은 각자의 매력을 화산처럼 발산한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친구삼아, 영화 OST부터, 고전주의 그리고 현대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연주한다. 그리고 그 곡들은 참여한 어른들의 가슴에 살포시 스며든다. 참관한 어른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이 연주하는 선율에 빠져들고, 어느새 눈가를 촉촉히 적시고야 만다. 연주회를 위해 약 6개월간 좌절, 용기, 나아감, 성공을 여러차례 반복한 후 마침내 극복한다. 어느새 아이들의 연주는 어디에도 비할데 없는 최고의 연주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이 시간 이 순간 만큼은 세상의 걱정, 근심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 같은 지상낙원이 아닐까 싶었다.
호치민 최고 바이올린 연주자 임이지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음악에 정답은 없습니다. 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중으로 미루거나,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또한, 게으름과 씨름 중입니다.
음악은 의지를 이루게 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 해주고, 용기를 내게 해줍니다.
또한, 사회는 자극적이고, 결과가 빨리 보이는 것에 치우칩니다. 그리고 너무 빠르게 변화합니다. 그것이 나쁜 영향력을 미친다 해도 쉽게 멀리 할 수 없습니다. 음악은 그것을 치유해주고 끊을 수 있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음악을 쉼터삼아, 더 재미있고, 더 활기차게 이 곳 호치민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뚜띠 음악회는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