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동화로 이어지는 문화교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2.22

어릴 적 들었던 옛날이야기는 전해주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와 사랑스런 표정 만큼이나 오래도록 기억된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 살던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에 전달되고 있다. 할머니와 엄마의 무릎에서 듣던 한국 이야기는 이제 화려한 책으로 혹은 유튜브에서 읽고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는 매달 한 번씩 영어로 캐나다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동화를 읽어주고, 다양한 놀이를 진행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전하고 있다. K-Story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장정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K-Story - 출처 :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제공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K-Story - 출처 :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제공<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K-Story - 출처 :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제공>

 

K-Story 프로그램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2017년 7월부터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는 매달 한 번씩 캐나다 어린이들에게 K-Story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내용의 한국 전래동화를 읽어줌으로써 어릴 적부터 한국에 관한 아름다운 가치와 기억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는 진행되지 못했지만 6월부터는 온라인 줌(Zoom)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한국 동화를 읽어 주었고, 현재는 사전 제작된 영상을 공개함으로 캐나다 가정들이 언제 어디서나 한국 동화를 듣고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K-Story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K-Story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진행이 되는데, 참석자 가족들이 다 오실 때까지 동요를 들으며, 한국식 과자와 다과로 시작합니다. 보통은 당일 읽을 한국 이야기와 연관되도록 준비합니다. 예를 들면 <호랑이와 곶감>을 읽는다면, 곶감을, <바닷속 이야기>를 읽는다면 오징어집이나 고래밥 같은 과자가 제공됩니다. 다과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한국 전래동화 듣는 시간을 가집니다. 한국전래 동화를 영어로 번역해서 읽어주는데, 한국 구연동화 방식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사용합니다. 동화 듣기가 끝나면,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교훈을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혹부리 영감>을 예를 들면, ‘이웃사랑’과 ‘욕심을 부리지 말아요’와 같은 주제를 생각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는 이야기와 관련된 ‘만들기 수업’을 합니다. <햇님달님>의 경우는 ‘추석카드 만들기’, ‘형제자매 그리기’와 같은 만들기 및 활동을 하며 이야기 수업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한국문화원이라는 장점을 살려서 여러 가지 한국 문화 체험을 하도록 돕고 있는데, 태권도, 한글 캘리그라피, 케이팝 등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연령대에 맞는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지요?

여러 이야기들을 꼽을 수 있는데, <엄마는 해녀>라는 책을 읽었을 때는 큰 도화지에 오징어, 물고기 등을 종이접기로 만들어 바닷속 풍경을 만들었는데,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의미 깊었습니다. 또한 당시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는 <해녀> 관련 전시회를 하고 있어서 책과 만들기 활동으로만 제한되지 않고, 해녀들의 실제 이야기와 사진과 이미지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콩쥐팥쥐> 이야기를 들려줄 때, 참석한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서 한복 이미지와 합성을 시켜서 사진을 만들어 주었는데, 아직도 액자에 걸어놓고,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실 만큼 반응이 좋았습니다.

 

캐나다 가족들이 한국 동화를 듣고 난 후 반응이 궁금한데요

한국에서는 다양한 인물을 표현할 때, 다른 목소리와 몸짓으로 재미있게 들려주는 ‘동화구연’이라는 것이 있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도울 수 있는데, 영어로 읽어주면서 이를 사용했습니다. 캐나다에서 동화 읽기에 그런 문화가 없어서 무척 좋아하고 신기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부모님들은 한국 전래 동화의 교훈을 무척 좋아하셨는데, <소금 나오는 맷돌 : Magic Stonemill>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도둑이 욕심을 부려서 왕의 맷돌을 훔쳤는데, 이 맷돌은 원하는 것을 계속 나오게 하는 요술 맷돌이었습니다. 도둑은 맷돌을 훔쳐 배를 타고 달아나면서, 비싼 소금을 달라고 계속 말했는데, 소금이 너무 많이 나와서 계속 흘러내렸고, 바닷물 속으로 잠기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결론은 ‘그래서 지금도 바닷물이 짜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 이러한 현재 실제적 사실과 연관되는 상상의 이야기를 부모님들은 무척 좋아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부모님들의 요청 가운데,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동화를 읽어달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 가정은 한국 문화와 관련이 있는 가정이 아니었는데도, 한국 문화를 최대한 경험하기를 원한다며 한국 동화를 한국어로 듣고 경험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동화 전체를 읽어 줄 수는 없지만 추임새나 간단한 문장 같은 경우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음매 음매’, ‘꽈당’ 같이 짧고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한국어로 전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시대,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코로나로 모임을 가질 수 없게 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과 디지털로 아이들과 만남을 가지면 실제 모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생동감이 없고 서로에게 받는 자극이 최소화되어 무척 아쉽습니다. 실제로 올해 6월부터 3개월간 실시간 줌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봤는데, 어린 아이를 둔 가정이기에 스케쥴을 맞춰서 들어오기에는 변수가 많아서 사전 제작을 통한 업로드 방식으로 전환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로 많은 준비를 해서 만드는 이야기가 더 많은 캐나다 가정과 캐나다 어린이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 그리고 정성이 들어갑니다. 영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 때문에 책을 그대로 사용할 수가 없어서 그림을 직접 그리고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그 하나하나가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올려진 한국 동화를 디지털화하여서 올리는 것에 많은 캐나다 가정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있어서 힘이 납니다. 어려운 시기에 프로그램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고 있는 것에 박수를 보내주셔서 그 응원에 저 또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K-Story 진행의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큰 어려움은 좋은 콘텐츠를 찾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번역된 전래동화 자체도 희소하지만, 이미 3년 정도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전래동화는 거의 모두 다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내용이 캐나다 어린 청중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시대와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캐나다 청중들이 한국 문화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가자들은 돌이 갓 넘은 아이에서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중 하나입니다.

 

K-Story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하시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코로나 시기가 끝나도 오프라인으로 완전히 전환하기보다는 온라인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가면서, 문화 자체도 변화하지만 문화를 프리젠트 하는 방법 또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동화 읽어주는 영상만을 올렸는데,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했던 것처럼 동화를 읽고 활동하는 프로그램도 영상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또한 내용 면에서도 전래동화에만 머물지 않고, 좋은 콘텐츠의 한국 창작 동화나 위인전도 시도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 무릎에서 들려지던 한국 이야기는 이제, 전 세계에서 들리고 보인다.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가 기록되어 온 것처럼, 우리말로 기록된 한국의 이야기들이 영어로 번역되고, 그림으로 그려지고, 소리가 입혀져 캐나다 그리고 전 세계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이어오고 있는 K-Story는 캐나다 가정이 한국 동화에 함께 주목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어릴 적 재미있게 경험한 이야기보따리의 기억이 뿌리가 되어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 교류가 될 것이다.


고한나 통신원 사진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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