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팬더믹 사태로 관객과 만남이 불가해진 연상호 감독의 <반도>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2.30

프랑스는 제2차 이동 제한(1030일 금요일 0시부터 실시)에도 불구하고프랑스 내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 개선이 정체됨에 따라 기존 단계별 이동 제한 완화 조치를 보다 강화하였다기존 조치대로 1215일 화요일부터 지역 간 이동을 허용하고 야간통금(20~익일 6)을 도입하였으며극장박물관영화관 등 문화시설의 개방을 202117일 목요일로 다시 연기했다프랑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일일 확진자는 지난 24일과 25일 모두 2만여 명 수준으로 집계되었다특히 영화관 개방이 미뤄지면서 9월과 10월에 이미 개봉한 영화연말을 맞아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들이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21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반도>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3일간 약 1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해당 주간 프랑스 박스 오피스 7위를 차지했지만곧이어 프랑스 정부의 이동 제한이 발표되면서 인기 상승세가 꺾여 버렸다정부 조치에 따라 영화관 개방은 내년 1월까지 불가능하여배급사도 내년 2DVDBlu-ray 발매로 전략을 변경한 것 같아 그 아쉬움은 더 크다.

 

프랑스 박스 오피스 7위로 데뷔한 연상호 감독의 '반도' - 출처 : 알로씨네(allocine)<프랑스 박스 오피스 7위로 데뷔한 연상호 감독의 '반도' - 출처 알로씨네(allocine)>

 

리베라시옹<반도>에 대해 멋진 영화 <부산행>이 개봉된 지 4년 후한국의 연상호 감독이 바이러스의 전파로 폐허가 되어 좀비들이 들끓는 한국의 세기말적 비전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특히, <반도>의 힘은 전편과 비교하여 완전히 다른 인물들을 통해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고 보았다.

 

영화평론가 장-프랑수아 로제는 “2016년에 개봉된 연상호 감독의 전편인 <부산행>은 소위 장르 영화의 지칠 줄 모르는 그러나 이제는 진부해진 형식을 재생하고 활력을 주는 능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사로잡았었다. <부산행>에는 좀비 영화의 모든 요소가 비상식적인 영상미와 잔혹함일종의 창의성을 통하여 세밀하게 연구되었다또한, 1950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을 파괴한 한국전쟁을 무의식적으로 연상시키는 역사적 표현이 담겨있다혹자는 일종의 영화적 공포를 이용하는 이러한 능력이 그의 다른 작품들인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2011)> 또는 한국 영화의 가장 대중적인 모습 속에 보이는 허무주의 형태를 잘 대변하는 <서울역>과 같은 그의 작품 세계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영화 <반도>는 이러한 인상을 확인 시켜 줄 것이다라고 평했다.

 

랑스에서 개봉한 '반도' 포스터 - 출처 : 알로씨네/ARP Sélection<프랑스에서 개봉한 '반도포스터 출처 알로씨네/ARP Sélection>

 

영화의 타이틀 <반도>는 한반도를 지칭하지만주요 등장인물들은 외부의 더 강력한 세력(영화에서는 중국 마피아와 미국 모험가들로 묘사됨)의 도구 노릇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과거 역사에서 침략당하고 상처를 받은 결국에는 분단된 한국의 상황을 연상시키는 은유적 표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결국 불가능한 통일이라는 영원한 소재가 연상호 감독의 <반도속의 반전되는 이야기를 감돌고 있다. 《르몽드는 영화 <반도>가 순수 공포 영화의 전통을 재현하려는 의도보다는 다른 곳에서 이미 겪었던 이미지와 상황들로 가득 찬 예상치 못했던 훌륭한 종합물로 바라보고 있다또한영화를 본 후 관객들은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George Romero), 조지 밀러(George Miller) 또는 영화 <매드 맥스시리즈를 동시에 연상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2020년 칸국제영화제에 초대되었지만세계적인 팬더믹 사태로 영화제가 취소된 바 있다. 103, 19, 20일 세 차례의 아방-프리미에르를 거쳐 1021일에 개봉했지만역시 팬더믹 사태로 인해 관객과 만남은 불가해졌다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한국에서와 달리 프랑스에서의 아쉬움은 뒤로 한 채이제 DVDBlu-ray를 기다려야 할 차례이다.

 

※ 참고자료

https://www.allocine.fr/film/fichefilm_gen_cfilm=266875.html

https://next.liberation.fr/cinema/2020/10/20/peninsula-quoi-de-nef-chez-les-zombies_1802968

 

https://www.lemonde.fr/culture/article/2020/10/21/peninsula-zombies-dechaines-dans-une-coree-ravagee-par-un-virus_6056804_32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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