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호주 음력설축제, 아시아 출신 코미디언들 한자리에 모여 공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3.10

2021년도 벌써 3월이다. 3월은 모든 것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새 학년, 새 학기, 입학식 등이 있는 시작의 달이다. 꽤 쌀쌀한 바람과 따뜻한 바람이 공존하면서 신학기를 맞는 모두를 긴장 가운데 들뜨게 하는 시기이다. 한국은 아직도 코로나19 유행에 이러한 설레는 마음에 제동을 걸고 있는 듯하다. 반면 이곳 호주는 다행하게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지 않아 비교적으로 안정되고,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아직은 해외여행은 자유롭게 즐기지 못하지만, 국내에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은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대중을 위한 문화공연이 하나, 둘 열리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이민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북돋아 주며 서로 돕고 각종 규제를 꿋꿋이 지켜내어 오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제는 백신 접종이 단계별로 이루어지게 됨으로서 코로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호주의 중국, 한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국가 이민자 커뮤니티에서는 음력설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국가 중 가장 많은 비율의 이민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커뮤니티는 ‘춘절(Chinese New Year)’ 행사를 매년 대규모로 열고 있다. 시드니시(City of Sydney)와 공동으로 차이나타운을 비롯한 시드니 시내의 곳곳에서 춘절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올해도 12간지 랜턴행사 및 타운홀 문화공연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베트남 커뮤니티로 유명한 카브라마타지역에서는 매년 카브라마타 음력설 페스티벌(Cabramatta Lunar New Festival)을 열며, 음력설을 축하했었다. 그러나 올해의 카브라마타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면서 개최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최 측에서 전해왔다.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해의 진정한 시작을 축하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음력설 코미디 쇼 홍보 포스터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페이스북 페이지(@WilloughbyCityCouncil)<음력설 코미디 쇼 홍보 포스터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페이스북 페이지(@WilloughbyCityCouncil)>

 

또 하나의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생활하는 채스우드(Chatswood)지역도 윌로비카운슬(Willoughby)주최 ‘음력설축하 축제(Lunar New Year)’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신축년(Year of the OX)를 맞은 지난 2월 3일부터 열린 ‘2021 음력설축하축제(Lunar New Year Celebration 2021)’에 중국춘절기념 콘서트(Chinese New Year Celebration Concert), 골든마켓(Golden Market)등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커뮤니티 행사에 목말라 있던 지역주민들에게 이번 축제는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특별한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음력설 코미디(Lunar New Year Comedy)쇼’였다. 이 코미디쇼 출연진을 보면, 중국계 호주 출신 코미디언으로 공영방송 《ABC Everyday》의 리포터로 활동 중인 제니퍼 웡(Jennifer Wong)을 비롯하여 코미디분야에서 활동하는 아시안계 코미디언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호주에서 태어난 한국계 코미디언 해리 전(Harry Jun, 전유형)도 이번 음력설축제 코미디쇼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번 코미디쇼의 진행을 맡은 제니퍼 웡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제공

<이번 코미디쇼의 진행을 맡은 제니퍼 웡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제공>

 

제니퍼 웡이 이번 코미디쇼의 진행을 맡았으며, 밴드 드래곤푸르트(Dragonfruit)의 음악적인 요소도 가미되었다. 지난 2월 27일 열린 이번 코미디쇼는 오후 6시와 오후 9시의 2회 공연으로 열렸다. 통신원은 주최 측의 초청으로 오후 6시 공연을 관람했다. 첫 번째 순서로 한국계 코미디언인 해리 전(Harry Jun)이 무대에 올랐다. 해리는 호주에서 태어난 한국계 호주인으로 현재 중. 고등학교 교사로 종사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 중인 인물이다. 그는 2019년, 2020년에 열린 ‘뉴사우스웨일즈주 RAW Comedy 대회(RAW Comedy NSW)’ 결선에 진출하여 실력을 검증받은 바가 있다. 해리는 무대에서 ‘Stereotype Leaning(고정관념에 기댐)’ 이라는 제목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아시안계 이민자들이 드문 시드니 남부 울릉공(Wollongong)지역에서 자라며 겪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소재로 호주사회에 이민자로 자라 오며 겪는 예민하게 느껴지던 마음과 이민자들의 정서를 호주 사회에 던졌다.

 

무대에선 한국계 코미디언 해리 전(Harry Jun)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제공<무대에선 한국계 코미디언 해리 전(Harry Jun) - 출처 : Willoughby City Council 제공>

 

펍에서 11명이 식사를 하고 계산서를 보는 중에 일어난 에피소드였다. 10명의 백인 친구들과 밥을 먹은 한 명의 아시안계인 그가 수학을 잘할 것이니 네가 계산하라고 하는 상황에 화를 내며 인종차별 상황으로 몰고 가, 결국 저녁 식사비를 내지 않게 되는 줄거리로 희화화된, 어쩐지 가슴이 찡한 내용이었다. 또한, 그는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한국식 나이의 개념을 관객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의 무대에 관객들은 코로나19 지침에 따르며 해리의 무대에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서, 스리랑카출신 회계사를 지낸 수렌 제에매인(Suren Jayemanne), 필리핀 출신의 듀오 FillowTalk, 일본계 니나 오야마(Nina Oyama), 멜버른 출신 홍콩계 로렌스 룽(Lawrence Leung)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공연장의 무대를 이어갔다. 각자의 개성이 빛나는 무대였다.

 무대에 함께 올라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코미디언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무대에 함께 올라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코미디언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음력설축제는 다양한 문화권이 함께 살아가는 호주사회에서 연간행사로 자리 잡은 문화행사이다. 중국,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안들이 그들의 전통적인 문화로 지켜오는 음력설을 구성원들이 함께 축하하는 의미로 호주에서 주류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음력설 코미디쇼에서는 호주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출신의 코미디언들이 한자리에 설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뜻깊은 자리였다. 해리 전을 비롯한 각 지역의 아시아 출신 코미디언들이 주류무대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참고자료

https://www.fairfieldchampion.com.au/story/7105439/cabramatta-lunar-new-year-event-cancelled/

https://www.willoughby.nsw.gov.au/Council/News-and-media/Lunar-New-Year-celebrations-2021


김민하 통신원 사진
    -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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