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코로나19 속 집에서 요리하는 한식, '먹는 한류'의 인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3.19

집에서 한식을 직접 만들어서 시식하는이른바 먹는 한류의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이는 지난해 3터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코로나19 창궐 초기에는 터키 한류 팬들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한류를 소비하는 분위기였다. K-드라마와 K-영화와 같은 보는 한류K-Pop과 같은 듣는 한류를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통해 경험했다코로나19로 대면 문화 행사의 길은 막혔지만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을 통해 한류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하지만 터키 한류 팬들은 갇힌 인터넷 공간 안에서 단지 보고 듣는 한류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집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어서 맛을 보는 한류 팬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하나둘 늘어났다사실터키에서 한식은 다른 한류 문화 콘텐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해 왔다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외부 음식을 지극히 꺼리는 터키인들의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터키인은 한류가 아무리 좋아도 외부 음식은 시도하기 좀처럼 어려워하곤 한다.

 

이는 비단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만도 단정할 수 없다대부분의 터키인들은 외국 음식들뿐만 아니라아예 가정에서 만든 음식 외에는 바깥 음식들은 대개 꺼린다실제로 통신원의 주변에도 자국 내 식당 음식조차 입에 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다시 말해터키에서 한식이 다른 한류 문화 콘텐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를 받지 못한 원인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기보다외식을 선호하지 않는 터키인들의 보편적 성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그 외에도 한식이 K-Pop이나 K-드라마, K-뷰티와 같은 다른 한류 문화 콘텐츠들에 비해 호응이 크지 못했던 이유는 한식을 경험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터키에서는 수급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을 보유한 터키 한류 팬 유튜버. 라볶이를 만들어서 시식하고 있다. – 출처 : Ezgi Irem유튜브 채널(@Ezgi Irem)<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을 보유한 터키 한류 팬 유튜버. 라볶이를 만들어서 시식하고 있다. – 출처 : Ezgi Irem유튜브 채널(@Ezgi Irem)>

 

현지에서 한식을 요리할 수 있는 재료를 구할 수가 없으니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그래서 한류의 영향력이 더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K-드라마나 한국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한식은 현지의 수 많은 제들을 뛰어넘어 터키인들의 호기심을 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봉쇄 조치가 지속되면서 이처럼 집에서 한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터키인들이 부쩍 많아졌다터키 한류 팬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한식을 따라서 요리해 봤다고 하면서맛과 재료 심지어는 한식의 이름도 모른 채 요리한 음식들이 새로운 작품이 되어서 유튜브에 소개되고 있다.

 

10대 터키 한류 팬, 애미넵 제이넵이 엄마와 함께 떡볶이를 만드는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10대 터키 한류 팬, 애미넵 제이넵이 엄마와 함께 떡볶이를 만드는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그래서 아주 흥미로운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한다한식 고유의 맛이 아닌 제3의 한식들이 만들어진다통신원이 만난 한 십 대 터키 한류 팬애미넵 제이넵 씨는 한국 드라마에서 떡볶이를 보고 한 번 따라서 해 본 게 계기가 되어일주일에 한 번은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그런데 한 번도 떡볶이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떡볶이의 진짜 맛은 모른다고 말한다통신원도 궁금한 마음에 애미넵 제이넵이 떡볶이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다일단 터키에는 방앗간이 없어서 밀가루에 물을 붓고 찰질 때까지 반죽한다그리고 쌀차라고 부르는 터키 토마토소스를 고추장 대용으로 사용한다여기에 고춧가루와 간장설탕을 적당하게 섞어서 끓이면 색과 모양이 비슷한 떡볶이가 완성된다.

 

한식 재료 판매가 시작된 터키 인터넷 쇼핑몰 – 출처 : n11(좌), 트렌디욜(우)<한식 재료 판매가 시작된 터키 인터넷 쇼핑몰 – 출처 : n11(좌), 트렌디욜(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식 재료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드디어 터키에서도 고추장을 비롯한 다양한 한식 재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판매가 시작됐다아직 품목들이 다른 한류 국가들에 비해서 많지는 않지만 한식 본연의 맛을 보고 싶은 터키 한류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소식이다터키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몇 곳을 들어가서 판매량과 평점댓글이 많이 올려진 품목들을 순서대로 해서 알아봤다가장 수요가 높은 품목은 떡볶이 떡이었다그리고 고추장과 라면이 뒤를 이었다모두 터키에서는 구할 수 없는 품목들이 판매량과 평점이 높게 나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터키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년이 넘도록 대면 문화 행사들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자칫 지금까지 꾸준해 왔던 한류의 인기마저 정체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마음도 적지 않다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터키 한류는 위기를 기회로 다른 한류 문화콘텐츠들이 봉쇄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먹는 한류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여기에 고추장과 한국 라면떡볶이 떡과 같은 기존에는 터키에서 구할 수 없었던 한식 재료들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먹는 한류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자료

N11 인터넷 쇼핑몰https://www.n11.com/magaza/sanskore

트렌디욜 인터넷 쇼핑몰https://www.trendyol.com/magaza/sanskore-m-141815?sst=0

Ezgi Irem 유튜브 체널(@Ezgi Irem), https://www.youtube.com/watch?v=pL1h2pTqBp8


임병인 통신원 사진
    -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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