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페인 관객들을 사로잡은 매혹적인 디바, 박혜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6.10


박혜상 리사이틀 공연을 보기 위해 마드리드 국립대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박혜상 리사이틀 공연을 보기 위해 마드리드 국립대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지난 17일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공연장(Auditorio nacional Música)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이 개최되었다이번 행사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하여 8월까지 개최되는 마드리드 한국 문화 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소프라노 박혜상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정상 클래식 레이블 도이스 그라보폰(DG)’와 전속 계약을 맺은 디바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아티스트다.

 

이번 행사는 사전 예약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아 매진되는 등 스페인 현지인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공연 시작 전 현장에서 혹시 남은 표가 있는지 묻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관심도가 컸다코로나19로 인해 입장 가능한 관객 수가 제한되었지만 그동안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공연을 기다려온 현지 관객들에게는 단비 같은 공연이었다공연 시작 전 마드리드 국립콘서트홀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현지 관객 및 교민들도 북적거렸는데시설 관계자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북적대는 관객들을 보는 것은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퍼셀의 <음악은 잠시동안>,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방금 그 노래 소리등을 비롯하여 한국스페인 양국의 가곡들을 선보였고스페인 유명 기타리스트 라파엘 아기레(Rafael Aguirre)와 피아니스트 소피아 무뇨즈(Sophia Muñoz)와의 협연으로 이루어져 더욱더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들은 맑고 경쾌한 목소리와 콜로라투라(여성 소프라노에서 가장 화려한 고음을 가장 고난도의 가창을 기술적으로 구사하는 창법)의 기량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뉴욕타임즈의 찬사가 과찬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었다스페인 기타의 선율과 함께 풍성한 표현력을 폭발시키는 박혜상의 무대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특히 스페인 곡들을 스페인 가사로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에 스페인 관객들을 큰 환호를 보냈다.


박혜상의 무대에 환호하는 관객들

<박혜상의 무대에 환호하는 관객들>



2015년 플라스도 도밍고(Plácido domingo) 국제 콩쿠르에서 그녀에게 2위를 안겨줬던 자르주엘라(노래·합창·춤·사설 등으로 이루어진 스페인의 악극) 곡 <NO SE QUE SIENTO AQUI(작곡: Manuel Fernández Caballero)> 무대에서 그녀가 보여준 폭발적인 에너지는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자아냈다. 노래와 어우러진 풍성한 표정 연기와 온 무대 위를 활용하면서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관객들이 무대에 함께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그녀의 진가가 완벽하게 보여지는 무대였다. 이 무대가 끝나고 다음 무대가 있을 동안의 짧은 시간에 관객들은 그녀의 멋진 무대를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객석 여기 저기서는 “환상적이다”, “믿을 수 없다”, “정말 잘 한다”, “훌륭하다”와 같은 감탄사들이 새어 나왔다. 한국인으로서는 그녀가 부르는 <새타령>이 매우 인상 깊었는데 민요를 서양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이었다. 스페인 관객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왔는지 새타령 무대를 촬영하는 이들이 많았다.

무대에 폭발하는 그녀의 재능과 끼는 현장의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녀는 앵콜 무대 전 짧게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는데, 재기발랄한 그녀의 모습에 스페인 관객들은 금세 매료되었다. 그녀의 데뷔 앨범 《아이 엠 헤라(I Am HERA)》에는 한국 가곡이 두 곡 담겨 있는데, 이번 무대에서 서정주 시·김주원 작곡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같이>를 선보이기 전 “무대를 위해 떠도는 삶에서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불안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뿌리는 마음에 있는 것이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마음에서 뿌리를 찾길 바란다. 좋은 밤 되시길 빈다”라며 관객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했다. 앵콜 무대 마지막으로는 <아리랑>을 선보여 한국 교민들에게는 큰 감동을, 스페인 관객들에게는 한국 민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관객들은 무대가 완전히 끝나고 대공연장을 나서며 그녀의 무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깊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물론 화려한 무대 매너, 관객들과 금세 친밀감을 형성하는 발랄한 성격까지 두루 갖은 그녀의 스페인 무대는 스페인 관객들의 반응에서 충분히 성공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박혜상 리사이틀은 스페인 음악계에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분명히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드리드는 국가경계령의 해지와 함께 조금씩 코로나19 이전의 일상들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 가운데 공연예술 분야도 다시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박혜상 리사이틀 공연은 본격적으로 한국 문화원의 오프라인 공연과 행사 재개의 시작이기도 하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의 다음 행사를 기대해 본다.



정누리 통신원 사진리

  •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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