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아시아현장 아트스페이스 대표 허진웨이와의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6.17

작년 12월 인터뷰를 통해 소개했던 쓰촨미술학원의 김태준 교수(이하 김태준 작가로 표기)의 개인전이 샤먼(厦门, 하문)에서 열렸다. 김태준 작가의 전시 준비로 인해 인터뷰를 하고 반년이 지나서야 전시장에서 만났을 정도로 전시를 준비함에 있어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래도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그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숨은 조력자들이 있는데 그 중에 이번 전시의 전시지원 일부와 예술고문을 담당한 아시아 현장 아트스페이스 대표 허진웨이(何晋渭)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들은 이미 20년 넘은 오랜 친구이다. (좌)허진웨이 (우) 김태준 작가

<그들은 이미 20년 넘은 오랜 친구이다. (좌)허진웨이 (우) 김태준 작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사천미술학원에서 유화과를 졸업하고 전시기획과 전업 작가 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아시아현장 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현장 아트 스페이스(Asia Scene Art Space, 亚洲现场)는 베이징갤러리와 독일에 빌라하이스미술관과 협업한 미술관 그리고 중국 쓰촨 난부쎈(南部县)이라는 곳에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를 통한 작품 전시 및 판매를 넘어 미술관을 통한 공익적 목적의 전시 및 예술교육 등을 해나가고 있고요.

 

김태준 작가, 한국과의 인연은 어떻게 되나요? 어떻게 그를 지원하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김태준 작가는 나의 오랜 친구입니다. 지금 내가 한국과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고 여러 일들을 진행할 수 있음도 김태준 작가와의 인연이 시작이라 할 수 있고 그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대한 나의 감정이 그렇습니다.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의 경제 상황이 지금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나는 정말 가난한 예술가였습니다. 당시 사천미술학원과 독일 카셀미술학원이 교류전시를 했는데 비행기 표를 살 처지가 안 되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독일전시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가서도 문제는 컸습니다. 호텔을 묵을 수 있는 상황이 안되었는데 당시 김태준 선생이 선뜻 자신의 집에서 먹고 잘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김태준 선생은 당시 카셀 미술학원에서 조교로 있었는데 전시 관련한 것뿐만 아니라 숙식까지 정말 따뜻한 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전시에 대한 지원을 한 것이 아니라 은혜에 대한 답례, 친구에 대한 사랑, 예술가로서의 경의 등 여러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 예술고문으로 김태준 작가의 전시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김태준 작가는 독일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창작활동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개념적이고 상징적이에요. 그의 작품의 주제가 되는 새는 우리가 사는 삶을 상징합니다. 어떤 때는 인간이 되고, 어떤 때는 나무가 되며 때로는 어떤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그의 이번 작품은 순전히 한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가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에 관한 작품, 희로애락에 대한 작품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생겨난 코로나19로 격리생활을 한 작가의 특수했던 상황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작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옵니다.

 

많은 작가들이 요즘 기계의 기술을 빌려서, 혹은 조수들의 손을 빌려 작업합니다. 특히나 조형 작품의 경우는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그렇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판단합니다. 김태준 작가는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작업 하나도 자신의 손을 거쳐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죠. 그래서 그의 노력이 존경스럽습니다.



김태준 작가의 예술 샤먼미술관(艺术厦门美术馆) 전시작품김태준 작가의 예술 샤먼미술관(艺术厦门美术馆) 전시작품

김태준 작가의 예술 샤먼미술관(艺术厦门美术馆) 전시작품

김태준 작가의 예술 샤먼미술관(艺术厦门美术馆) 전시작품

<김태준 작가의 예술 샤먼미술관(艺术厦门美术馆) 전시작품>


한국의 예술가와 미술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국 또한 훌륭한 예술가들이 있지만 한국도 많은 국제적인 예술가들과 미술관, 갤러리들이 존재합니다. 특히나 이런 예술계가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도 중요하며 콜렉팅 문화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고요. 개인적으로 한국의 교육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계의 장벽이 높지 않고 대중들의 문화예술 향유 정도가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의 문화예술 향유가 높아지면 자연히 예술계 또한 발달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시관람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말한다.

<그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시관람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말한다.>


아시아현장 아트스페이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처음 갤러리는 베이징 문화부 관리 용허궁 옆 사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아 지금의 이하오띠(一号地) 318국제 예술단지의 작업실을 갤러리로 바꾸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미술관과 협업미술관도 운영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독일이나 유럽인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나의 고향인 쓰촨 난부쎈이라는 마을에 미술관을 설립하여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아직도 시골 마을로, 도시와 달리 예술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시민들의 문화향유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통해 지속적인 문화활동을 해나가고 있고 나의 고향이기에 더 뿌듯함이 있습니다.


김태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아이와 아이 부모와 함께 기념 촬영<김태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아이와 아이 부모와 함께 기념 촬영>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나는 교육에 상당한 관심이 있고 중요성을 느낍니다. 2년 넘게 한국의 대학교들과 협의 끝에 한국의 삼육대학교와 정식 MOU를 맺고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9월부터 석사, 박사 교육을 중국에서 맡게 됐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수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어려움으로 제대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는지에 대한 문제가 항시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의 기본적인 수업을 받고 그것을 받기 위한 기본적인 한국어를 마스터하되 전문적인 교육을 직접 중국어로 중국의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해 수업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중앙미술학원의 왕춘천 교수 같은 중국의 최고 교수들을 초빙해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 것입니다. 물론 나를 포함한 많은 교수들이 수업을 하는 동안 한국을 지속적으로 출, 입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들은 나를 지지해 주었고 이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올해 9월부터 첫 시작입니다. 우선 앞으로 3년간 이 교육사업에 중점을 두고 모든 정신을 쏟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앞으로 일본의 대학교들과도 협업하여 한, 중, 일의 교육사업에 있어 아시아 현장 아트스페이스가 큰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그가 앞으로도 김태준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과도 더 깊은 인연을 맺고, 그의 계획대로 한, 중, 일을 넘어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예술로 국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순조롭게 수행하길 기원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한준욱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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