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입양문제 다룬 다큐멘타리,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7.26

<해외 입양과 생모를 찾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포스터 – 출처 : Final Cut for Real/민치앤필름/커넥트픽쳐스><해외 입양과 생모를 찾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포스터 – 출처 : Final Cut for Real/민치앤필름/커넥트픽쳐스>


'엄마와 아이의 이별의 고통을 다룬 한국인 입양아 영화(Korean adoptee films pain of mother-child separations)‘란 제목 하에 지난 6월 10일 자 텔레그라프지는 태어난 직후 부산에 있는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덴마크로 입양되었던 선희 엥겔스토프트(Sun Hee Engelstoft, 이하 선희씨의 사연을 게재하였다.

 

선희 씨는 성인이 된 이후 내내 자신을 낳아준 한국인 생모를 찾는 일에 전념해왔는데이는 곧 그녀가 자신의 입양문제를 본격적으로 천착하는 영화감독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선희 씨는 제주도에 있는 '애서원'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에는 이곳에 모여 살고있는 미혼모들이 아기들을 안고 있는 모습을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영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엄청나게 보수적인 한국의 성 문화느슨한 출생신고법대규모로 사설화되어 있는 입양 제도 등이 어린 미혼모들로 하여금 자신의 아기들을 입양시킬 수밖에 없을 만큼 압박을 주고 이 경험 또한 수치스럽게 느끼도록 만드는 과정을 다룬 거칠고 불편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고가 김통영 씨의 보도에 따르면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Forget Me Not)>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엄마와 아기가 헤어져야만 하는 것에 대한 충격과 고통이로 인해 찍힐 사회적 낙인에 대한 강렬한 공포는 어찌하여 수천 여명의 한국인 입양아들이 서유럽으로 입양된 후에 수십 년이 지나 그들이 그토록 찾는 생모들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며무엇이 그들의 재상봉을 생모들을 막는지를 통찰할 기회를 제공해준다선희 씨를 포함한 입양인들은 입양 당시의 기록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없는 것그들의 진짜 출신의 비밀을 숨기며 왜곡된 자료들해당 입양기관들과 대한민국 정부가 보여준 책임 회피 등을 비판하고 있다.

 

6월에 극장가에서 개봉된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는 은 열아홉 살에 자신이 출산한 신생아를 입양 보낸 선희 씨의 한국인 어머니를 이해해보려는 영화감독 개인적 노력의 산물로 시작된 작업의 결과이다선희 씨가 덴마크에 도착했던 1982년에는 6,400명 이상의 한국인 아기들이 해외로 보내졌다고 한다지난 60년에 걸쳐 대략 200,000여 명의 대한민국 아기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는데이들은 주로 미국과 유럽에 있는 백인 부모들에게 보내졌다.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제주도에 있는 대피소애서원에서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자신의 생모가 직접 서명을 한 서류를 선희 씨가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이 서류는 선희 씨가 태어난 날에 입양되었고 생모가 아이를 다시는 찾지 않겠다고 서명한 것을 보여준다이 문서는 선희 씨가 그녀를 덴마크 부모들과 연결하기 전잠시 머물렀던 부산시에 있는 한 고아원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선희 씨는 자신의 생모가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준비된 양식에 서명하라고 입양기관에 의해 요청을 받은 수많은 여성들 중의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아기들을 입양하기 쉽게 만들고 종종 가족의 뿌리를 찾지 못하게 만든 친척들의 이름들이 엄연히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고아원에는 빈번히 아기들이 버려졌거나 고아가 되었다고 등록되어 있다이 서류들을 보고 연구한 선희 씨는 자신이 팔렸다고 여기고 있다.

 

영화는 애서원에 있는 어린 어머니들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그들의 얼굴과 목소리들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보안처리되었다그들은 합창을 하기도 하고 나쁜 남자친구들과 임신 기간 중에 찍은 사진들출산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들을 서로 나눈다선희 씨는 한 16세의 미혼모가 자신의 아기를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새 부모들에게 막 입양 보내고 나서 빈방에 들어서는 순간을 카메라에 차마 담지 못했다고 한다하지만그 순간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그녀는 본격적으로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싶어진 것이다.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부모가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는 것이 보편적이라는 믿음을 그녀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영화 속의 부모들이나 자신의 입양 부모들대피소에 있는 여성들 또한 그렇다고 그녀는 믿고 있다덴마크의 시골에 있는 한 백인 마을에서 성장한 선희 씨는 항상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고 말한다동네 사람들은 종종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짜 부모들이 누구였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덴마크 입양 부모들은 뿌리를 찾고자 하는 그녀를 늘 지원해주었다그들은 지난 2002년 모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였다한국 방문이 달에 착륙한 것” 같았다던 선희 씨는 이후 청춘 시절을 생모를 찾으며 보내게 된다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기록은 찾기 어려웠지만우여곡절 끝에 부산에 있는 한 경찰서를 통해 자신의 생모와 연령대가 비슷한 세 미혼모 입양 여성들의 만나고자 노력했다생모와 가장 가까운 신상을 지녔던 여성을 수소문했으나 끝내 선희 씨와의 만남을 거부했다이후 선희 씨는 애서원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자신의 정체성 문제에 천착해 왔다.

 

한국은 지난 2013입양을 원할 경우 가정법원을 통한 합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골자의 입양특례법을 시행하고 있다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오로지 생모를 찾고자 백방으로 애를 쓰며 성인기를 보냈다는 선희 씨는 생모가 아마도 매일 자신을 만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며 보낼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이 슬픈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은 낳아준 엄마를 찾으려는 입양 자녀들과 이들을 절대로 만나지 않겠다는 과거 미혼모들의 팽팽한 대립으로 이들은 끝내 재회하지 못한 채 마무리될 확률이 높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희 씨를 비롯한 입양인들은 모성애에 대한 신화를 여전히 고수하고 싶어할 것이다그녀의 영화작업은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니 이 작업의 귀추가 주목된다.

 

※ 참고자료

《The Telegraph》 (21. 6. 10.) <Korean adoptee films pain of mother-child separations>, https://www.thetelegraph.com/entertainment/article/Korean-adoptee-films-pain-of-mother-child-16240243.php



이현선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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