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두바이, K-뷰티 중심지로 발돋움하나..'K-앰버서더' 임명식 현장속으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7.30

‘화장품들이 참 좋아 보여요.’

‘저는 화이트닝에 관심이 있는데, 어디로 앉으면 되죠?’


여기저기 재잘재잘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서로들 뷰티 정보를 나누고 연락처를 교환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중동의 내로라하는 SNS 스타들과 인플루언서들이 한자리에 뭉쳤다. 오프라인에선 평범한 20~30대 여성이지만 온라인에서는 팔로워들을 많게는 수백만 명씩 거느리고 있는 대형 스타들이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걸프국 내 유명 인플루언서 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중동 K-뷰티 앰버서더' 임명식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가 주최하고 이니스프리 등 각 K뷰티 기업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지난 5일 개최됐다.


선발된 인플루언서들은 우리 K-뷰티 기업 62개사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500만 팔로워를 대상으로 라이브 홍보 방송을 진행한다. 이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와 연계해 코트라 마케팅 사업과 한국관을 홍보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20%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인 UAE 온라인 시장은 중동 전역으로 한류 콘텐츠와 우리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롭게 임명된 중동 내 'K-앰버서더' 명단들 일부 - 출처 : 코트라 안내 브로셔 발췌><새롭게 임명된 중동 내 'K-앰버서더' 명단들 일부 - 출처 : 코트라 안내 브로셔 발췌>

<새롭게 임명된 중동 내 'K-앰버서더' 명단들 일부 - 출처 : 코트라 안내 브로셔 발췌>



또한 코트라는 7월 1일 중동 온라인 시장진출 확대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상시 홍보할 수 있는 ‘K-스튜디오’를 두바이 현지에 열었다. 이를 기반으로 중동 뷰티 인플루언서들과도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코트라는 이달부터 UAE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 플랫폼 ‘잼(JAAEM)’과 함께 아마존 입점 지원 사업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국내 유망 중소기업 62개사를 시작으로 중동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이날 'K-앰버서더' 임명식장은 한편의 축제와도 같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모임이 계속 금지돼왔던 터라 이런 대형 모임에 대한 갈망이 높았다. 장소를 대관해 서로 네트워킹을 하고 교류를 하는 파티 문화에 익숙한 서구인들에겐 더욱 괴로운 시간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코트라가 준비한 임명식장은 자가격리에 지친 이들에게 하나의 기회와도 같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8인 이상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을 금지시킨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많은 인원이 모이는 만큼 더 조심하면서 임명식을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UAE 거주 중인 캐나다 국적의 엔젤리아 와그너 씨가 임명장을 들고 기쁜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 엔젤리아 와그너 인스타그램(@angeliawagner)>

<UAE 거주 중인 캐나다 국적의 엔젤리아 와그너 씨가 임명장을 들고 기쁜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 엔젤리아 와그너 인스타그램(@angeliawagner)>



간단한 자기소개와 축사가 끝나고 바로 식사를 하면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자마자 인플루언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들 연락처를 교환하고 통성명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각각 본인들도 인플루언서지만 다른 인플루언서를 직접 보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이들에게도 이번 임명식은 좋은 네트워킹의 현장이다.


<이라크 출신 UAE의 스타 인플루언서 '자이나(Zainab)' 씨에게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그는 어릴 적 동생과 지뢰를 가지고 놀다가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찬 채 생활을 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라크 출신 UAE의 스타 인플루언서 '자이나(Zainab)' 씨에게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그는 어릴 적 동생과 지뢰를 가지고 놀다가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찬 채 생활을 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런 가운데 한 명의 인플루언서에게 모두의 관심이 쏠렸으니, 바로 12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이라크 출신 UAE의 스타 인플루언서 '자이나(Zainab)' 씨였다. 자이나 씨는 어릴 적 동생과 지뢰를 가지고 놀다가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중동지역 문화에서는 장애를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에 장애 부위를 전통복장으로 가리고 살아가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다. 하지만 그녀는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기를 원한다는 마음으로 다친 다리와 의족을 당당히 공개하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활발히 끼치고 있다.

 

현재 그녀는 방송에도 활발히 출연하고 유명 브랜드 나이키(NIKE) 광고도 찍는 등 매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패션잡지 보그 아라비아판의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인플루언서들도 그녀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고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사진을 같이 찍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른바 '인플루언서의 인플루언서'인 셈이다. 자이나 씨는 “K-뷰티 앰버서더로 선정돼 매우 기쁘다”라며 “앞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 우수한 한국 제품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자이나(Zainab)' 씨는 최근 유명 패션잡지 보그(VOGUE)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 출처: VOGUE/자이나 인스타그램(@zainab.aleqabi)>

<'자이나(Zainab)' 씨는 최근 유명 패션잡지 보그(VOGUE)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 출처: VOGUE/자이나 인스타그램(@zainab.aleqabi)>


이번 K-앰버서더들의 선발에 깊이 관여한 스타트업 '잼(JAAEM)'의 이정진 대표는 “이번 아이디어는 세포라의 글로벌 앰버서더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약 30명 가량을 뽑으려 하는데 800명이 넘게 지원을 해서 경쟁률이 거의 30대 1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K-앰버서더들의 영향력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음악뿐 아니라 뷰티도 더 많은 중동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식사시간이 되자 인플루언서들끼리 사진을 찍고 네트워킹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 출처 : 코트라 제공>

<식사시간이 되자 인플루언서들끼리 사진을 찍고 네트워킹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 출처 : 코트라 제공>


인플루언서 사라 씨는 “최근 중동에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그리고 소비재 제품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K-스튜디오를 활용해 다양한 한국 제품을 홍보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관석 코트라 중동지역본부장은 “중동 소비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중동의 한류 확산세와 인플루언서들을 십분 활용하면 우리 기업들이 수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앰버서더'로 임명된 중동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K-앰버서더'로 임명된 중동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원요한

  •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 약력 :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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