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코로나19 시대, 아세안에서 확산되는 베풂과 나눔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19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이웃을 위한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 말레이시아는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집 앞에 백기를 내걸면 이웃들이 이들을 돕는 하얀 깃발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얀 깃발’ 캠페인은 깃발을 집 앞에 걸어두면 이웃들이 음식과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처음 시작되었다선천적으로 팔이 없이 태어난 모하마드 노르 압둘라(29)는 노점상을 꾸려 생계를 이어나갔지만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고 노점의 문을 닫게 되면서 생계가 곤란해졌다생계가 막막해진 모하마드는 큰 기대 없이 백기를 창밖에 걸었는데 다음 날 아침 수십 명이 음식과 생활용품을 비롯해 현금을 전하면서 캠페인이 시작됐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소셜미디어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깃발을 내 걸으세요라는 문구와 하얀깃발(#BenderaPutih)' 해시태그를 공유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캠페인을 알렸다또한 하얀 깃발 캠페인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면서 집 앞에 깃발을 걸어둘 필요 없이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면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식료품점에서 필요한 용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현지 식료품 매장이 '하얀 깃발 캠페인'에 동참한 모습 - 출처: 99 스피드마켓 인스타그램(@99_speedmart)/'Hype'>

<현지 식료품 매장이 '하얀 깃발 캠페인'에 동참한 모습 - 출처: 99 스피드마켓 인스타그램(@99_speedmart)/'Hype'>


하얀 깃발 캠페인을 시작으로 음식과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기부 운동도 활발해졌다음식점과 쇼핑몰슈퍼마켓 등 사업장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과 쌀 등 식품을 전달하고손님들은 식료품을 구매한 뒤 가게에 두고 가거나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개별적으로 기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음식을 마련한 음식점 - 출처: 통신원 촬영>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음식을 마련한 음식점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러한 나눔의 문화는 말레이시아만이 아니라 인접한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미얀마에서는 집에 있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의약품이 필요한 경우 노란 깃발을 창가에 걸어놓고식료품 지원이 필요할 때에는 흰색 깃발을 내걸면 자원봉사단과 이웃들이 깃발이 걸려있는 집을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슬림 신자가 이슬람 사원에 기부금을 내거나 음식을 이웃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아세안 국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기부문화는 최근 영국 자선지원재단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에서도 드러난다세계기부지수는 영국 자선지원재단이 도움이 필요한 낯선 사람을 도운 적이 있는지’,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이 있는지’,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등 전년도 자선과 기부자원봉사 활동을 기준으로 점수를 수치화한 것이다그 결과 인도네시아는 1미얀마는 4태국은 10위로 아세안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밖에 베트남은 25말레이시아 29위였다반면 한국은 조사대상 국 114개국 중 110위로 가장 베풀지 않는 주요국에 포함됐다.


<'2021 세계기부지수' 상위 10개국으로 아세안 국가 3개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 출처: 영국 자선지원재단>

<'2021 세계기부지수' 상위 10개국으로 아세안 국가 3개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 출처: 영국 자선지원재단>


인도네시아는 2018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기부를 했으며자원봉사 활동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는 이슬람에서 강조하는 자선 활동인 자카트(Zakat)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행해지고 있어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특히 코로나19로 인도네시아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면서 자카트의 일환으로 돈을 기부하는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자선을 뜻하는 자카트는 샤하다(신앙고백), 살라트(기도), 소움(금식), 하지(성지순례)와 함께 이슬람 신자들에게 요구되는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다.

 

말레이시아도 이슬람교도인 말레이계가 인구의 약 60%를 구성하고 있어 이슬람 신자들이 자카트를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슬람만이 아니라 불교도교 등 종교에 관계없이 나눔과 베풂을 덕목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한 것으로 분석된다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와중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훈훈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변함없는 나눔은 현시국에 밝고 희망찬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 참고자료

《Hype》 (21. 7. 1.) <#BenderaPutih: Malaysians Come Together To Help Each Other>,  https://hype.my/2021/236512/benderaputih-malaysians-helping-each-other/

CAF World Giving Index 2021.  https://www.cafonline.org/about-us/publications/2021-publications/caf-world-giving-index-2021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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