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중국 토종 패션 기업과 아티스트의 콜라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23

7월 말부터 다시 시작된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방지대책으로 중국은 현재 일부 도시 간 이동통제 및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 혹은 행사에 대해서도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충칭은 8월부터 대부분의 정부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행사는 물론이고, 기타 많은 사람들이 몰릴 수 있는 공연 혹은 미술관 전시들 대부분이 잠정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진열관 또한 8월 7일 토요일부터 잠정적으로 대외 개방을 중단했다. 이처럼 모든 문화 예술계 전반에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전시 소식을 들어 방문해 보았다. 이번 전시는 전문 미술 공간이 아닌 충칭에서도 가장 고급스럽고 최상위 상업지구로 꼽히는 래플스 시티(来福士广场, 라이프스꽝창) 안의 중앙홀에서 진행 중이다.

 

래플스 시티의 중앙홀에 위치한 GXG 전시숍

    <래플스 시티의 중앙홀에 위치한 GXG 전시숍>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정부의 통제와 시민들의 걱정으로 평상시에 많은 인파가 모이는  래플스 시티 공원에는 환경미화원 외에 사람을 보기 힘들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정부의 통제와 시민들의 걱정으로 평상시에 많은 인파가 모이는

래플스 시티 공원에는 환경미화원 외에 사람을 보기 힘들다.>

 

래플스 시티는 충칭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따뻬이위조우-린쿤하오(大悲宇宙-林琨皓)와 의류 브랜드 GXG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래플스 시티 중앙홀에서 열렸다. GXG는 중국의 토종 패션의류 브랜드로, 2007년도 저장성에서 설립되었다. 현재 중국 전역 32개 성(省)과 시(市)에 총 2,0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도 총 판매수익은 105억 위안(약 1조 8,580억원)에 달할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의류업체이다. 아티스트 린쿤하오는 부처를 주제로 주로 작업하는데, 2015년부터는 3D를 활용한 컴퓨터 작업으로만 창작 활동을 하는 미디어 작가이다. 중국에는 최근 대중들이 접하기 쉬운 미디어 작가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린쿤하오 또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기 미디어 작가로 손꼽힌다.

 

여러 동일한 작품들과 뒷면의 반사되는 배경이 몽환적 느낌을 준다

    <여러 동일한 작품들과 뒷면의 반사되는 배경이 몽환적 느낌을 준다.>

 

아티스트 스스로 직접 디자인한 부처를 주제로 한 작품

    <아티스트 스스로 직접 디자인한 부처를 주제로 한 작품>

 

패션업계와 순수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이미 트렌드가 되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와 상품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인 제프 쿤스는 구찌와의 콜라보로 멋진 작품이자 상품을 만들어냈다. 그 밖에도 명품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알 만한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아티스트와의 수많은 콜라보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의 브랜드인 MCM도 한국 작가 김세동(샘바이펜)과 콜라보하여 새로운 패션 가방을 선보였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만 콜라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로 한국에서는 이미 보기 힘들게 된 유니클로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중 의류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 앤디 워홀과 같은 팝아티스트부터 천재 작가로 불리는 장 미쉘 바스키아까지 여러 아티스트 콜라보 상품을 선보여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듯 예술은 이미 우리의 삶에 긴밀히 연결되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백남준 작가를 떠올리게 했던 아티스트의 대형 미디어 작품

        <백남준 작가를 떠올리게 했던 아티스트의 대형 미디어 작품>

 

그렇다면 따뻬이위조우-린쿤하오(大悲宇宙-林琨皓)와 GXG가 콜라보한 전시의 특별한 점과 함의는 무엇일까. 현재 중국의 많은 토종 브랜드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원인은 여러 방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우선 정부가 주도하여 자국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교육과 홍보 역시 ‘자국 제품 선호와 구매는 궁극적으로 나라를 위한 것’이라 인식시키는 데 주력한다.

 

다만, 미디어가 극도로 발달한 현시대에 의식 교육만으로는 절대 소비를 집중시킬 수 없다. 이미 생활 수준이 높아진 일반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해 줄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요구를 충족할 만한 좋은 품질과 매력을 전달하지 않고선 현재 중국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확실히 현재 중국의 토종 패션 브랜드들은 품질 향상, 트렌드 선도 등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발전을 이루며 그 변화를 실감케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대중성이 높은 아티스트들과의 ‘쉬운’ 콜라보 대신 중국의 아티스트이자, 현재 명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신진 작가와의 콜라보는 그야말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큰 모험이다. 하지만 이 또한 퀄리티가 말해주듯 이미 현저히 발전된 그들의 현재 모습을 자신 있게 증명하고 있다. 물론 중국에서 이러한 콜라보는 시작단계이다. 대부분의 콜라보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유명 아티스트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다. 그렇기에 작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거론된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문제점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중국 역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충칭만 하더라도 쓰촨미술학원을 중심으로 소규모 패션 브랜드들도 젊고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패션사업은 단순 모방에서 창조로, 새로운 모색과 시도로 날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맞춰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국 기업에 대한 호응과 신뢰는 그저 '국뽕'이라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중국의 전자 제품기업들이 단순 모방에서 독자적 신기술 개발로 방향을 틀었듯 이제 패션 업계도 여러 참신한 시도와 노력으로 더 먼 미래를 바라보려 함은 명확하다. '국뽕'의 한계와 인지는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 

 

       미디어 작품의 가장 강점으로 볼 수 있는 디테일함이 디스플레이의 세심함과 함께 이색적인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미디어 작품의 가장 강점으로 볼 수 있는 디테일함이 디스플레이의 세심함과 함께 이색적인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GXG_百度百科, https://mbd.baidu.com/ma/s/FcsWh86s

大悲宇宙_百度百科, https://mbd.baidu.com/ma/s/P09qnCyx


한준욱

  •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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