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백인보다 아시아인이 더 많은 美 하와이, 인종차별은 여전한 사회 문제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08.31

미국에서 백인보다 아시안 수가 더 많은 지역이 있다. 바로 하와이주다. 하와이주 전체 인구 약 145만 명 가운데 아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6.5%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총인구 수 대비 백인의 비율이 21.6%에 그친 것과 비교해 월등한 수준이다.


한국의 이민 종가로 불리는 하와이의 인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인과 미국 본토에서 이주한 백인, 하와이 원주민과 태평양 섬에서 이주한 주민들까지 그야말로 다민족 사회로 불린다. 그중 아시아인과 백인이 각각 1~2위로 가장 큰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하와이 원주민과 태평양 섬에서 이주한 인구수는 10.2% 수준이다.


@ 하와이주 오아후섬 호놀룰루시 중심가 모습. 직접 촬영.

@ 하와이주 오아후섬 호놀룰루시 중심가 모습. 직접 촬영.

@ 하와이주 오아후섬 호놀룰루시 중심가 모습. 직접 촬영.


미국 전체 주 가운데 절대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수가 백인의 인구수보다 많은 지역은 하와이가 유일무이하다.

더욱이 하와이주 인구 중 약 100만 명이 거주하는 주도 오아후섬의 호놀룰루시 사정을 살펴보면 아시안의 거주 비율 대비 백인 인구수는 그야말로 월등한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호놀룰루 총인구 수가 101만 명을 돌파, 이 가운데 아시아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2%에 달했다. 백인의 거주 비율이 17.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다. 특히 호놀룰루시 인구 비중은 1위인 아시아인에 이어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계 이주민과 스페인 등 남미계 주민의 수가 19.5%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인종 사회의 표본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주민들이 거주하는 도시를 입증한 것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하와이에서의 인종 차별과 증오 범죄는 여전한 사회 문제라는 지적이다.


@ 현지 언론 KITV를 통해 보도된 묻지마 폭행 사건. 출처/ KITV.@ 현지 언론 KITV를 통해 보도된 묻지마 폭행 사건. 출처/ KITV.

@ 현지 언론 KITV를 통해 보도된 묻지마 폭행 사건. 출처/ KITV.


실제로 이달 초 미국 하와이주에서 80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7일 호놀룰루 도심 주택가 인도를 걷고 있었던 여성이 도로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던 남성이 가한 폭행으로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토요일 한낮에 주택가 대로변에서 벌어진 폭행으로 피해 노인 A씨는 팔과 허리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피해자가 아시아계 여성으로 알려져 동양인과 노인에 대한 증오 범죄라는 지적도 일고 있는 상태다.

사건 당일 80대 아시아인 여성으로 알려진 피해자 A씨는 도로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던 가해 남성이 다가와 A씨의 오른팔을 잡은 뒤 바닥으로 밀쳐 상해를 입은 상황이다. 인근 CCTV에 촬영된 영상 속 가해 남성은 이 일대에 거주하는 30대 후반의 백인으로 확인됐다.

이 백인 남성은 피해자 A씨에게 걸어와 바닥으로 밀쳐 상해를 입힌 뒤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장면 속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나 관할 경찰국은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지난 11일 오전 그의 거주지 인근에서 체포,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 호놀룰루 경찰국이 공개한 범죄 장면이 담긴 CCTV. 출처/호놀룰루 경찰국 홈페이지.

@ 호놀룰루 경찰국이 공개한 범죄 장면이 담긴 CCTV. 출처/호놀룰루 경찰국 홈페이지.

@ 호놀룰루 경찰국이 공개한 범죄 장면이 담긴 CCTV. 출처/호놀룰루 경찰국 홈페이지.


피해자 A씨는 폭행을 당한 직후 도로변에 주저앉은 채 30여 분 동안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고 사건을 목격했던 인근 상점 직원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증언했다.

당시 사건의 목격자라고 신분을 밝힌 증인 L씨는 현지 언론 뉴스나우에 사건을 제보, "한 여성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가게 밖으로 뛰어나갔는데 그때 가해 남성이 도주하는 것을 봤다."라고 증언했다. L씨는 사건 현장 인근 상점의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80대 중반으로 보이는 작은 체구의 여성이 백인 남성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팔목 부위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면서 "피해자가 여성이자 노인이라는 점이 슬픈 일이다. 피해자는 폭행을 당한 직후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고 바닥에 앉아서 우는 것을 목격했다."라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가해 남성을 적발, 폭행 사건으로 분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호놀룰루 경찰국 관계자는 "가해 남성은 피해 여성을 차들이 오가는 도로 밖으로 밀쳐 넘어뜨렸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던 심각한 사건이다."라면서 "하와이 주민들 모두 이번 사건에 대해서 크게 분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80대 노인을 겨냥한 범죄였다는 점에서 가해자는 더 엄중하고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자들의 경우 추가 범죄를 벌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하와이주 전체 인구수는 지난 2010년 대비 약 9만 4,980명이 증가, 총인구 수 145만 5,271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동안 전체 인구수가 약 7% 증가해 미국 전체 주 가운데 40번째로 인구수가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임지연
[미국/하와이] 임지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2, 3, 4, 5, 6기
현) 서울신문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수요 칼럼 연재 중
미국 호놀룰루 통신원
조선일보 ‘임지연 기자의 중국육아(교육분야)’ 칼럼 연재
경력) 아시아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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