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마주할 때의 감정은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공존한다. 처음 타국에 살게 되었을 때를 되짚어 보며 낯선말, 낯선 모습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고 있는지 신통방통하다. 모든것의 처음 시작은 익숙하지 않다. '학교의 새 학년은 어떨까?', '교실은 어디지?', '선생님은 어떨까?', '반 친구들은 누굴까?', '내 짝꿍은 누굴까?'등 궁금함과 더불어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개학 전날 늦게 잠들어 지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날도 기억난다. 어른이 된 지금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들은 어떨까?
코로나19 확진 및 백신접종 현황 2021.8.23. -확진자 현황:추가 확진자 107명, 추가 사망자 4명 -백신 접종 현황: 35,824,579명 주폴란드 대사관 |
펜데믹으로 잠정 휴교했던 바르샤바한글학교는 9월에 다시 문을 연다. 오랜만의 개학준비로 분주하다. 아이들과 어떻게 어떤 수업을 할지 계획을 세우며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학교 가는 날] 송언 글, 김동수 그림,보림출판사
[학교 가는 날]은 1960년대의 구동준과 2000년대의 김지은 학생의 초등학교 입학 풍경을 담은 그림책이다. 그림일기 형식으로 그림도 글도 아이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마스크를 쓰거나 화상으로 수업하는 2021년을 새롭게 추가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지난 시절의 학교 모습을 보며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삶의 방향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다다다 다른별 학교] 윤진현지음, 천개의 바람 출판사
[다다다 다른별 학교]는 내용으로 들어가기전에 면지에서 교실로 들어가는 선생님의 한 마디가 내용을 짐작게 한다.
"휴, 어떤 녀석들이 앉아있으려나?"
교실문에 붙어 있는 반이름도 독특하다. "00별"이라니? 교실엔 다양한 외계인 학생들이 앉아있다. 책을 만든 윤진현 작가는 어릴 때 키도 작고 느려서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단다. "나만 왜 이럴까?"라고 고민하다가 외계인이라 그런거라고 결론을 내렸고 언제가는 내 별에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구인이 되었다고 한다. 자기만의 특별함을 지닌 아이들에게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작가는 이 책을 쓰고 그렸다.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박보람 글, 한승무 그림, 노란상상 출판사
학교 가기 싫은 학생이란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이라니? 의문이 가득한 채 책장을 펼치게 된다. 알록달록 색깔의 그림은 사탕도 달콤한데 그 속에 더 맛있는 무언가가 들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이 전날 밤 잠을 설치고 학교 가는 길에 일어날 것만 같아 걱정이 가득한 모습이다. 어른과 아이가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며 아이들도 안도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위엄 있고 당당할 것만 같은 선생님이 사실은 걱정도 두려움도 많다. 이 그림책을 읽어 줄 땐 그림책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이시내 선생님(@booknteacher)의 활동을 참고하면 좋다. '선생님'이라는 글자를 가리고 읽어주면 학교 가기 싫은 사람이 선생님이라는 상상도 못한 채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놀라운 반전에 아이들의 눈은 동그래진다. 독후 활동으로는 종이에 걱정이나 두려움을 적은 다음 찢거나 구기고 던지는 활동도 해본다. 마음 속의 두려움과 걱정을 날리며 새 학년을 활기차게 시작하면 걱정스러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여?] 박지희 지음, 웅진주니어 출판사
시끌벅적한 교실 안에는 눈에 띄지 않는 아이도 있다. [내가 보여?]는 수줍음이 많아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밥도 혼자 먹는 학교에만 오면 투명 인간이 되는 아이의 이야기다. 소심한건 병이 아니고 성향이다.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그래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소심한 아이가 세상을 향해 천천히 한 발씩 내딛고 손을 뻗을 때 잡아주면 된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첫만남의 낯선 불편함을 그림책으로 편안하게 바꿔보길 추천한다.
[폴란드/바르샤바] 김은지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바르샤바 한글학교 대표교사 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연구원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