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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숲 주최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 열린 나무 심기 행사에 베이징 한인 단체들 참여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09.09

한국에서 생활하던 시절, 늦은 밤 모 방송국 다큐멘터리에서 한국 대학생들이 내몽고 사막에서 나무 심는 봉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학업을 두고 어떻게 먼 곳까지 가서, 생활도 불편할 텐데 장기간 내몽고에서 생활하며 저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기도 했고,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여학생들이 넓은 챙으로 된 모자를 쓰고, 물통을 들고 날라 나무에 부어주는 모습이 17년 전인데도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베이징에 온 후, 현대자동차가 내몽고에서 사막에 나무 심는 CSR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주중한국대사관, 중국한국상회, 코트라 공동주최 CSR포럼에서 내몽고에 나무를 심는 일을 하는 미래숲 관계자의 발표를 인상 깊게 본적이 있다.


미래숲 주최로 쿠부치 사막에 나무 심으러 다녀온 대사관 직원을 인터뷰하고 기사로 실은 적도 있었다. 7년 전에는 내몽고 후허하오터에서 열리는 행사 취재를 위해 바오토우에서 후허하오터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창밖의 풍경을 보며, 황망한 땅이 참 낯설었다.


나무 한 그루가 사람에게 주는 이익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사막에 나무 심는 것을 직접 가서 볼 수 있을 줄은 17년 전 TV로 봤던 대학생들을 볼 때는 물론이고, 쿠부치 사막에서 아주 가까운 도시인 바오토우와 후허하오터를 갔을 때도 생각도 못 했던 일이다. 미래숲 관련 기사를 여러 번 썼지만, 이번에는 현장에 가서 보고 싶었다.


한중우호녹색장성 표지판

한중우호녹색장성 표지판


(사)미래숲(한중문화청소년협회. 대표 권병현 전 주중한국대사)가 주최하고, 주중한국대사관(대사 장하성), 북경한국인회(회장 박기락), 내몽고한국인회(회장 김병주),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북경지회(회장 홍해),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회장 강성민), 북경한국중소기업협회(회장 윤석호)가 공동주관한 '2021 한중 우호 사막화 방지 나무 심기' 행사가 7월 23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서 열렸다.


사막 트레킹

사막 트레킹

사막 트레킹

사막 트레킹


쿠부치 사막의 미래숲 한중우호 녹색장성 프로젝트 조림지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주중한국대사관 유창호 총영사를 비롯한 직원들, 북경한국인회 박기락 회장 및 임원들과 베이징 거주 한국 교민들, 내몽고한국인회 김병주 회장과 내몽고 거주 한국 교민들,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북경지회 홍해 회장과 회원들,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강성민 회장과 회원들, 북경한국중소기업협회 윤석호 회장과 회원들, 세계한인무역협회(OKTA)삼하지회 윤인철 회장,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천진지회 회원들, 주중한국대사관이 한중 우호와 소통을 위해 선발한 한중우호천사단 등 총 86명이 참가해 지난 16년간의 '미래숲 한중우호 녹색장성' 등 미래숲 프로젝트 성과를 견학하고, 조림 환경보호 작업을 했다.

미래숲이 가꾼 조림지 견학

미래숲이 가꾼 조림지 견학


어린이와 청년, 중장년의 사회인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골고루 구성된 봉사단 참가자들은 전원 베이징과 내몽고에 거주 중인 인원들로 서울-북경 간 거리의 불과 반밖에 안 되는 근거리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에 고속열차로 단시간에 이동하여, 먼저 망망한 원시 모래사막을 도보로 트레킹하고, 16년 전에 처음 심어 이젠 아름드리나무가 된 첫 녹색장성 조림지를 시찰하고, 강렬한 태양과 거친 환경으로 손상된 조림지에 물을 주며 보식을 하고, 소나무를 심는 자원봉사를 했다.


나무 심는 모습

나무 심는 모습

나무 심는 모습


숙소와 조림지로 이동하는 동안 버스에서 미래숲 김호걸 주임이 미래숲이 그동안 진행해 온 사업 과정과 사막에서 숲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보여줬다. 이번에 나무를 심은 곳의 근처에는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가꾼 조림지도 있으며, 버스로 이동 시 그 앞을 지나기도 했다.

 미래숲 권혁대 중국본부장 인터뷰

저도 그렇지만 무한경쟁 사회에 환경보호가 쉽지 않습니다. 깊은 구석으로 제껴 놓았던 좋은 마음을 여기 사막에서 나무 심기로 풀고 가세요.

좋은 일을 하면 힘이 들어도 마음은 힐링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데, 아마도 인간의 진화 과정에 이타성도 꼭 필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지구의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올려놓은 우리의 이기적 DNA가 있다면, 같이 더불어 공존하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위한 DNA를 우리 핏속에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동안 생존을 위한 사회 경제의 발전에 파괴된 자연을 이런 이타적인 본능으로 치유하는 것까지가 우리의 남은 할 일이자 본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같이 무더운 날 몇 시간씩 사막을 행군하고도 이렇게 예쁘게 나무가 심어집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할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에 공헌할 배출구가 우리 사회의 메마른 부분을 채워 줄 수도 있습니다. 지구의 사막화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탄소도 흡수하고, 대기 질도 개선하고 동시에 사회의 주인의식을 되찾는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중 녹색장성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는 권혁대 본부장

한·중 녹색장성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는 권혁대 본부장


행사 중 24일 열린 만찬에서는 내몽고 전통공연 감상, 나무 심기 행사 참가 소감을 나눴다. 이어서 야외에서 열린 캠프파이어에서는 참가자들 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봉사자 중 방학을 맞아 초, 중, 고등학생인 자녀를 동반해 참가한 한국 교민들은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을 장시간 힘들게 트래킹 한 후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이 프로그램은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보호를 일깨워주는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 중 가장 눈길을 끈 참가자는 권순우(북경한국국제학교 9학년) 학생으로, 아버지인 권혁대 본부장을 따라서 쿠부치 사막에 가서 나무를 심어본 경험이 있고, 이번 행사가 7번째로, 또래 친구들과 한 팀을 이뤄 나무를 심으며, 모래를 삽으로 퍼내고 구덩이를 만든 후, 나무를 구덩이에 넣고 흙을 덮는 모든 과정을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조언도 해줬다.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것을 거뜬히 해내는 모습에 어른들도 박수를 보냈다.

또, 한중우호천사단으로 참가한 중국인 대학생들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해주어 감사하다. 또,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중국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 이후에도 계속 미래숲이 진행하는 사막에 나무 심는 행사를 참여하겠다."라고 했다. 이번에 참여한 중국인 대학생 한중우호천사단 중에는 3년째 참여한 학생도 있고, 처음 참여한 학생도 있었으며, 미래숲이 일궈놓은 사업에 북경의 한인 단체들의 큰 관심뿐만 아니라, 단체장들까지 함께 참여한 모습이 감동적이다."라고 했다.

이번 행사에서 봉사단의 단장을 맡아 활약한 주중한국대사관 유창호 총영사는 "교민·동포사회가 손잡고 왔다. 한·중 청년들이 지난 16년 동안 나무를 이 사막에 심으면서 더 이상의 사막화 방지를 이뤄낸 것처럼, 우리 교민·동포사회도 손잡으면 못하는 게 없을줄로 믿는다."라면서 "교민·동포 사회가 하나 되어 양국 청년들이 한 업적에 감탄하고 한·중 미래를 함께 꿈꿨다."라고 했다.


유창호 총영사

유창호 총영사


박기락 북경한국인회장은 "환경문제는 이제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이고, 벌써 20여 년 전에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가 한국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는 게 놀랍고, 나무를 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재밌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우리 북경의 교민들이 이 뜻 있는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홍해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북경지회장은 "이번 활동을 통해 사막화 방지를 비롯한 인류와 자연에 더욱 유익한 활동을 진행하겠다.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의미 있고 보람찬 활동하는 것에 크게 감동했다."라고 했다.

윤석호 북경한국중소기업회장은 "대한민국에 도달하는 황사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내몽고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방지하자는 소망 하나로 땀방울을 흘린 뜻깊은 시간이었다. 점점 빨라져 가는 사막화 방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앞으로도 많은 기업 및 민간단체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강성민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장은 "협회 회원사들이 사막화 방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황인원 북경한국인회 자문위원은 "말로만 듣고 뉴스로만 보던 사막에 나무 심는 일을 현장에 와서 직접 해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시간과 의지와 열정을 필요로 하는 지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황사의 날림을 영구적으로 막기 위해 나무숲으로 된 녹색장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녹색장성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시작되었고, 미래숲(한중문화청소년협회)을 통해 한중 양국의 민, 관, 기업, 단체와 개인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지금까지 약 50㎢의 면적에 총 2천만 그루의 사막 자생 가능 수종이 심어졌다. 16년간 한·중 간에 매년 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국경을 초월한 환경보호 노력 끝에 남북으로 길이 16km, 동서로 평균 5km의 사막이 나무와 풀로 고정이 되었다.

황사의 발원지인 쿠부치 사막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까지 지구를 반 바퀴 휘감고 있는 거대 사막의 맨 동쪽 끝에 있다. 이 거대사막은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를 오래전에 모래로 덮었고 아랄해의 바닥을 드러나게 했고 지금도 스페인 남부해안을 황폐화하며 동쪽 끝에서는 황사의 피해를 주는 등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7번째로 크고,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사막인 쿠부치(庫布其) 사막은 북경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다. UN과 전 세계의 각국은 사막화의 확대를 막기 위해 지금도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미래숲(한중문화청소년협회)은 UNCCD의 인증NGO이며 세계 사막 각지에서 활약 중인 600여 개 NGO 단체와 함께 글로벌 NGO 네트워크인 "CSO Alliance for Earth"를 결성하여 기후 시민 3.5%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글로벌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베이징에서 중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한인들의 활동을 취재하고 기사를 써왔지만, 이 행사 취재만큼 보람을 느낀 적은 없었다. 미래숲 권혁대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내년 봄에 쿠부치 사막에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참여한 많은 사람이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한다. 베이징에 돌아와서 이번 행사 참가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본 지인들은 내년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9월에는 우리가 심은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래숲 관계자가 내몽고에 갈 예정이라고 한다. 한 그루도 시들지 않고 모두 잘 자라, 베이징뿐만 아니라 한국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황사를 줄이는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징에서 거의 매년 봄마다 황사로 고생한 경험이 있기에, 베이징에서 기차로 3시간이면 가는 곳인 황사 발원지를 다녀오고 보니, 사막에 심어진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고, 다음 기회에도 꼭 참여해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고 싶다.

*사진: 이나연


[중국/베이징] 이나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1, 2, 3, 4, 5, 6기
현) 재외동포신문 재외기자, 북경한국인회 운영위원
경력) 중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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