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스위스 기산플라츠도서관에서 만난 전시, '한국을 추억하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13

<1955년, 폴 에이나르(Paul Eynard)가 그의 저서 ‘Korea’에 소개한 사진 - 출처: Sammlung Korea, BiG(기산플라츠 도서관)>

<1955년, 폴 에이나르(Paul Eynard)가 그의 저서 ‘Korea’에 소개한 사진 - 출처: Sammlung Korea, BiG(기산플라츠 도서관)>


스위스 연방 행정부와 스위스 군대의 주관하에 관리되고 있는 베른 기산 플라츠 도서관(Bibliothekam Guisanplatz, BIG)에서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한국을 추억하며(Erinnerungenaus Korea)’란 타이틀로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그동안 코로나19의 여파로 방문이 힘들었는데 이번에 전시회를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도서관 측 마티아스 코벨(Mathias Kobel) 씨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에 스위스 파견 장교로 복무하였던 장 쟈크 요스(Jean Jacques Joss) 씨가 함께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얻어 방문하게 됐다.

<1953~1954년 당시 판문점 스위스 캠프 모습. - 출처 : 페터 스트라우만(Peter Straumann) 제공/Sammlung Korea, BiG(기산플라츠 도서관)>

<1953~1954년 당시 판문점 스위스 캠프 모습. - 출처 : 페터 스트라우만(Peter Straumann) 제공/Sammlung Korea, BiG(기산플라츠 도서관)>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인이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공동경비구역 JSA(Joint Security Area), 그곳에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 Neutral NationsSupervisory Commission)로 파견되었던 스위스 군인들의 개인 소장품들을 공개됐다. 또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서명된 이후, 그들이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써 한국 땅에서 70년 가까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시회에 소개된 당시 모습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전시회에 소개된 당시 모습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사실 기산 플라츠 도서관에는 지난 수십년 간 한국에서 복무한 스위스 파견단들이 모아 왔던 영상과 자료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전시회에는 파견군들의 일기편지사진인터뷰와 함께 1956년 파견단의 일원으로 복무하였던 스위스 국방부 소속 한스 슈미트(HansSchmid)가 제작한 1시간 40분 가량의 희귀 영상도 공개하고 있다이 영상에는 한국전쟁 이후 당시 남북한의 모습비무장지대민간인들의 생활 모습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폴 에이나르(Paul Eynard)의 저서 ‘Korea(Corée)’ - 출처 : 통신원 촬영>

<폴 에이나르(Paul Eynard)의 저서 ‘Korea(Corée)’ - 출처 : 통신원 촬영>


전시관 한쪽에는 1955년 폴 에이나르(Paul Eynard, 1913-1986)가 펴낸 ‘KOREA(Corée)’라는 화려한 색의 고급 실크로 표지가 장식된 책이 소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는 스위스 군인으로, 한국전쟁 휴전협정 2년 기념 도서의 편집자였다. 이 책은 당시 폴 에이나르 뿐만 아니라 스위스 화가 프레드 비에리(Fred Bieri, 1885-1971)와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의 인장이 실려있는데, 짐작컨데 한국, 스위스 그리고 일본 세 문화의 합작품이었던 듯하다.

1955년 7월에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책 첫머리에는 이 책을 출판하게 된 경위와 함께 제작 과정 역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책에) 가장 아름다운 사진들을 삽입하려 노력했으며, 당시로는 최고급품인 일본의 와시 종이(Washi Paper)에 전통적인 일본의 목판화 공방 와타나베 쇼자브로(Watanabe Shōzaburō)에서 손으로 직접 만든 목판화를 이용하여 인쇄하였다”고 언급했다.


<금천교 주변에 위치한 조선 왕릉. 하인리히 헤르터(Heinrich Herter) 소장품 중 – 출처 : 통신원 촬영>

<금천교 주변에 위치한 조선 왕릉. 하인리히 헤르터(Heinrich Herter) 소장품 중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위스 파견 장교로 한국에서 5년간 복무하였던 장 자크 조스 씨는 관람객들에게 한반도 내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의 역할과 역사도 함께 소개하였다. 1953년 7월 휴전협정 후 남한에는 유엔에서 선정한 스위스와 스웨덴군이그리고 북한에는 체코슬라바키와 폴란드군이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임원으로서 주둔하였다이 4개국은 한국전쟁 당시 참전국이 아니었기에 그 자격이 주어졌다고 한다이들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는 남북한 양 당사자들이 휴전협정 합의를 엄격하게 잘 준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한다또한 중립국감독위원회(NNSC)를 통해 남북한 분계선에 상징적제도적인 존재를 표시하여 휴전협정 이후 70년 가까이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효하고 존중되어야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이번 NSCC 전시는 테마의 특성상 스위스 대중을 겨냥한 전시는 아닌 듯하다관람객들의 대부분이 이미 한국전쟁과 역사에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거나 한국에 복무하였던 파견 군인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대부분이었다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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