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 뜨거운 여름을 더 뜨거운 학구열로!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09.14

캐나다한국학교연합회(회장 신옥연)는 제11차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를 지난 7월 3일부터 9월 11일까지 총 16회에 달하는 학술대회를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재외동포재단과 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 주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총영사관, 캐나다 한국교육원이 후원하였으며, 'Untact 시대! 지속적 전진을 향한 한글학교 교육 방향'이라는 주제로 두 달 동안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 제11차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 포스터(사진 출처: koreanschools.org)

▶ 제11차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 포스터(사진 출처: koreanschools.org)


전 캐나다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있는 한글학교장 및 교사와 관계자가 거리 제한 없이 교육의 장으로 자유롭게 참석 가능 하도록 하였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로 도입, 근무시간을 피해 가능한 많은 참여가 가능하도록 캐나다 서부시간 기준 오후 6시에 맞추어 일정을 구성해서 동부 지역은 9시부터 자정까지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전국적 교사 소통 시스템을 활용해 연합회 소속이 아니더라도 일부 소외된 지역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며, 특히 출석률이 높고 배움의 열정이 있는 교사들에게 특별 선물을 전달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한글학교 교사들의 2달간 뜨거운 배움의 대장정 마지막 주 "M.A.G.I.C 프로젝트로 준비하는 미래한글학교", "국악을 통한 한글+문화 수업"(강호중, 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주옥같았던 강연을 돌아보며 그 의의를 다져보고자 한다. 기존의 한글학교 연수 내용을 뛰어넘는 총체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번 학술대회는 지구의 미래를 조망하게 해주었다.


▶ 지구화 시대, 한글학교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사진: 통신원)

▶ 지구화 시대, 한글학교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사진: 통신원)


▶ 고래는 지구를 살리는 존재, 고래를 포획하면 안 되는 이유!(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yBIpwxMjcY&t=205s)

▶ 고래는 지구를 살리는 존재, 고래를 포획하면 안 되는 이유!(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yBIpwxMjcY&t=205s)


학술대회 후반기 진행된 "기후 위기와 올바른 환경교육(박종한, 인성초)"의 강연은 참여하는 한글학교 교사에게 차세대 교육자에서 나아가 지구적 세계관을 그리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한글학교 교사 연수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소재의 강연은 처음에는 생소하였지만, 뚜껑을 열고 강연에 집중하자, 그 어떤 주제의 강연보다도 인류의 현주소를 인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디지털 시대, 디지털 네이티브를 알아야!(사진: 통신원)

▶ 디지털 시대, 디지털 네이티브를 알아야!(사진: 통신원)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세계를 'Z세대'라고 일컫는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린다. 이들을 이해하고 이 세대가 공감하는 교육은 어때야 하는지, "Z세대에게 필요한 글로벌 역량 교육이란 무엇인가(이상권, 인천 발산초)"는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상담실과도 같았다. 2010년~2015년 이후에 태어나 유튜브와 온라인 플랫폼 게임으로 학습을 경험한 세대를 'α 알파 세대'라고 하는데, "알파 세대를 위한 올바른 미디어 교육은 어때야 하는가(박종한, 인성초)"의 고민은 비단 한글학교 교사로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이라면 심각하게 의구심을 품는 질문일 것이다.

"전통과 현대를 잇다. 꼼지락 전통매듭" 경기 양벌초 오예지 선생님의 전통 매듭 강의 준비물은 신발 끈이었다. 선생님의 화면을 따라서 매듭을 짓고, 풀어보면서 질문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대면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통문화 소재를 얻을 수 있었고, 한국인의 고유한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예능 프로그램에서 착안하여 응용 소개한 '전통 오방색' 게임(사진: 통신원)

▶ 예능 프로그램에서 착안하여 응용 소개한 '전통 오방색' 게임(사진: 통신원)


▶ 화면상의 매듭 시연을 따라 하는 캐나다 각 지역의 한글 교사들(사진 출처: koreanschools.org)

▶ 화면상의 매듭 시연을 따라 하는 캐나다 각 지역의 한글 교사들(사진 출처: koreanschools.org)


"어플로뚝딱!, 영상은 우와!(김혜연, 서울 남사초)", "사진과 함께 즐거운 역사여행(정혜란, 서울 금옥초)" 강연은 휴대폰 하나로 수업 준비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스마트폰에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고, 손쉽게 그럴듯한 수업 교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말하기 영상 등을 편집하여 수업에서 활용하면 본인과 친구들의 모습에 흥미와 관심도도 높아질 수 있다. 선생님들은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감은 늘지만, 학생들은 즐거운 한글학교 수업 시간이 될 것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젠테이션 디자인, 무료 폰트, 무료 배경음악 등의 조금만 부지런히 다니기만 하면 심심하던 교재 위주의 한글학교 수업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된다.


▶ 학생 중심의 블랜디드 러닝으로 기존의 수업방식에서 새로운 수업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사진: 통신원)

▶ 학생 중심의 블랜디드 러닝으로 기존의 수업방식에서 새로운 수업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진: 통신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아이들은 2년 가까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비접촉 놀이로 웃음 가득한 교실 만들기(정귀원, 인천 봉수초)", "유아 교육 마술로 여는 신나는 한글학교(이고운, 충주 대림초병설유치원)" 강연에서는 대면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방법과 간단한 마술을 활용한 유용한 팁을 배울 수 있었다. "구연동화 교수법을 통한 흥미 있는 온라인 수업하기(권순남, 안양시평생교육원)"에서는 수업의 도입부에서 활용 가능한 박수를 배울 수 있었다. 한글 교사라면 필수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구연동화의 기법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분석하는 방법, 효과적인 발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쉽게 맛보고 즐기는 교육 연극"은 칠곡군 낙산초등학교 이동민 선생님의 강연이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자원해서 부임했다는 사연에서부터 감동을 주시더니 시종일관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나는 소중한 존재라고 어떻게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을까?


▶ 참여형 온라인 수업의 예를 보여주는 맨티미터를 활용법 소개(사진: 통신원)

▶ 참여형 온라인 수업의 예를 보여주는 맨티미터를 활용법 소개(사진: 통신원)


교육 연극은 이름은 어려웠지만 쉽게 말해 어린 시절에 했었던 역할 놀이, 따라하기의 변주다. 한 명이 최면술사가 되고 나머지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한 사람이 움직이면 거울처럼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가라사대 놀이도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놀이다. 마임으로 만든 신데렐라 이야기 활동은 다음과 같다. "신데렐라의 하루, 여러분은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바쁜 하루를 살아볼 거에요. 곤히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새벽 6시가 되자, 눈이 번쩍 떠졌어요. 한숨을 쉬었어요. 하품을 했어요. 기지개를 펴봅니다. 냇가에 가서 세수를 어푸어푸해봅니다. 비누로 열심히 닦아봅니다. 거울을 보니, 너무 이뻐요. 양문형 냉장고 문을 열고, 계란을 5개 꺼냅니다, 엉덩이로 툭 쳐서 문을 닫습니다…." 일상 동작의 열거지만 작은 섬세함을 더해 표현은 극대화된다. 재미가 없는 교육은 효과를 보기 힘들다며 수업에 대해 반응해준 한 참여 교사는 수줍음이 많고 낯가림이 심한 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효과는 좋은 수업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 패들렛 사용으로 실시간 쌍방향 참여 수업의 예

▶ 패들렛 사용으로 실시간 쌍방향 참여 수업의 예


"한글학교에서 역사 수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글 교육도 어려운데 역사 교육까지 가능한가하는 의구심에서 출발하는 이 질문에 김준우(EBS 강사, 신일고) 교사는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역사를 통해서 가르친다고 대답한다. '지구적 시민의식'을 지향하는 한국어 학교의 지향과 마찬가지로 역사 교육이 목표가 아닌 의식을 일깨우는 수업을 만들어내는 것, 교사의 부단한 노력을 요구한다.

"대인적(Interpersonal) 기능을 담당하는 문법 지식"(신희성, 고려대학교 한국어문교육연구소) 강연에서는 텍스트 형식과 구조를 초점화한 전통적 문법 교육에서 텍스트 생산과 수용에 관여하는 언어 사용자에게까지 시야를 넓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소개했다. 다소 학문적인 강연이었으나 우리 교사들의 한국어 교육자라는 인식에서 언어 교육자라는 인식으로 확장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한글학교가 한국어 학교로 전환하고 그 개념을 확대하는 것도 그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인교대 박인기 교수의 "한국어 사용과 창의적 사고"는 교육이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를 키워주기 위한 교사의 자질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면, 어떤 아이들은 질문을 많이 하고, 주의가 산만하다. 교사는 이런 아이가 수업을 방해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가 지적을 자꾸 하게 되면 아이의 쾌활한 성향을 죽이게 된다. 어떤 아이는 질문에 명료한 대답을 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대답을 한다. 교사는 이런 아이가 집중력이 약하고, 학습발달이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창의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는 교사는 애매모호함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한글 교육의 진정한 지향점은 한글 학습만이 아닌 인성과 창의적 사고를 함께 개발하는 융합 교육의 실현이다.(사진: 통신원)

▶ 한글 교육의 진정한 지향점은 한글 학습만이 아닌 인성과 창의적 사고를 함께 개발하는 융합 교육의 실현이다.(사진: 통신원)


마술을 교육에 접목한 수업으로 유명한 마술사 선생님인 김택수 교사의 "단어 통장으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 강의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기초 학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소개된 '단어 통장'이 특별했다. 아이들의 문해력, 어휘력을 향상할 방법으로 고안한 활동이라고 한다. 첫 줄에는 적립할 단어를 적고, 두 번째 줄에는 학생이 예상하고 짐작한 뜻을 적는다. 세 번째 줄에는 인터넷 검색 창을 통해 찾은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적는다. 네 번째 줄에는 그림을 그리는데, 검색하여 찾은 단어의 키워드를 그림으로 옮겨 그리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같은 단어에 여러 종류의 이미지를 보는 과정에서 아이는 단어의 뜻을 맥락으로 이해하게 된다. 일주일에 공통 단어 2개, 개인 단어 2개씩 적립하여 단어가 쌓이면 아이의 어휘력과 메타인지가 극강으로 높아져 설명을 잘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 한글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면 효과를 기대해 볼 만 하다. 이중 언어자들은 단어의 뜻을 적는 것조차도 힘들 수 있을 텐데, 현지 사용 언어를 함께 적는 유연함을 동원하여 아이들의 문해력, 어휘력을 키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 '소중' 이라는 단어를 단어통장에 적립한 예(사진: 통신원)

▶ '소중' 이라는 단어를 단어통장에 적립한 예(사진: 통신원)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는 캐나다 전국적으로 150여 명이 신청했고, 각 강의에 40~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 다음 주 마지막 두 강연을 끝으로 두 달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린다. 한글학교 교사 연수에서 듣기엔 생경한 어휘였던 "지구 시민사회", 인류애적인 책임에 대해 눈뜨게 되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교사의 세계관도 확장되어야 함을 일깨워 주는 강의였다.

통신원은 많은 선생님 가운데에서도 유난히 모든 강연에 항상 웃는 얼굴로 질문과 의견을 발표하여 모두를 격려해준 정은주(마니토바 한글학교) 선생님에게 학술대회 소감을 청했다. 정은주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해주었다.

"깊은 의식 속에 막연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그 무엇인가가 정확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지구 시민화에 대한 의식 수준이 한국 정체성과 함께 높아질 수 있도록 길을 제시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한글교사가 될 수 있음에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름 두 달 동안 매주 금, 토 2~3시간의 강의로 어마어마한 정보를 얻었는데요,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던 세미나였습니다. 하나하나 교실에서 적용해 볼 생각에 설렙니다. 이 모든 교육이 저를 포함해 다른 모든 한글 교사의 자리에서 잘 녹아 우리 아이들에게 잘 흘러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인류가 초유의 팬데믹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한국어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개척하면서 굴하지 않았다. 시대에 발맞춰 성장하기 위해 두 달간 주말 밤을 포기하고 함께 배웠다. 어떤 선생님은 30년 동안 한글교사로 봉사하셨다고 한다.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가 캐나다 전체 한국어학교 교사들과 동행하려는 큰 노력에 감사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훌륭한 강사님들을 섭외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하신 회장님 외 모든 운영진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함께한 캐나다 전 지역의 한글 선생님들께 큰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올해 9월 새 학기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면 수업을 전반적으로 재개한다.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해 많은 교사의 건의 사항도 전달하고 싶다. 재외동포재단에 한글 교재의 디지털화를 건의하는 바이다. 또한 세대가 세대인 만큼 대면 교실 안에도 태블렛 사용은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본인 소유가 있으면 학교에 가져와 사용하고, 형편상 구매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한글학교 수업용 예비 태블리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도 재고해주기를 바란다.

주 1회 한글학교에 출석하는 것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함양하고 한글을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소에 한 마디라도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고 가족이 함께 대화하면 그 과정은 훨씬 즐거울 것이다. 한글 학교와 한글 교사와 학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합심하여 함께 하면 쉬울 것이다. 아리! 아리!(없는 길도 만들면서 가자는 참 좋은, 순우리말)

▶ 제11차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 중에서

▶ 제11차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대회 중에서


김진아
[캐나다/밴쿠버] 김진아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캐나다 써리한국어학교 교사
경력) 코리안뉴스 객원 사진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행정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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