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위스 몰레송 봉우리에 그려진 '구름을 불고있는 소년'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24

<스위스 몰레송 봉우리에 그려진 ‘구름을 불고 있는 소년(Un nouveau souffle, 2021)’ 2021 - 출처 : Seype Artist Presse 웹사이트>

<스위스 몰레송 봉우리에 그려진 ‘구름을 불고 있는 소년(Un nouveau souffle, 2021)’ 2021 - 출처 : Seype Artist Presse 웹사이트>


스위스 서부 불어권에 속하는 칸톤 프리부르(Fribourg) 남쪽에 위치한 그뤼에르(Gruyère) 지역은 프레알프스(Préalpes, 알프스 산맥 바로 직전)에 해당하는 해발 2,002m의 몰레송(Moléson)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뤼에르 치즈를 생산하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8월 말 프랑스 태생 스위스 거리 예술가이자 대지 예술가로 세계적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세이프(Saype) 씨는 몰레송 봉우리 한 자락에 1,500㎡에 달하는 한 폭의 그림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새로운 숨결(Un nouveau souffle)>로 어린 소년이 몰레송의 봉우리 한 자락에 다소곳이 앉아 하늘을 향해 구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현재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처한 어렵고 불안한 상황을 소년이 날리는 구름의 형상을 이용해 가볍게 날리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태생 스위스 대지 예술가 세이프 - 출처 : Seype Artist Presse 웹사이트>

<프랑스 태생 스위스 대지 예술가 세이프 - 출처 : Seype Artist Presse 웹사이트>


사실 세이프는 가명으로 ‘평화를 말한다(Say Peace)’의 줄임말이다. 그는 세이프가 그의 가명이자 자신이 작품을 통해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덧붙인다. 그의 본명은 기욤 레그로(GuillaumeLegros), 스위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프랑스 벨포르트(Belfort) 지역 태생이다. 어릴 적부터 예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열정적으로 독학하여 여러 기술을 스스로 배워나갔다. 14세에 독학으로 배운 그라피티를 시작하면서 16세에 처음으로 작품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간호 공부와 예술 공부를 병행했던 그는 2010년경 증조부의 고국인 스위스에 간호사로 정착한다. 그리고 7년간 간호사와 예술가 두 직업을 병행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시도한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연구하던 그는 목탄과 분필 등을 이용한 무공해 생분해성 페인트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일시적이지만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대지, 특히 잔디에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프랑스 에펠탑 근처 샹드마스 공원에 그려진 비욘드 월스(Beyond Walls, 2019)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프랑스 에펠탑 근처 샹드마스 공원에 그려진 비욘드 월스(Beyond Walls, 2019)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그는 2016년 스위스 레장(Leysin)의 산자락에 10,000㎡에 달하는 <휴식하는 목동>을 그렸다. 수천 명의 사람들과 언론들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대지에 반영한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보기 위해 모여들면서, 그의 이름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그는 국제 난민 문제를 다루기로 결심하고 ‘SOS 지중해(SOS Méditeranée)’ 단체를 지원하고자 제네바 국제기구에 또 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미래로부터 온 메세지(Message from Future)>란 타이틀로 종이접기 배를 제네바 호수로 띄워 보내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제네바 국제기구 잔디밭에 그려 넣었다. 1억 2,000만 명이 넘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감동의 작품이었다.

 

그 효과는 파리 시청에까지 전해져 2019년 에펠탑 근처 샹드마스 공원에 서로 손목을 맞잡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용량의 프레스코 작품 <비욘드 월스(Beyond Walls)>을 남긴다. 그는 서로 맞잡고 있는 손을 통해 우리는 서로 상호 협력하고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희망의 메시지는 2024년까지 계속해서 세계 곳곳에 전할 것을 결심한다. 그는 우리 모두가 함께할 때만이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스위스 레장 산기슭에 그려진 '비욘드 크리즈(Beyond Crisis, 2020)'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스위스 레장 산기슭에 그려진 '비욘드 크리즈(Beyond Crisis, 2020)'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2020년 4월 세이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울해진 세상을 향해 새로운 작품 <비욘드 크리즈>를 레장(Leysin)의 산기슭에서 다시금 선보인다. 3,000㎡에 달하는 이 작품은 어린 소녀가 작은 캐릭터들과 함께 원을 그리고 앉아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에게 코로나로 힘든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미디어에 밝혔다. 그리고 2020년 그는 유엔 헌장 75년 기념으로 제네바 국제기구 공원에 <진행 중인 세계(World in Progress)>란 타이틀로 또 다른 작품을 그려낸다. 이는 미래 세계에 대한 협력을 상징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기구 잔디밭에 새긴 '진행중에 있는 세계(World in Progress)', 2020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스위스 제네바 국제기구 잔디밭에 새긴 '진행중에 있는 세계(World in Progress)', 2020 - 출처 : House of Swizerland 웹사이트>


세이프는 현재 스위스 그뤼에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그뤼에르 지역이 언덕과 계곡이 곳곳에 뒤덮여 자신의 대지 예술을 위한 이상적인 곳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자신의 예술 작품이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계속 인본주의적이고 생태적인 메시지를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 참고자료

《RTS》 (21. 8. 29.) <Une fresque géante de l'artiste Saype réalisée au sommet du Moléson>, https://www.rts.ch/info/regions/fribourg/12444726-une-fresque-geante-de-lartiste-saype-realisee-au-sommet-du-moleson.html

《House of Switzerland》 (20. 7. 22.) <Saype und seine gigantischen Bilder für Solidarität>, https://houseofswitzerland.org/de/swissstories/umwelt/saype-und-seine-gigantischen-bilder-fuer-solidaritaet



박소영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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