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고등학교 자원봉사자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온라인 "라움 한글"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24

지난 9월 팬데믹의 기운이 다소 소강상태가 되면서 대면 한국어 수업이 재개되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대면 수업의 소식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 온누리 한국어학교의 전면 온라인 수업 운영 소식은 무척 새롭고 한국어 교육의 다양한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30여 명의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라움 한글' 프로그램은 너무나 혁신적이었다. 통신원은 따로 그 운영진과 줌 미팅을 요청해서 만나보았다.


[사진: 임지은, 신재하, 우정민 라움한글 운영자들과 통신원의 줌 인터뷰]

[사진: 임지은, 신재하, 우정민 라움한글 운영자들과 통신원의 줌 인터뷰]


밴쿠버 온누리 한국어 학교는 2020년부터 온라인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온라인 수업 운영 덕분에 비씨주 외곽은 물론이고 다른 주에 사는 학생들도 등록하며 현재 76명의 학생이 7개 반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한다.

'라움 한글'은 30여 명의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주 1회 방과 후에 한국어 학교 재학생들과 일대일로 온라인상에서 30분 동안 동화를 함께 읽거나, 한글학교 숙제를 함께 하고, 한국어 능력 시험인 TOPIK 시험을 준비하는 공부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Raum Hangul 라움한글 (아름다운 한글) 라움한글 임원 소개 임지은 FILTRERA DIRECTOR @raum_hangul 이좀호 PLATINO 안영진 봉히서 윤주잔 MARKETING DIRECTOR DIRECTOR 박서면 양하영 무정민 VICE BHISIDENT VICE PRESIDENT DIRECTOR 신재하 PRESILIENI

[사진: 라움 한글 운영진 소개 - 인스타그램@raum_hangul]


'라움 한글' 프로그램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20년 9월 고등학생 자원봉사자와 한국어학교 학생이 일대일로 짝을 이루어 '숙제 놀이터'라는 이름의 파일럿 개념으로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정식으로 '라움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12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아름다운 한글"이라는 뜻의 "라움 한글" 프로그램 이름도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만든 이름입니다. 한국어학교 수업이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자 노력한 것이지요.


어떤 봉사를 하나요? 1. 동화마담: 학생과 동화책 함께 읽기 2. 숙제 놀이터: 워크북을 이용한 한국어 학교 숙제 도와주기 3. 토픽 공부밤: 한국어능력시험 준비하기 (구글 양식 활용) (토픽 공부방은 시험이 있을 때만 운영합니다) 추가 문의사함은 디엠으로 해주세요 @raum_hangul  봉사는 누가할 수 있나요? 10학년(고1) 이상인 고등학생 줌으로 하는 봄사이 기 때문에 벤쿠버가 아닌 다른 지역도 가능합니다. (한국에서도 가S능은 하지만 봉사 시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추가 문의사함은 디엠으로 해주세요 @raum_hangul

[사진: 라움 한글 봉사자 모집 공고 - 인스타그램@raum_hangul]


'라움 한글' 프로그램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신재하, 오정민, 임지은 등 고등학생 임원진이 줌 미팅으로 운영에 대한 개선점을 지속해서 회의하면서 개선해나갔고, 3~4개월 후에는 10명의 운영자로 마케팅 담당팀, 커리큘럼 담당팀, 봉사자 관리팀으로 체계적으로 분업하게 되었습니다.

자원봉사 지원자 모집은 인스타그램과 한국에 사는 친구들을 통해서, 또 기존에 했던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에 소개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원자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초, 중학교에 다녀서 일상적인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동화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질문에 쉬운 말로 대답을 해줄 수 있어야 해요.

'동화마당'은 저작권이 없는 책을 찾아 초급, 중급, 고급 수준의 20~30권 책을 찾아서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봉사자 관리팀은 인터뷰와 트레이닝 그리고 봉사자들의 활동 가이드라인을 안내합니다. 현지 봉사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대면으로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사진: 라움한글 프로그램 소개 - 밴쿠버 한국어학교 온라인 개학식 영상 중에서]

[사진: 라움한글 프로그램 소개 - 밴쿠버 한국어학교 온라인 개학식 영상 중에서]

[사진: 라움한글 프로그램 소개 - 밴쿠버 한국어학교 온라인 개학식 영상 중에서]


'라움 한글' 프로그램 참여자의 연령대와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본교의 재학생들 중에서 어린아이들부터 선착순으로 신청자를 모집합니다. 저학년일수록 혜택을 받는 셈이지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대체로 말수가 없었던 친구들이 한국인 형, 누나, 오빠, 언니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아했다고 들었습니다. '숙제놀이터'를 통해서도 한글 공부뿐만 아니라 한국인 형, 누나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어요. 한국어가 친근해졌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동화마당'의 경우는 처음에는 수줍고 소심했던 아이들이 점점 더 자기 의견도 말하고, 자기 생각도 말하는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움 한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온라인으로 한글 수업이 가능하고, 먼 거리에 거주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접속만 하면 한글을 배울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원봉사를 한번 경험해 본 친구들이 좋으니까 주변에 알리고 소개로 이어지는 이유도 한글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영진들도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또 아이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오는 11월 20일에는 현지 한인 고등학생 9-12학년을 대상으로 "차세대 멘토링 파티"라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Business, Medical, Engineering, Fashion, Film 등 현업에서 일하시는 한인 멘토들을 초대하여 전공 공부 및 career path에 대해 듣고 배우는 멘토링 세션을 1부로 진행할 예정이고요. UBC(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FU(Simon Fraser University)등 대학생들이 대학 입시 준비, personal profile 작성에 대한 팁 및 전공 선택에 대한 멘토링 세션을 2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학생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진: 라움 한글 주최 차세대 멘토링 파티 안내문, 출처: https://www.instagram.com/raum_hangul]

[사진: 라움 한글 주최 차세대 멘토링 파티 안내문, 출처: https://www.instagram.com/raum_hangul]


"라움 한글"이 무슨 뜻일까 많이 곱씹어 보았다. 검색창에 '라움'을 검색해보면 "즐거움", "아름다움"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나온다. 한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한글 운동처럼 다가왔다.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을 고등학생들이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고,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봉사하려고 할 때 이곳 캐나다는 새벽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라움 한글 시간은 아름다운 한글을 배우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 언니, 오빠, 형, 누나를 만들어 기쁘다는 우리 동포 아이들의 후기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통신원은 캐나다 이민 생활 15년을 넘기면서 네 자녀를 키우고 있다. 캐나다 살이에서 가장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꼽을 수 있다. 도서관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행사들 가운데 Bed time Story가 있다. 평일 저녁 7시 반에서 8시경에 아이들에게 잠옷을 입고 오라고 광고한다. 아이들은 잠옷을 입고 오는 것은 물론이고 최애(최고로 애정 하는) 인형을 손에 들고 온다. 어떤 아이들은 베개까지 가져와서 도서관 바닥에 누워 책을 본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그래서 캐나다 아이들에게 자기 전 책 읽기는 습관이다.

비록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라움 한글'을 함께 하는 아이들은 한글책을 한국인 언니, 오빠, 형, 누나와 읽고 자는 밤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더 확산되고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많은 한국어 학교 관계자분들이 영감을 받으시고 각 학교에서 추진해보셔도 좋을 듯하다.

고등학생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아름다운 프로그램, 한글 놀이터, '라움 한글'은 온택트 시대의 참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통신원리포트 작성에 협조해주신 라움 한글 운영진과 밴쿠버 온누리 한국어학교 이은옥 교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진아
[캐나다/밴쿠버] 김진아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캐나다 써리한국어학교 교사
경력) 코리안뉴스 객원 사진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행정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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