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신죽한글학교 이추숙 교장과의 인터뷰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24

대만 내에서 한국어 교육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신죽의 한글학교는 이러한 현지 한국어 교육의 최전선에 있는 곳이다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다양한 한국 문화 교육을 통하여 한국 문화를 대만에 전파하고 있는 신죽한글학교의 이추숙 교장을 만나 현지의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신죽한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신죽한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안녕하세요, 먼저 신죽한글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신죽한글학교는 2007년 타이베이 한국학교 분교로 설립되어 주말마다 한국어 수업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 곳입니다지금은 타이베이 한국학교와 분립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현재 신죽한글학교는 대만 IT산업의 중심지인 신죽과학단지안에 자리 잡고한인 자녀들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화교 재외동포자녀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그리고 한글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10여 년이 넘은 기간동안 신죽한글학교는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들은 한국과 대만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학업과 직장 생활을 하는 훌륭한 재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초기 한글학교는 100%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지만, 오늘날 한글학교를 찾는 외국 국적자의 비율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글학교는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한국 국적자가 아닌 분들의 방문이 증가하는 만큼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한글학교 초기에는 학생 중 주재원 자녀의 비율이 높아향후 한국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대비해 교육부에서 발행한 국어 교과서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 중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아지며 외국 국적의 학생들의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실제로 현재 재학생들의 약 80퍼센트가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은 대만 분인 다문화 가정의 자녀입니다다문화 가정의 경우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양하기 때문에한국 국어 교과서보다 실생활에 좀 더 유용한 재외동포재단에서 발행한 재외동포를 위한 한국어교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죽한글학교에서 요리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외국인 학부모들의 모습>

<신죽한글학교에서 요리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외국인 학부모들의 모습>


신죽한글학교는 한국어 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한국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중인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신죽한글학교는 주말에는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주중 평일에는 학부모님들을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대만인 어머니들을 위한 한국어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분들 또한 한국 문화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만인 어머니들에게 한국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요리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현지에서 한국요리 반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 반탕츠와 협업하여 진행한 한국 요리 수업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주말 오후에는 고학년들을 위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습니다더불어교육 프로그램은 아니나 신죽한글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면적인 한국 문화를 경험하도록 하고자직접 만든 한국 간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떡볶이김치전김밥과 같은 간식을 통해 학생들이 교육 이외에도 다방면으로 한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죽한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제공되는 한국 음식들>

<신죽한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제공되는 한국 음식들>


지난 2년간은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 다방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신죽한글학교 또한 코로나로 인한 여러 변화를 겪으셨을 것 같습니다.

신죽한글학교는 신죽과학단지 안에 있는 국립 학교에서 주말마다 교실을 빌려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작년 코로나로 인하여 대만 교육부에서 외부인(한국인)에게는 대여를 허가하지 않아학부모님의 소개로 지금 현재 장소를 임대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대만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코로나가 안정적이어서덕분에 정상적으로 수업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심해졌던 올해 5월부터 7월 말까지 대만 전역에서 대면 수업이 금지되면서 한글학교도 수업이 중단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학생의 대부분이 어린 아이들인 한글학교의 특성상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지 않아 수업이 중단된 적이 있었지만곧 다시 정상화되었고 올해 8월부터 다시 대면수업을 시작한 상황입니다.

<신죽한글학교의 수강생들>

<신죽한글학교의 수강생들>


신죽한글학교에서 한글 교육을 하시면서 겪으셨던 에피소드 중 공유할만한 내용이 있을까요?

신죽한글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이다 보니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할 때가 있습니다대만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현지 유치원을 다니게 됩니다부모님이 한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니자신이 대만인이라고 착각을 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하지만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고 나서 비로소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게 되었던 아이가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자신이 대만인이라고 생각하던 아이가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기뻤던 경험이 생각납니다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아이가 신죽한글학교를 통해 능숙하게 한국어를 사용하게 되고향후 보조교사로 봉사를 하는 일도 있습니다. ‘가나다부터 배우던 어린 아이가 당당하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만에서의 한국어 교육이 가지는 특이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한국드라마와 한국 대중음악이 인기를 얻으며전 세계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이에 대만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고 있습니다언어는 쉽게 획득되는 것이 아닙니다언어는 그 나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하며필요성을 느끼고 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함께 할 때 더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그러하기에 대만에서의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대만인들이 한국어를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향후 신죽 한글학교를 찾을 수 있는 미래의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국을 떠나 한글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모국어는 나의 뿌리입니다한글학교에서 함께 한글을 익히는 소통의 시간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젠 세계 어디서든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선진국에 당당히 올라선 한국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한국어를 배우고자 합니다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며 사용하는 한국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크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한국의 국제적인 지위와 한국어의 국제적인 위상이 나날이 높아져 가는 요즘 이 시기에 우리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한국어를 익혀서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 사진 출처신죽한글학교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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