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중세 도시에 울려 퍼지는 케이팝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1.25


<중세 유럽의 모습을 간직한 스페인 살라망카 - 출처 : 통신원 촬영>

<중세 유럽의 모습을 간직한 스페인 살라망카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페인 중서부 카스티야 레온주에 위치한 도시 살라망카는 스페인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도시 중 하나이다중세 도시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어 1988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134년 세워진 살라망카 대학은 중세 유럽의 최고의 대학이자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이며한국어학과가 있는 스페인어 대학이기도 하다잘 보전된 오래된 건물 사이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중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인구 15만 명 중에 대학생이 무려 7만이 넘는 젊은 도시기도 하다살라망카의 아침은 중세 건물 사이로 종종걸음을 걸으며 등교하는 학생들과 함께한다.

 

살라망카에도 여느 스페인의 다른 도시와 다르지 않게 케이팝 바람이 불고 있다스페인 대학 최초로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도시이자 젊은 대학생들이 많은 만큼 케이팝의 인기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물론 마드리드 같은 도시처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없으면 직접 만들어 즐기는 지금의 어린 세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살라망카 시내 카페에서 케이팝 랜덤 댄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살라망카 시내 카페에서 케이팝 랜덤 댄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21일 일요일살라망카의 한 버블티 카페에 케이팝 모임이 열렸다. 2년 전부터 카페를 찾는 손님들 중에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 카페 주인이 조직한 케이팝 모임이다한 달에 한 번버블티 가격이 포함된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음원의 한 구절을 듣고 그룹과 노래를 맞추는 퀴즈쇼랜덤 댄스 등과 같은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다. 21일 행사에서 만난 이들을 스무 명에 가까웠다모두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이었다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케이팝을 좋아하는 팬들이었다.


<스페인 버블티 카페에서 열리는 케이팝 모임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페인 버블티 카페에서 열리는 케이팝 모임 – 출처 : 통신원 촬영>


직원의 진행에 따라 열정적으로 케이팝 퀴즈 게임에 참여하고 있었던 이들 중모든 퀴즈를 척척 풀어냈던 루드(19) 시는 살라망카 대학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하기 시작했고한국에 많은 관심이 있는데살라망카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며 아쉬워했다파라과이가 고향이라는 루드 씨는 지금 파라과이에도 케이팝 열풍이 대단하다고 전했다또 그 옆의 열여덟 살의 아나(18) 씨는 1년 전부터 케이팝에 입문했으며방탄소년단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이유를 딱히 설명하기 힘들지만 케이팝을 접한 순간 빠져들었다고 했다인터뷰 중에도 게임은 진행 중이었고아나와 루드는 인터뷰 중에도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영상을 놓치지 않았다이들 중에는 ‘Kpopusal’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informerkpopusal)을 운영하는 카르마(Karma) 씨도 있었는데왓츠앱(whatsapp) 채팅방을 통해 살라망카 케이팝 팬들의 정보 공유와 소통을 주도하고 있었다카르마는 한국 영화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살라망카 한국학과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다.


<케이팝 모임에서 케이팝 퀴즈를 푸는 참가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케이팝 모임에서 케이팝 퀴즈를 푸는 참가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들의 공통점은 케이팝을 통해 한국이랑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그 관심은 한국인을 포함한 한국 문화역사사회 등에 대한 호기심으로 번졌다공간적인 제약이 없는 온라인 환경에서 많은 정보를 모으고영화나 드라마나 노래를 소비하고다른 한류 팬들과 소통한다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대도시보다는 한국 문화 예술 행사들을 접하기 어려운 살라망카에서 자신들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주도한다물론자신들이 할 수 있는 내에서 최대한 즐기고 있지만이들이 바라는 것은 한국인들과 소통하고 한국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하는 것이다또한언젠가는 한국을 직접 가서 한국을 느끼고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즐기리라 기대하고 있다자신들의 꿈과 미래를 그려나갈 이들에게 케이팝은 좋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혹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고 이들의 청춘의 한 순간들을 차지한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유럽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살라망카에 울려 퍼지는 케이팝이 훗날 하나의 역사가 되어 머물기를 바라본다.


 정누리

  •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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