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열린 마음으로 다른 문화와 교류하는 한식에 대한 제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2.02

미국그중에서도 LA는 문화적 다양성에 있어 대적할 만한 다른 도시가 없다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수도 많아 미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식당이 있고식당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자 늘 새로운 음식을 내놓는다그렇다 보니 양적 발전이 질적 발전으로까지 이어졌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용수산에서 발견한 고수 토마토 생채 무침>

<용수산에서 발견한 고수 토마토 생채 무침>


LA의 한정식집인 용수산에 갔다가 반찬 가운데 이제껏 맛보지 못한 생채를 발견했다뭐가 들어갔다 가만히 살펴봤더니 실란트로(고수)와 토마토를 주재료로 고춧가루식초소금 등으로 새콤 짭조름한 맛을 낸 것이었다토마토야 한국 토종 채소가 아니지만 한국인들의 식탁 안으로 들어온 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그러나 고수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은 이국적 허브이다사실 이 역시 100퍼센트 진실은 아니다고수의 또 다른 이름은 코리앤더인데 고려시대 때 불교와 함께 전해졌다고 추정된다코리앤더와 비슷한 발음인 고수라 불리며 주로 사찰 주변에서 자란다어쨌든 고수라는 이국적 식재료를 사용해 한국 스타일의 생채 나물로 무쳐낸 것이 여간 입맛을 돋우는 게 아니었다.


<고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

<고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


LA의 한식당에서는 고수 또는 파슬리처럼 LA의 마켓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향기 가득한 허브를 이용해 한국 스타일의 반찬으로 변신시킨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두부를 으깨어 넣어 시금치처럼 양념한 고수 나물>

<두부를 으깨어 넣어 시금치처럼 양념한 고수 나물>


고수를 데쳐서 꼭 짠 후시금치처럼 무친 나물도 LA의 한식당에서 자주 대하는 반찬이다거기에다 두부를 살짝 으깨 더하기도 하는데영양적으로도 균형 잡힌 반찬이다.


<된장으로 버무린 고수 나물>

<된장으로 버무린 고수 나물>


또한 기본 양념을 된장으로 해 토속적 맛이 나는 고수 나물도 맛본 적 있다.


<된장국에도 고수 한 줄기를 얹었다>

<된장국에도 고수 한 줄기를 얹었다>


뿐만 아니라 된장국에 고수를 한 줄기 띄어 향이 국물에 퍼지게 한 것도 별미였다.


<고춧가루와 식초 등으로 맛을 낸 고수 생채>

<고춧가루와 식초 등으로 맛을 낸 고수 생채>


LA의 한식당에서 오이가지호박 등 한식에 자주 쓰이는 야채를 놔두고 이처럼 고수를 이용한 국적 불명의 반찬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한 식당에서 고수 나물을 반찬으로 개발한 주방의 직원은 최근 그 수가 늘어가는 현지인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자 고수 나물을 반찬으로 만들어봤다.”고 말한다.

 

물론 요즘이야 입맛에 있어 열린 마음의 소유자들이 많이 있지만 미국인들 가운데는 자신들이 자주 접했던 식재료만을 고집하는 이들도 적잖다최근 가장 인기 있는 한식 메뉴 가운데 하나가 한국식 치킨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또한 코리안 바비큐 역시 그들이 익히 먹어왔던 각종 육류를 사용한 것인지라 처음 대했을 때 최초의 시도라도 해봤던 것이고일단 한 번 맛보고 나서는 그 맛을 진정으로 즐기게 된 것이 아닐까.


<고수, 토마토를 다져 만든 살사. 히스패닉 요리의 감초 같은 요리다>

<고수, 토마토를 다져 만든 살사. 히스패닉 요리의 감초 같은 요리다>


고수는 LA의 인구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좋아하는 허브이기도 하다토마토와 양파그리고 고수를 잘게 다져 섞은 살사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김치처럼 안 끼는 곳이 없는 먹거리이다그렇게 친숙한 고수를 한국식 생채 나물또는 데쳐서 무친 나물로 접하며 그들은 새로운 먹거리에 접근해가는 것이다고수는 또한 동남아 지역에서 애용되는 허브이기도 하다베트남 스타일의 쌀국수에도 위에 고수를 듬뿍 얹어 먹곤 하니까.

 

이미 한식 마니아가 된 이들은 좀더 전통적 방식의원조 한식을 맛보고 싶어할 테지만아직까지도 한식을 맛볼 기회가 없었던 이들에게는 고수 나물처럼 그들에게 익숙한 식재료를 이용해 한국식 스타일로 요리를 함으로써단계별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한식 세계화 정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김치에 쓰이는 고춧가루조차도 16-17세기에 전래된 이국적 재료였다는 것을 생각할 때기존의 것만을 한식 재료로 고집할 타당한 이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게 열린 자세로 다른 문화권과 대화를 하며 한식을 발전시켜 나갈 때비로소 전 세계인들은 한식에 더 열린 태도를 갖게 되지 않을까문화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교류함으로써 더욱 풍성해지는 것임을 21세기의 인류는 하루가 다르게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수>


<깨끗이 씻은 고수. 이대로 쌈으로 먹기도 한다>

<깨끗이 씻은 고수. 이대로 쌈으로 먹기도 한다>


※ 사진 출처통신원 촬영




박지윤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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