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하와이 주립대, 산호 백화 현상 방지 연구에 박차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2.28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하와이는 오래전부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유지하며 자기만의 색깔을 지키는 데 심혈을 기울여 온 대표적 지역이다.


미국 본토 출신의 주민들 외에도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정착한 미국 내 이민 종가로 꼽히는 이곳은 다양한 인종과 민족 구성만큼이나 다양한 자연환경을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하와이 오아후섬의 마노아 일대에는 토착종과 외래종 식물이 어우러져 완성한 신비한 풍광을 목격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유명할 정도다.


@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하지만 이런 명성을 가진 하와이도 최근 심각한 수준에 이른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 오염, 남획 등으로 인해 해양 환경에 큰 위협을 받는 상태다.

이를 위해 하와이 주립대학교 마노아캠퍼스 학자들이 나서 미래의 해양 조건에 견딜 수 있는 일명 '슈퍼 산호초' 만들기에 힘을 모으고 있어 화제다.

즉, 변화하는 해양 환경에 견디는 능력과 수용력을 가진 산호들을 이용해 슈퍼 산호초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를 이끄는 하와이 주립대 연구팀의 해양 생물학 연구소장 루스 게이츠 박사는 "모든 산호초가 똑같지 않다."면서 "자연환경 변화에 특별히 더 강한 슈퍼 산호를 개발해 이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네오헤 만의 28에이커 규모의 넓이의 자연환경을 활용, 게이츠 박사와 연구팀은 자연환경 변화와 이에 견디기 위한 회복력이 강한 산호들을 교배하는 연구를 실행 중이다.


  @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 하와이 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의 연구팀이 산호의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하와이 주립대학교.


카네오헤 만은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각종 산업화로 인한 오염이 심각했던 지역으로 오래도록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됐던 반면 이곳에서 필사적으로 살아남은 산호들은 일반 산호 대비 온도와 산성도가 높은 바다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활용해 슈퍼산호를 반복적으로 교배, 유전자 기술 등을 통해 더욱 강한 종자를 확보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것.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의 외부 DNA를 강제적으로 삽입하는 GMO 방식의 연구와는 차원이 다른 친환경적인 연구 방법이 도입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진화적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에 강한 사례를 모아서 진화를 가속화 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슈퍼 산호 개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 폴 알렌의 가족 재단이 후원해오고 있다. 즉, 대규모 기금 마련을 통해 수온 상승에 내성을 지닌 개체가 늘어나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실험실에서 온난화의 영향을 잘 견디는 개체를 만들고 이를 실제 바다에 자생시키는 내용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이 산호의 진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와이 연구팀은 다수의 산호 중 자연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강한 형질을 이어받은 개체를 선택해 번식시킨 뒤 실험 개체를 온도 상승에 노출 시켜 열에 강한 형질을 개발하는 순응 훈련을 이어왔다. 연구팀은 각 산호에 필수영양소를 제공하는 조류를 수정하여 관찰하는 기간을 장기간 끊임없이 지속하며 연구 결과의 확실성을 보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생물연구소는 슈퍼 산호 개발이 지난 5년 동안 이론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며, 실험실에서 자란 산호가 실제 환경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확인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년간 이어온 연구 결과 향후 개발이 완성될 슈퍼 산호를 활용해 백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카네오헤만에 이식을 시도할 전망이다. 대규모 슈퍼 산호 이식이 성공할 경우, 슈퍼 산호가 향후 기후 변화에도 지속적인 번식을 통해 이 일대 수중 환경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를 겨냥해 슈퍼 산호 개발이 과학자들의 인위적인 사고방식에서 이어진 자연 간섭 행위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해양생물연구소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는 없다."면서 "산호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시기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15년 하와이 산호 회복 연구소(CRL)가 발표한 논문에서 시작됐다. 당시 논문에는 '산호는 수온이 올라가면 몸에 붙은 색조류가 떨어져 나가며 표백 현상이 일어나며 색조류는 산호 몸에 공생하며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색조류가 사라진 산호는 몸이 하얗게 변하며 말라 죽는다.'라는 당시로는 매우 놀라운 연구 결과가 담겨 있었다.

이 논문은 산호 백화 현상이 일어난 지역에서 살아남은 산호초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번식시켜서 온난화에 대응해 가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특히 이 논문이 공개된 직후 오스트레일리아의 북동쪽 해안에서 발견된 산호 중 절반 이상이 백화현상을 겪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실제로 확인돼 논란은 가중됐다. 백화 현상은 산호가 죽어가고 있다는 신호인데, 산호 자체가 가진 색깔 대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높아지고 바다 산성화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산호의 뼈대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 바로 백화현상이다.

이 지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초 지대라는 점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로 불리는데, 이 지역 일대에 가장 광범위한 백화 현상이 보고됐던 것.

때문에 학계와 언론계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추가 연구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이 잇따르기도 했다.

백화 현상을 겪는 산호초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해양 생물 종의 약 4분의 1이 산호초에 의존해 생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호초의 죽음은 곧 바다 생태계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하와이 생물연구소는 카네오헤만의 산호초가 전 세계의 산호를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백화현상을 겪는 산호초들을 구할 방안을 마련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임지연
[미국/하와이] 임지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2, 3, 4, 5, 6기
현) 서울신문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수요 칼럼 연재 중
미국 호놀룰루 통신원
조선일보 ‘임지연 기자의 중국육아(교육분야)’ 칼럼 연재
경력) 아시아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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