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돌아보면, 가장 인기 있었던 한류 콘텐츠와 대표 키워드는 <오징어 게임>이었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대화의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 드라마 속 게임들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화제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입증하는 여러 가지 이슈도 수도 타슈켄트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진행 요원 복장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 속 진행 요원이 출몰했다는 몇몇 거리에는 이들을 혹시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자리를 맴돌거나 서성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징어 게임> 진행 요원을 촬영한 사람들은 앞다투어 틱톡과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영상을 게재하고 있으며, 조회수 역시 높은 편이다.

<'오징어 게임' 속 진행 요원 복장 - 출처 : 텔레그램(@tezkor_livebot)>

<오징어 게임> 속 진행 요원들이 착용한 가면에 그려진 동그라미, 세모, 네모(○△□) 문양은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치러진 선거 독려 홍보용으로도 활용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에 주목할 만하다.

<'오징어 게임' 속 모형을 활용해 선거 독려 홍보영상을 제작한 거리의 화가 작품 – 출처 : Скриншот из видео>

<오징어 게임> 진행요원 코스튬이 인기를 끌자 의상 대여점들은 하나둘씩 복장을 진열해 놓고 있다. 연말을 맞아 대학교 직장에서 생일, 깜짝 축하무대용 의상으로 인기가 높다. 한편, 대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빠지지 않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플레시몹 등, 단체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진행 요원 복장 대여점 - 출처 : 통신원 촬영>

<대학교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 - 출처 : http://tkti.uz)

<오징어 게임> 속 게임들을 행사 프로그램에 추가한 후 예상 이상의 인원이 참가해 방역 수칙 및 거리두기 준수에 난항을 겪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신청 인원을 모두 다 수용하지 못해 이틀에 나누어 대학 행사를 진행하거나 시간 차이를 두고 진행하기도 해 <오징어 게임> 효과가 만만치 않음을 증명했다.

더욱이 우즈베키스탄 최대 민영 방송국 《ZOR TV》는 <오징어 게임>을 포맷으로 한 프로그램 <도난당한 마스크(O'G'IRLANGAN NIQOB)>를 TV 쇼 형태로 제작하여 방영햘 예정이다. 마스크를 쓴 진행자는 마스크를 도난당한 후 현상금을 내걸고 마스크의 행방을 쫓는다. 마스크를 찾은 이에게는 자동차와 상금이 주어진다. <도난당한 마스크> 참가자들은 유명인부터 일반인까지, 총 100여 명이 참가한다. 사전 신청에는 1,000여 명이 몰려 10: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오징어 게임’을 포맷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 ‘도난당한 마스크’ - 출처 : https://zortv.uz/>

특히 현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 유튜버들에게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들은 주요 콘텐츠로, 영상의 흥행을 보증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 속에서는 정확한 한국어가 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어를 따라 하고 흥얼거리는 게이머와 그들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이모티콘 역시 우즈베키스탄 내 이용률이 높은 메신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징어 게임' 캐릭터와 러시아 유명 게임 유튜버 - 출처 : 유튜브 채널(@EdisonPts)>

<메신저 프로그램 속 이모티콘(우) – 출처 : 텔레그램>

<오징어 게임>에 이어 넷플릭스와 유튜브, 애플 등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서도 추천 한국 드라마를 찾아보는 등, 한국 드라마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내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온라인을 통한 한류의 저변 확대와 대중성 획득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 성명 : 이명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우즈베키스탄/타슈겐트 통신원]
• 약력 : 현) KBS 라디오 '한민족 하나로' 통신원, 고려신문 기자 우즈-한 친선 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