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터키에서 새 둥지를 튼 유튜버 '기러기애미' 유예슬 씨와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1.04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터키 생활문화 체험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두 해가 넘어가자, 유튜버들이 터키로 입국해 현지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현지에서 한 달 살기, 혹은 세 달 살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전에 유명 관광지를 단순히 소개했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들이 좌충우돌하면서 현지에서 체험하는 하루하루의 영상들은 터키로 여행을 오지 못하는 이들로 하여금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 주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최근 터키 리라 환율 폭락으로 ‘만원으로 하루 살기’, ‘만원으로 과일 사기’와 같은 현지에서의 값싼 물가 체험 영상 콘텐츠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터키 환율의 폭락은 지난 2018년에도 있었다. 당시에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나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 매장 앞에서 줄지어 있는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임을 감안하면,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터키에서 한달 살기’와 같은 시도들은 과거와 같이 단순히 값싼 현지 물가 정보나 추천 여행지를 소개해 주었던 때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다. 일정기간 동안 터키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의 음식과 생활 문화들을 깊이 체험해 본다.


<유튜브 채널 ’기러기애미’ 메인 화면 – 출처 : 유튜브 채널 @기러기애미>

<유튜브 채널 ’기러기애미’ 메인 화면 – 출처 : 유튜브 채널 @기러기애미>


통신원은 인플루언서들이 올리고 있는 터키 현지 생활 체험 영상들 가운데 채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기러기애미’라는 채널 이름으로 터키 살기 영상을 올리고 있는 유예슬 씨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한 달 혹은 세 달 정도 단기간 머물면서 자신이 체험하는 현지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예슬 씨는 터키에서 1년 이상을 정착하기 위해서 ‘이카멧’이라고 하는 체류 허가 거주증까지 신청 했다. 터키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보다 깊이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예슬씨의 콘텐츠 영상들이 필자의 눈에 들어온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예슬씨는 터키에 오기 전에도 뉴질랜드와 호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수년씩 정착하면서 다양한 현지 문화들을 체험했다고 한다. 통신원은 터키에서 둥지를 튼 ‘기러기애미’, 예슬 씨를 찾아가 여느 유튜버들과는 다른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이스탄불에서 약 10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코자엘리 주이다. 코자엘리는 인구 2백만명의 터키에서는 산업 중심도시이다. 하지만 예슬씨가 터키에서의 첫 보금자리를 튼 곳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다 알고 지낼 정도로 작은 한적한 마을이었다. 통신원은 ‘기러기애미’, 예슬 씨의 하루 일상을 동행 취재하면서 그녀가 체험하고 있는 터키 문화에 대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기러기애미’ 유튜브 채널 운영자 유예슬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기러기애미’ 유튜브 채널 운영자 유예슬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네, 저는 ‘기러기애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유예슬입니다. 아들 셋과 함께 살고 있는 돌싱맘입니다. 인터넷 보안이나 프로그램, 영상 제작 IT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입니다. 유튜브 채널을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는요. 저희 아이들과 현지에서 살아가는 문화 체험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개인 블로그에 올렸는데 생각지도 않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채널 이름을 ‘기러기애미’라고 한 것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국가들을 옮겨 다니면서 산다고 해서 지은 거예요. 지금까지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를 거쳐 터키까지 오게 됐네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많이 위축된 시기인데요. 특별히 이 시기에 터키로 새 둥지를 튼 이유가 있는지요?

‘기러기애미’ 유튜브 영상 콘텐츠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 목적으로 지역을 옮기지는 않아요. 물론 한 지역에 머물면서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앞으로 새롭게 머물게 될 국가나 도시를 정했다면, 그곳에서 오랜 기간을 정착하는 편입니다. 전에 뉴질랜드에서 거주했을 때는 비염 때문에 너무 고생을 했습니다. 다른 국가로 이민을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코로나 시기 중인데도 터키로 오게 된 것이고요. 터키 기후가 저에게 맞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말 다행하게도 비염 증상이 아주 좋아졌어요. 세 아들들도 백종원 씨가 소개했던 터키 카이막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터키에서의 생활에 대해 일단 중간 평가를 해 보면 만족합니다.


<예슬 씨가 새롭게 배우고 있는 터키 현지 생활 문화 – 출처 : 통신원 촬영>

<예슬 씨가 새롭게 배우고 있는 터키 현지 생활 문화 – 출처 : 통신원 촬영>


예슬씨는 여느 유튜버들과는 달리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함께 오랜 기간을 머물면서 경험하는 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려면 그만큼 어려울 텐데, 그렇게 어려운 시도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유튜버이니까 영상 조회수가 많이 나오면 좋을 거예요. 하지만 처음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동기도 그랬지만, 지금도 저는 세 아들들과의 하루하루의 추억들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간직하고 싶기 때문에 영상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쳐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니까, 인도네시아에서 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현지인들이 사는 것과 똑같이 지붕이 없는 집에서도 살아 봤거든요. 인도네시아는 비가 자주 오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그냥 다 맞고 자는 거예요. 인도네시아에서 그렇게 힘들어 보니까 그 다음부터는 부딪히는 모든 일들이 쉽고 재미있어졌습니다. 제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이유도 먼 훗날에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요. 이왕이면 언제 다시 보더라도 보람 있는 영상을 찍고 싶어요. 그런 이유 때문에 ‘기러기애미’ 채널에는 잠깐 재미있는 흥미 위주의 영상보다 어렵지만 아이들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영상들이 많습니다.


<예슬 씨 세 아들 숀(첫째), 타이거(둘째), 레오(셋째), 인도네시아 시절 모습 – 출처 : 유예슬 씨 제공>

<예슬 씨 세 아들 숀(첫째), 타이거(둘째), 레오(셋째), 인도네시아 시절 모습 – 출처 : 유예슬 씨 제공>


예슬 씨가 터키에서 올리는 영상 콘텐츠들은 주로 어떤 주제들인가요?

터키에 온 지는 이제 한 달 정도 됐습니다. 기존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개발된 관광지나 유명한 음식들이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찾고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가고 있어요. 사실, 진짜 현지 문화는 사람들의 입맛과 눈의 즐거움에 맞게 가꾸어 놓은 것들이 아니잖아요. 그런 것들은 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간접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고요. 터키에 와서 처음 정착한 코자엘리라는 도시는 아주 큰 도시인데 반해, 저희가 머물고 있는 지역은 아주 작은 시골 동네입니다. 정말 이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들과 숨겨진 명소들을 찾아가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부들의 관심사인 현지 시장 물가나 재래 시장 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튜버 예슬 씨가 터키 재래시장 물가를 촬영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유튜버 예슬 씨가 터키 재래시장 물가를 촬영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예슬 씨가 경험하고 있는 터키는 어떤 곳인가요?

입국 심사를 모두 마치고 터키 땅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때는 터키라는 나라가 처음이었을 뿐 아니라, 터키어도 전혀 할 줄 몰랐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제가 머물 동네까지는 어떻게 해서 왔는데, 워낙 시골이라 동네라서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부탁을 하고 또 했습니다. 한 분이 자기가 아는 동네도 아닌데, 끝까지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결국 저희가 예약한 숙소까지 데려다주던 모습이 생생해요. 터키에서 처음 만났던 분이 그렇게 친절하게 도움을 주셔서 그랬는지, 각박한 세상에서 친절한 터키인들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현재 머무는 동네에서 주민들이 예슬 씨에 대해, 그리고 나아가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터키에서 제가 묵고 있는 이 동네는 이전에 한국인들이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들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놀랍게도 저희가 이 집을 나간 다음 예약자도 한국 분이 오시게 되는데요. ‘기러기애미’ 채널 영상을 보신 분이 바로 이어서 한달 예약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제 기러기처럼 터키 또 다른 지역으로 보금자리를 옮기지만 뒤에 오실 한국 분들을 위해 터키 현지인들과 잘 지낸 것 같아서 큰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예슬 씨는 디지털 노머드로 IT 관련 일을 하면서 세 아들과도 함께 틈틈이 놀이교육을 한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예슬 씨는 디지털 노머드로 IT 관련 일을 하면서 세 아들과도 함께 틈틈이 놀이교육을 한다. - 출처: 통신원 촬영>


‘기러기애미’ 채널 구독자들의 반응과 예슬 씨가 터키에서의 영상을 통해서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기러기애미’ 채널 구독자들은 이전에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 호주에 있었을 때부터 지켜봐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민자이다 보니까, 국내보다는 다른 해외 국가들에서 시청을 많이 해 주시더라고요. 같은 이민자로서 겪는 고충들을 영상을 보면서 많이 공감을 해 주십니다. 유튜브 채널 분석 카테고리에 들어가서 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채널을 시청해 주시고 제가 터키에 온 뒤부터는 유럽 국가들에서도 많은 조회수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댓글들을 통해서도 구독자들의 반응을 알 수가 있는데요. 터키에서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러기애미’ 채널 영상들을 보면서 자신들도 큰 힘을 얻는다고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시는데요. 저희가 좌충우돌 하면서 다시 또 일어서는 모습들을 보면서, 한 번 더 웃고 여러분도 힘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구독자의 증가와 그로 인한 수익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통신원이 취재한 ‘기러기애미’ 예슬 씨도 아들 셋을 혼자서 양육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예슬 씨가 유튜버로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올리는 이유는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들을 먼 훗날에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어서이다. 이제 ‘기러기애미’, 예슬 씨는 터키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예슬 씨는 앞으로 정착하게 될 그 곳에서도 터키 현지인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그들과 같은 생활 양식을 경험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통신원과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바라기는 예슬씨가 터키에서 또 다시 새롭게 경험하게 될 도전들이 코로나19로 많이 지쳐 있는 이들에게는 큰 용기와 힘이 되어 주기를 응원하고 싶다.


※ 참고자료
‘기러기애미’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ubNOguXQZzk90oVfH3Sf_A/videos




임병인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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