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통한 양국의 교류는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뿐 아니라 각 국가 혹은 지역 리그를 오가는 개인 선수들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 메이저 야구 팀인 MLB, 영국 축구 프리미어 리그 (Premier League)와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경기인 E-스포츠의 영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박지성, 손흥민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질 때마다 외신들이 집중했던 것은 스포츠와 선수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양국의 우정과 관계에 관한 스토리들이다.
캐나다와 한국 스포츠 교류에 있어서 류현진 선수를 빼 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LA 다저스팀에서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초로 사이 영상 3위를 기록했던 류현진 선수는 2019년 12월 자유 계약선수(FA)로 토론토 블루 제이스(Toronto Blue jays)와 4년간 총액 8,000만 달러(약 955억원)로 계약을 맺었다. 류현진 선수가 토론토 블루 제이스 입단이 확정되면서부터 캐나다 야구 팬들 뿐 아니라 마치 캐나다 전체가 들썩이는 것처럼, 캐나다 주요 언론들은 팀의 에이스가 될 류현진 선수와 한국에 대한 여러 기사들을 쏟아 내기에 분주했다.
블루 제이스는 토론토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야구팀이지만 미국과 달리 캐나다 전체에 프로 야구팀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캐나다 전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당시 류현진 선수는 LA 다저스 팀에서 방어율 2.32 기록과 사이영상(Cy Young Award, 메이저리그에서 각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옇는 상) 후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토론토의 변화를 꿈꾸는 야구팬들에게 큰 기대를 모으게 했다. 당시 토론토 블루 제이스의 구단주인 마크 샤피로(Mark Shapiro) 역시 류현진 선수로 인한 기대를 한껏 내비치기도 했고, 블루제이스 팀 미디어 담당 매니저 라이언 브라운(Ryan Brown)은 이메일을 통해 류현진 선수의 토론토팀 합류로 인해 한국과 캐나다의 스포츠 교류에 기대와 관심이 많다고 언급했다.
당시 류현진 선수의 입단식, 기자회견 등은 실시간으로 방송되었고, 류현진 선수의 유니폼으로 99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류현진 선수 유니폼을 샀다는 인증샷이 올라왔고, 토론토 내 한인들의 자발적인 응원과 예매가 이어졌다. 또한 ‘류현진 선수에게 기대되는 역할에 관한 분석’, ‘류현진 선수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 ‘토론토 한인들의 반응’ 등 다양한 제목을 달고, 캐나다 현지 로컬 미디어들의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 선수 입단식 모습 출처 – 출처 : THE CANADIAN PRESS/Cole Burston>
하지만 2년이란 시간이 지난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 자체가 열리지 못했고, 토론토 홈구장이 아닌 곳에서 경기를 치르다가 2년이 지난 2021년 7월이 되어서야 토론토 홈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결국 블루 제이스는 가을 야구인 포스트 시즌에 합류할 수 없었고, 여기에는 류현진 선수의 경기 성적이 아쉬웠던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류현진 선수는 개인 최다승을 기록했지만 최다 패배를 기록하기도 한 2021년이었고, 결국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마무리하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팀의 에이스로 시작했던 2019년에 비해 지금은 4선발, 5선발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류현진 선수에 대한 토론토팀과 캐나다의 기대 또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선수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더 활발해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스포츠 매체, 팬사이디드의 기사 - 출처 : 팬사이디드>
이러한 시점에 최근, 팬덤 중심의 네트워크인 《팬사이디드(FanSided)》의 한 언론인이 토론토 블루 제이스가 한국을 향해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하였다. 그는 류현진을 중심으로 한국인들과 한국 기업의 관심을 끌기 위해 토론토 측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마케팅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도 하였다.
기사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의 마케팅을 소개했다. 즉 토트넘 핫스퍼는 광복절,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한국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리미어 리그 팀이 되었고, 한국 기업로부터 스폰서 계약을 받고, 의류 판매 계약 등을 성공시키기도 하면서 한국과 영국의 교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캐나다 프랜치 스포츠 매체인 《PASSION MLB》, 《샤를 브리즈보아(Charles-Alexis Brisebois)》도 주목하는 사안이었다. 프랑스계 캐나다 야구 컬럼리스트인 기자는 토론토 블루 제이스 팀의 한국인 팬층을 넓히기 위해 앞서 주장된 마케팅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류현진 선수가 토론토에 영입되면서 토론토 블루 제이스 조직 자체가 바뀌고 클럽의 깊이가 생겼으며,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 선수가 2019년 블루 제이스 팀에 처음 합류할 때, 많은 이들이 한국과 캐나다 간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캐나다 현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류현진 선수를 중심으로 한 캐나다 측 마케팅이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해지고 류현진 선수 역시 2022년을 잘 준비한다면, 앞으로 캐나다와 한국의 스포츠 교류는 희망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참고자료
https://jaysjournal.com/2021/12/27/blue-jays-lets-stop-ignoring-one-complete-marketing-failure/
https://lookcharms.com/marketing-blue-jays-must-take-more-advantage-of-hyun-jin-ryu/
https://passionmlb.com/2021/12/marketing-les-blue-jays-doivent-plus-profiter-dhyun-jin-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