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태국에서 한국식 슈퍼마켓 창업 인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1.11

최근 태국에서 '보라마트(Bora Korean Mart)' 등 현지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식 슈퍼마켓 창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라마트'는 지난 2020년 방콕 중심지인 사톤의 한 골목가에서 시작된 한국식 슈퍼마켓이다. 한글 간판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내부에는 일반 태국 대형 마트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최신 한국산 식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으며, '한강 라면'으로 유명한 라면 끓이는 기계까지 구비되어 있어 가게 모습만 본다면 여기가 한국인지 태국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보라마트'는 빠른 시간 안에 큰 인기를 모았고 어느새 방콕시 곳곳에 지점을 열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라마트'는 첫 지점 창업 불과 2년 만에 방콕을 비롯한 치앙마이, 핫야이, 푸켓 등 태국 내 34개 지점으로 확대되었으며, 8개의 지점이 개업 준비 중으로 곧 42개 지점을 갖추게 된다. '보라마트' 외에도 '강남마트(Gangnam Mart)', '쏘울 코리아 타운(Soul Korea Town)' 등 요즘 방콕 시내에는 한국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면서 내외관까지 한국식으로 단장해, 태국 고객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형태의 슈퍼마켓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신원은 지난 1월 2일 오후 '보라마트'의 방콕 방나 지점을 찾았다. 개업한 지 약 3개월 된 이 매장 내부에는 10여 명의 고객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1, 2층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면적이 넓지 않아 입장을 위해서는 잠시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해야 했다. 종업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번호표를 나눠주며 대기를 부탁했다. 입장해보니 워낙 태국에서 인기가 높아 일반 마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불닭볶음면 등 한국 라면, 김치, 고추장, 된장, 쌈장 등 기본 한식 식자재 외에도 '보라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김밥 브랜드 '김밥킹'의 김밥과 '오레오 오즈' 등 한국산 씨리얼, 다양한 신상 라면, 과자, 주류 등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30대의 제인 씨는 “코로나19 이전 한국의 눈을 구경하러 겨울에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편의점에서 사 먹었던 '도시락' 라면을 다시 먹고 싶어 보라마트를 찾았다”며 장바구니를 통신원에게 보여줬다. 장바구니에는 '도시락' 라면 외에도 짜장라면, 브라우니 과자, 과일맛 막걸리 등 한국 식품이 가득 담겨있었다.


<보라마트 방나점의 외관(상)과 보라마트에서 판매하는 김밥 브랜드 '김밥킹'(하) - 출처 : 통신원 촬영>

<보라마트 방나점의 외관(상)과 보라마트에서 판매하는 김밥 브랜드 '김밥킹'(하)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 같은 '한국식 슈퍼마켓'의 유행은, 태국에서 한국산 식품 유통이 얼마나 대중화되었는지 보여준다. 불과 4, 5년 전만 하더라도, 다양한 한국산 식품을 구하려면 방콕 코리아타운 내 교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을 찾아야 했으며, 최신 출시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류와 한국관광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방콕 시내에 대형 한국 식품점이 몇 군데 생겼지만 주로 교민 또는 한식당 대상의 배달 위주였다. 이후 '불닭볶음면'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세븐일레븐 등 현지 소매점에서도 유통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이태원 클라쓰> 등 한식을 주요 소재로 다룬 한국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모으며 고추장, 소주, 스낵류 등 현지 소매점에서 유통되는 한국산 식품의 종류가 증가했다. 이제 현지 대형 마트에는 아예 한국산 식품만 진열한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이며,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는 태국에서 생산한 김치,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의 한식이 즉석식품 코너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이제는 한국산 식품이 대중화되자 한국과 똑같이 최신 한국 식품을 판매하면서, 내외부 인테리어까지 한국을 표방한 '한국식 슈퍼마켓'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라마켓이 판매하는 다양한 한국산 라면(상)과 손님으로 가득 찬 내부(하) - 출처 : 통신원 촬영>

<보라마켓이 판매하는 다양한 한국산 라면(상)과 손님으로 가득 찬 내부(하) - 출처 : 통신원 촬영>


《끄룽텝 투라낏》, 《롱툰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라마트'는 인테리어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하우(실명: 차이타왓 찌란야꾼)' 씨와 두 명의 누나에 의해 시작됐다. '하우' 씨의 누나 '보우' 씨는 식품 가공공장과 수입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또 다른 누나 '낫' 씨는 현재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지자 태국 내 한국 드라마와 한식의 인기에 착안해 '김밥킹'을 먼저 시작했고, 곧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힙입어 '보라마트'를 창업했다. 이들 가족이 행운의 색깔로 생각하는 보라색을 상호로 내세웠으며, 자신들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사업의 이점을 활용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한국 관광이 불가능해졌지만, 재택 생활 일반화로 오히려 한국산 콘텐츠의 시청은 더욱 늘어나고 있던 시점이었다. '보라마트'는 큰 성공을 거뒀고, 하우 씨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태국 곳곳에 프랜차이즈 지점을 열게 해달라는 요청이 줄이었다고 한다. 하우 씨는 본업 외에도 현재 2명의 친구들과 함께 보라마트 사업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끄룽텝 투라낏》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류의 유행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산 드라마 시청이 과거보다 훨씬 간편해졌으며, 한국 드라마의 시청자들은 한국산 상품, 특히 한국 식품의 팬이 된다. 한국산 식품은 정말 맛있으며, 높은 수준의 디저트 류들이 많다”고 한국산 식품 유통사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또한 이들은 “우리 매장은 한국 드라마 인기에 따라 주력 상품을 바꾸고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 <빈센조>가 큰 인기를 모으던 2021년에는 막걸리의 판매량이 높았으며, 여전히 잘 팔리는 상품”이라며 한류와 한국산 식품 사이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하우' 씨의 누나, '낫' 씨가 한국에 출시된 최신 상품 중 인기 상품을 빠르게 파악해 알려주는 것 또한 이들 사업 성공의 비결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 공연계 등 많은 산업이 직격타를 받은 가운데, 오히려 틈새시장을 겨냥해 사업 성공을 거두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태국의 한국식 슈퍼마켓 붐 역시 한류 유행은 여전하나 한국 관광이 어려운 점을 활용한 성공사례이다. 또한 현지에 한국산 상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 참고자료
《끄룽텝 투라낏》 (21. 8. 30.)
<ดู ‘ซีรีส์เกาหลี’ แล้วอิน หาของกินได้ที่ ‘โบรา โคเรียน มาร์ท’>, https://www.bangkokbiznews.com/lifestyle/957424


《롱툰걸》 (21. 12. 7.)
<Bora Korean Mart ร้านขายสินค้าเกาหลี ที่เปิดมาเพียง 1 ปี แต่ขยายสาขาได้ 40 แห่ง>, https://www.longtungirl.com/5494



방지현

  •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석사(동남아시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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