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콜롬비아의 새해 풍습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1.18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휴일은 4월의 부활절을 전후한 세마나산타와 12월의 크리스마스 근처의 연말이다이 두 휴일 간 대부분의 학교는 2주간 방학을 하며이 기간을 활용하여 대다수의 가족들이 모이거나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다새해에 해돋이를 보러 정동진을 가는 것이 한국의 흔한 새해맞이 풍경이라면콜롬비아에서도 가족 또는 친구끼리 모여서 하는 여러 새해맞이 풍습들이 있다그중 흥미롭다고 느낀 몇 가지 풍습을 소개하고자 한다.


<콜롬비아 새해맞이 키트 - 출처 : 통신원 촬영>

<콜롬비아 새해맞이 키트 - 출처 : 통신원 촬영>


1. 12시에 포도 12알 먹기

콜롬비아에는 새해의 자정에 울리는 12번의 시계 종소리에 맞춰 12알의 포도를 먹는 풍습이 있다단순히 포도알을 종소리에 맞춰 먹는 게 아니라 포도 한 알마다 마음 속으로 소원 한 개를 생각하며 먹는다고 한다생각보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 간격이 짧아서 미리 소원을 생각해놓지 않으면 포도 먹으랴 소원 빌랴 생각보다 정신없는 새해를 맞이할 수도 있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미리 12개의 소원을 메모해 두기도 한다.


2. '작년(El año viejo) 인형' 태우기

<콜롬비아 새해맞이 키트 구성품 작년 인형, 여행 가방, 포도, 노란 속옷, 돈 - 출처 : 통신원 촬영>

<콜롬비아 새해맞이 키트 구성품 작년 인형, 여행 가방, 포도, 노란 속옷, 돈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한 해의 안 좋았던 일들과 부정적인 기운을 모두 털어버리고 새롭고 행복한 새해가 오기를 기원하는 작년 인형(año viejo)’ 태우기 역시 콜롬비아의 주요 새해맞이 전통이다이는 콜롬비아뿐 아니라 많은 중남미 문화에서 공유하는 풍습이기도 한데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공터에 허수아비 같은 크기의 인형을 함께 태우는가 하면아파트나 가정집에서는 작은 사이즈의 인형을 베란다에서 태우기도 한다실제 사진 속 인형을 잘 보면 인형을 태우기 위한 성냥이 바지 주머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인형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부는 주로 쉽게 타는 재료로 만들어져있어서 손쉽게 발화하고 연소한다.

 

3. <El Año Viejo> 노래 듣기

작년 인형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노래인 <El Año Viejo>저는 좋은 일이 많이 있었던 지난 한 해를 잊지 않아요(Yo no olvido al año viejo que me ha dejado cosas muy buenas)”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이다지난 한 해에 감사하는 내용을 담은 이 노래는 크레센시오 살세도(Crescencio Salcedo)가 곡을 쓰고 콜롬비아 파스토에서 태어나 멕시코로 귀화한 가수 토니 카마르고(Tony Camargo)1953년 발표했으며콜롬비아뿐 아니라 중남미 대다수의 국가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듣는 노래이다.

 

4. 새해에 소망하는 것들을 가까이 놓기

여행을 많이 하는 한 해를 원하는 사람들은 자정에 여행 가방을 들거나 캐리어를 끌고 집이나 집 근처를 한 바퀴 돌기도 하고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지갑에 돈을 많이 넣어 두는 등 새해에 이루고 싶은 것들을 가까이 두는 것 역시 전통 중 하나이다.

 

5. 감자 고르기

감자 고르기는 새해의 금전운을 말해주는 전통이다먼저감자 세 개를 준비한다하나는 껍질째또 하나는 껍질을 반 정도만 벗긴 채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껍질을 완전히 벗긴 채로 준비한다준비된 감자를 침대나 의자 밑에 던진다그리고 보지 않고 감자 하나를 잡는다이때 껍질이 있는 감자를 고르면 새해에 금전운이 좋은 반면껍질이 벗겨진 감자를 고르면 금전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한다.

 

6. 행운을 기원하는 풍습

새해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일부 콜롬비아 사람들은 노란 속옷을 입고 새해를 맞이하기도 한다바지 주머니에 렌틸콩을 가득 넣어 두는 것 역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7. 연인을 찾기위해 탁자 아래로 들어가기

이성친구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눈여겨볼만한 전통이 있다새해에 테이블이나 탁자 아래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는데이는 싱글들이 새해에 연인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긴 전통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차가운 햄 먹기 등 새해를 맞이하며 하는 다양한 전통들이 있지만 점점 간소화되고 있는 추세이다특히코로나로 인해 예전에 비해 대가족이 모이는 경우가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아쉽게 느껴진다어서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어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콜롬비아에 방문하여 현지인들과 새해맞이 풍습을 함께 하며 콜롬비아와 콜롬비아인들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한국의 전통 역시 공유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최민정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