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코리아타운>의 가사에도 나오는 라치몬트 빌리지(Larchmont Village)는 한인 타운에 가깝게 위치한 도심 속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로 독특한 레스토랑들도 여럿 들어서 있다. 통신원도 자주 가는 캐주얼한 식당 가운데 하나가 버거 라운지(Burger Lounge). 다른 패스트푸드 식당의 햄버거는 절대 입에 대지 않지만 버거 라운지의 버거는 가끔 생각난다. 건강한 식생활에 대해 종교처럼 지키는 게 많은 이들일지라도 버거 라운지의 햄버거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햄버거의 범주에 넣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집의 햄버거 패티(Patty)가 풀을 먹여 키운 소의 고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풀을 먹여 키운 쇠고기는 유전자 조작된 옥수수 사료를 키워 먹인 쇠고기보다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심플한 레시피와 환경에도 좋은 최고의 유기농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선보인다는 버거 라운지의 철학은 미국식 집밥의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들어 먹혔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의 1년 만에 들른 버거 라운지에서 햄버거와 함께 먹을 프렌치프라이를 주문하다가 깜짝 놀랐다. 프렌치프라이에 곁들여주는 7가지의 다양한 소스에 떡 하니 고추장 소스가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전드 아일랜드(1000 Island), 랜치(Ranch), 비건 랜치(Vegan Ranch), 버팔로(Buffalo), 허니 머스타드(Honey Mustard), 바비큐(Barbeque)에 이어 스윗 고추장(Sweet Gochujang) 소스를 대하며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감격스럽기까지한 순간이었다.
함께 갔던 미국인 친구는 고추장 소스에 대해 통신원에게 묻더니 자신은 매운맛을 좋아한다며 7가지 소스 중 고추장 소스와 바비큐 소스를 골랐다. 영화 <펄프 픽션>을 보면 주인공들이 프랑스에서는 프렌치프라이에 마요네즈를 찍어먹는다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프렌치프라이는 자극 없는 평범한 감자 맛이 나는 만큼 함께 하는 소스는 얼마든지 자극적일 수도 있겠다. 버거 라운지의 스윗 고추장 소스는 말 그대로 달달했다. 그리고 약간의 신맛도 났고 점성은 고추장보다 훨씬 옅었다. 회덮밥 같은 곳에 많이 쓰이는 초고추장 느낌이 났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초고추장 맛도 아니다.
“손님들이 스윗 고추장 소스를 많이 찾고 좋아합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스들 외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소스를 더해서 7가지 소스를 정했는데요. 스윗 고추장 소스를 하나 더 달라고 하는 고객들이 요즘 부쩍 더 많아졌네요.”
옆 테이블의 고객들 역시 감자튀김을 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으며 “맵다(Hot)!”고 말하면서도 먹는 속도를 줄일 줄 모른다. 그동안 퓨전 레스토랑, 유러피안 레스토랑에서는 고추장 소스로 무친 연어 타르타르와 같은 고추장 치킨윙 등의 요리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미국적이고 새로운 유행에 둔감할 것 같은 햄버거 식당에서 가장 이국적인 스윗 고추장 소스를 선보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쿠킹더글로브닷컴(cookingtheglobe.com)에서는 고추장에 대해 “점성이 크고, 달고, 매운 한국의 소스로 양념, 소스, 스튜, 수프, 샐러드 등 어디에나 사용된다”고 설명하면서 “엄청나게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고추장을 이용한 대표적 음식으로는 비빔밥과 떡볶이를 예로 들었다. 고추장으로 떡볶이를 해 먹든, 프렌치프라이를 찍어 먹든 일단은 많이 소비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팸과 소시지로 부대찌개라는 독특한 코리안 퓨전 음식을 만들어낸 우리처럼 미국인들 역시 고추장 소스를 곁들인 프렌치프라이를 즐기며 지속적인 고추장 소비자, 한식 애호가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라치몬트 빌리지에 위치한 버거 라운지 외관>
<버거 라운지의 실내>
<버거 라운지의 필레오 버거(phileo burger)>
<버거 라운지의 클래식 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버거 라운지의 프렌치프라이>
<프렌치프라이에 곁들인 다양한 소스. 고추장 소스는 가장 오른쪽의 것>
<버거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소스 광고>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