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의 숨겨진 조력자 아빠들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1.20

독일 니더작센주에 있는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에는 소규모의 특별한 모임이 존재한다. 바로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아빠들의 모임이다. 모임 이름은 '독일에서 건강한 삶을 살자'는 의미로 독일어로 '건강'이라는 뜻의 게준트하이트(Gesundheit)라고 지었다.


많은 한글학교가 아빠보다 엄마 위주로 모임이 이루어지는 편인데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는 아빠들이 작은 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아빠들 역할이 큰 편이다.


과거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동안 기다리던 아빠들은 서로 어색한 사이였다. 한글학교 행사가 있던 어느 날, 아빠들이 식사하며 대화를 하다가 아빠들끼리 힘을 모아 한글학교에 도움을 주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는데 서로 친목도 다지면서, 학생들이 수업하는 동안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위한 서포터즈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평소 아빠들의 역할이 없었던 한글학교에 아빠들이 자발적으로 역할을 키우면서 한글학교의 대대적인 행사지원과 홍보, 아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위하여 시작된 모임이라고 한다.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아빠들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 음악가, 과학자 등의 직업과 개인이 가진 다양한 특기와 취미활동이 더해졌다. 그렇게 시작된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아빠들 모임 '게준트하이트'는 1년 6개월 동안 한글학교 내에서 다음과 같은 활동을 했다.



첫 번째, 스포츠와 악기 등 재능기부


매주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장소 Drachenjungen Zentrum에는 탁구대와 당구대, 그리고 다양한 악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아빠들은 개인의 취미와 특기를 살려서 배움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한다. 어떤 날은 탁구대에서 학생들에게 탁구 연습을 시키고, 함께 시합한다. 1년 반 전 처음 탁구를 처음 접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서로 탁구 시합을 즐길 정도로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스포츠와 악기 등 재능기부

스포츠와 악기 등 재능기부


아빠들에게 당구를 배우길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당구 규칙과 방법을 알려주면서 학생들과 아빠들이 서로 편을 나누어 시합하기도 한다. 당구 같은 경우에는 현재 연령대가 높은 학생들만 이용하고 있다.

음악을 전공한 아빠들과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는 아빠들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악기에 대해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다. 아빠들의 처음 계획은 학생들에게 틈틈이 악기를 가르치고 한글학교 전체 행사가 있을 때 학생들이 학부모님들 앞에서 악기 연주를 선보일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한다. 하루빨리 코로나 걱정 없이 한글학교 행사 때 학생들이 악기를 연주할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빠들의 재능기부


아빠들의 재능기부


두 번째, 한글학교 선생님과 임원진 서포트 및 행사 지원

'게준트하이트'는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를 위해서 노력해주는 선생님들과 임원진들을 서포트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매주 수업이 시작되기 전, 책상과 의자를 이동시키며 수업환경을 마련해준다. 또 아빠들이 돈을 모아서 커피를 선물하거나 학생들의 간식을 전달해 주기도 한다. 지난 12월 한글학교 종업식에서 게준트하이트가 주최하여 학부모님, 성인반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 임원진들에 감사선물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한글학교 선생님과 임원진의 노력으로 자녀들이 독일에서 한글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하였다. 이 행사는 선생님 및 임원진에 철저히 비밀로 했던 서프라이즈 행사였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선생님과 임원진들은 크게 감동했으며 뒤에서 항상 믿고 응원해주는 학부모님들 덕분에 앞으로도 더 열심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글학교 선생님과 임원진 서포트 및 행사 지원

 한글학교 선생님과 임원진 서포트 및 행사 지원


세 번째, 한글학교 가정 이삿짐 도움

독일에서는 이사할 때 이삿짐센터를 이용하기보다 개인적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도움이 절실함을 아는 게준트하이트는 한글학교 학생의 가정이 이사할 경우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1월 이사를 하는 가정에 게준트하이트 아빠들 8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삿짐을 함께 나르며 힘을 보탰다. 게준트하이트 아빠들의 도움으로 이사를 안전하게 끝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렇듯 지난 1년 6개월 동안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를 위해서 아빠들이 직·간접적인 지원을 많이 해왔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없는 도움으로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모든 학부모와 임원,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독일 내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지만 그만큼 한글학교 운영과 유지에 대한 학부모의 노력과 사랑은 큰 편이다.

또한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학생들은 엄마와 함께 와서 수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아빠와 함께 참여하고, 악기와 스포츠 활동도 함께 할 수 있어 더 기쁘다고 한다.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는 엄마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글학교가 아닌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성장해나가는 한글학교이다.


이상연
[독일/브라운슈바이크] 이상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한글학교 교사
경력) 어린이 요리교실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어린이 진로찾기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요리교실과 진로탐색 사회복지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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