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해시태그 '#VeryAsian' 열풍과 한계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1.21

최근 캐나다 공영 방송 《CBC》‘#VeryAsian’이라는 해시태그 열풍이 토론토 지역의 소매상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였다이는 지난 연초 한국계 《NBC》 앵커인 미셀 리(Michel Lee)가 새해에 만둣국을 먹었다고 발언한 것이 부적절하다며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미셀 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해시태그 ‘#VeryAsian’과 함께 문제의 음성메시지를 업로드했다그 후 많은 이들이 미셀 리와 아시안다움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을 응원하며, ‘#VeryAsian’이라는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CBC》 방송에서 주목한 토론토의 VeryAsian 이슈는 단순히 소셜 미디어에서 해시태그가 유행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매업에 이를 적용함으로자신의 사업 이미지를 새롭게 브랜딩하고 있는 아시안들의 사회운동을 조명했다.


<CBC 방송에 소개된 ‘#Veryasian’ 해시태그 운동 – 출처 : CBC>

<CBC 방송에 소개된 ‘#Veryasian’ 해시태그 운동 – 출처 : CBC>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베트남 빵집라라 베이크샵(La La Bakeshop)을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언(Brian Tran) 씨는 《C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베이커리 창문에 붙인 문구에 대해 밝혔다그는 아시안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고이번 이슈에 대한 아주 작은 저항 행위로 이 간판을 내걸었다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토론토 지역사회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그는 소셜 미디어의 해시태그 ‘#VeryAsian’를 차용하여 우리는 #VeryAsian 베이커리입니다>’ ‘두리안달걀 노른자말린 돼지고기 가루와 같은 재료를 사용합니다아시안 베이커리에 대한 질문을 해도 좋습니다라고 문구를 만들어 창문에 붙였다토론토의 베트남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중국계 캐나다인한국계 캐나다인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부터 이 문구들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브라이언 씨는 다가오는 음력 설을 앞두고 더욱 의미있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NBC의 한국계 앵커 미셸 리가 포스팅한 인종차별 발언 메시지와 해시태그 - 출처 : @VeryAsian Michelle 트위터>

<NBC의 한국계 앵커 미셸 리가 포스팅한 인종차별 발언 메시지와 해시태그 - 출처 : @VeryAsian Michelle 트위터>


<토론토 대학 미쉘 조 교수 인터뷰 - 출처 : CBC>

<토론토 대학 미쉘 조 교수 인터뷰 - 출처 : CBC>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교류그리고 캐나다 내 한류 현상은 다양한 퇴적물이 쌓인 결과이다어떤 이들은 한국문화의 오색찬란함을 현지인들이 이제야 알아보는 것뿐이라고 말하지만사실 한국이 겪은 격동의 역사방송 환경의 변화 및 유튜브 시대의 영상미와 같은 흐름 속에서 겹겹이 쌓인 여러 요인들이 현지의 한류의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한국보다 캐나다 이민역사가 오래된 중국과 일본베트남 등 기타 아시아계는 여러 인종차별을 겪었고목숨을 걸고 저항해왔다타자화된 이민자의 삶을 살아 내며 아시아계는 편견과 혐오에 대항했다한류는 이렇듯 아시안계와 함께 발전할 수 있었다한국적인 것한류 그리고 문화교류는 이러한 캐나다 내 지역사회의 역동적 움직임 위에 함께 놓여있다미쉘 조 교수가 언급한 캐나다 내 아시아인들의 연대는 이러한 맥락에서 단순히 정치적인 움직임 그 이상으로캐나다와 한국 문화교류의 밑거름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살해 사건애틀란타 스파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북미에서는 인종 차별을 경험한 수많은 아시안들이 혐오에 맞서기 위한 사회운동들이 전개하고 있다캐나다에서는 한국계 캐나다 학자들과 운동가들이 항운동의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이들은 아시안 혐오를 단편적인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캐나다의 다문화주의의 한계이자 착한 아시아인 신화를 만들어 낸 또 다른 결과물로 분석하고 있다토론토 대학의 미셀 조 교수도 해시태그 유행은 아시아의 자존심을 이야기하고아시아 혐오에 대한 해독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좀 더 지속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회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계 《NBC》 앵커의 만둣국 발언에서 시작한 ‘#VeryAsian’ 해시태그 유행과 토론토 라라 베이크샵의 작은 저항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읽어 낼 수 있다타 아시아인들과의 지역적인 연대 활동을 통해 캐나다 내 차별과 도전에 직면하고 함께 싸워가는 길은 더디지만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교류에 있어서 든든한 토양이 되며건강한 좌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 참고자료
https://www.cbc.ca/news/canada/toronto/very-asian-movement-embraced-in-toronto-1.6312541
https://theconversation.com/as-asian-canadian-scholars-we-must-stopasianhate-by-fighting-all-forms-of-racism-157743?fbclid=IwAR111Rf_zMsr-WvMgWIgH0OsSm2hJG_fhje35crV37qO3IUsi6SGiH0OHJU



 고한나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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