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유럽 최초 정규 한국학교 [모스크바한국학교] 장은미 교장 선생님 인터뷰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1.24

모스크바가 눈에 폭 덮인 날, 모스크바한국학교를 방문했다. 안정감 있는 울타리가 품고 있는 주황색 단아한 2층 건물이 그동안 귀로만 듣고 소문으로만 알던 모스크바한국학교다. 본교는 한국과 러시아 수교를 계기로 문을 연 유럽 최초의 정규 한국학교로 올해 2022년 개교 30년을 맞는다. 모스크바에서 처음 시작된 한국어 교육 기관이라는 깊은 의미와 30년 역사를 가진 본교 첫 방문이라 기대가 되었다. 코로나 시국에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육 기관에 낯선 사람의 방문이 학교 측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 미리 이 부분에 관해 문의했다. 방문 시간을 수업 후로 늦춰 방문을 허락받았다. 모스크바한국학교 정문을 지키는 러시아 아저씨는 외부인 신상을 꼼꼼히 확인한 후에야 학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셨다. 반가운 한국어로 아기자기 잘 꾸며진 복도와 교실들을 지나 2층 교장실에서 모스크바한국학교 장은미 교장 선생님을 드디어 만났다.


모스크바한국학교

모스크바한국학교


[질문 1] 스터디코리안은 전 세계 한글 교육 현장에 계신 교사들을 위한 사이트입니다. 모스크바한국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변 1]
모스크바한국학교 교장 장은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모스크바한국학교는 유럽에 세워진 유일한 정규 한국학교이며, 1990년 한·러 수교를 계기로 1992년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모스크바한국학교는 세계를 향해 꿈을 키워나갈 창의성과 세계 시민성을 갖춘 글로벌 한국인을 육성하기 위하여 학생들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계발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교육-세계 시민교육"의 이념과 정신의 실천으로 교육공동체가 모두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어린이(Creativity),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어린이(Consideration),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Challenge),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는 지혜로운 어린이(Culture)라는 교육목표 아래, 삼중언어(한국어, 영어, 러시아어)교육과 정체성 교육, 창의 과학 교육에 중점을 두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한국학교

모스크바한국학교


[질문 2] 모스크바한국학교 학생 및 학급 구성이 궁금합니다.

[답변 2] 학교 규모는 유치원 과정 3학급, 초등과정 6학급으로 학생 수는 약 100명 정도였으나 코로나로 인한 재외국민의 감소, 여권법 개정으로 동반비자 발급이 강화되어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어 현재 학생 수는 약 65명 정도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에 있는 34개교의 재외한국학교가 학생 수 감소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우수한 교육열과 열정으로 문제들을 해결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도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평소와 똑같이 하루 6교시, 7교시를 실시간 화상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에 필요한 자료나 교구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 버스로 배송해주어서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역은 말할 것도 없고요.


교실내 풍경

교실내 풍경


[질문 3] 모스크바한국학교 교장님의 교육 철학이 궁금합니다.

[답변 3] 저는 2020년 10월 초에 모스크바에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었고 국가 간의 문도 닫힌 상태였지요. 하지만 다행히도 제가 모스크바한국학교 교장으로 발령받자마자 몇 달 만에 항로가 다시 열려서 첫 비행기로 모스크바에 올 수 있었습니다. 약 34년간 학교와 교육청에서 교육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교육 경험을 통해 교육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에게 세계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살아가더라도 자신이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지금 바르게 배우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고 부탁합니다.


모스크바한국학교 교장


모스크바한국학교 교장


[질문 4] 마지막으로 전 세계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격려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4] 재외교육기관인 모스크바한국학교에서 근무할수록 재외동포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이제는 울타리 안의 인재만 키우는 시대가 아니며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인재를 키워야 하는데, 와서 보니 재외동포 교육을 위해 힘쓰는 한글학교의 역할과 선생님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입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문화를 익히는 것이고 언어와 문화를 자신의 중심에 두어야 배움이 가능하므로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중요하지만 쉽지 않지요. 그런 의미에서 전 세계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애쓰시는 우리 선생님들께 존경과 애정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낯설고 척박한 땅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뿌리 내려 꽃을 피우는 일이 어찌 쉽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그곳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디며 함께 걸어가시는 한글학교 선생님들께 큰 응원의 박수와 마음을 보냅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기꺼이 하시는 선생님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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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개교 30주년 모스크바한국학교 성장을 함께 기원합니다.

▶ 사진 제공: 통신원 촬영


서지연
[러시아/바로네즈] 서지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3, 4, 5, 6기
현) 러시아 바로네즈 한글학교 교장
경력) 청강문화산업대학 상담학 강사
러시아한글학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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