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터키 한류문화 전도사 김 호 사범과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2.04

터키 이즈미르에 있는 한태권도 도장에서 한류 문화행사가 열렸다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연일 6~7만 명의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에 한해 참가를 허용했다스무 명 정도가 이 행사에 참여했다프로그램으로는 터키 한류 팬들이 비빔밥과 김밥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한식 체험 행사와 윷놀이가 진행됐다이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화제의 장면으로 꼽히는 달고나 게임도 진행됐다.


<한태권도에서 열린 한류 문화행사 장면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태권도에서 열린 한류 문화행사 장면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태권도에서 열린 한류 문화행사 장면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내용 면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다른 한류 문화행사들과 다른 점은 없었다오히려 규모 면에서는 여느 행사들에 비해 작게 진행됐다하지만 그럼에도 위의 문화행사가 통신원의 시선을 끌었던 이유가 있다그 이유는 본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의 한류 문화 사랑이 매우 특별하기 때문이다한식 체험 행사와 우리나라 전통문화행사를 전체 주관한 사람은 터키에서 2006년부터 15년째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김호 사범이다터키에서 김 사범이 처음 정착하던 당시에는 한류 문화가 지금과 같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때였다게다가 유독 다른 해외 국가들의 문화를 낯설어하는 터키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전쟁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터키인들은 김호 사범이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호감을 가져주었다고 말한다그리고 2002 ·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터키가 나란히 3, 4위에 올랐던 것도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이점이 되었다고 한다김호 사범은 터키 태권도 협회에 등록되어있는 현지에서는 유일한 한국인 사범이다그는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국가 대표 어린이 시범단으로도 참가했을 정도로 실력도 겸비한 문화 전도사이다통신원은 이 같은 김호 사범의 특별한 한류 사랑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 위해서 위의 문화행사가 열린 현장에 다녀왔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6년부터 터키 이즈미르에서 이민을 시작해서 올해로 15년차를 맞았습니다. 체육관을 그 해 9월에 개관을 했으니까, 터키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 한 지도 15년째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저의 터키에서의 삶은 태권도와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태권도는 제가 터키에서 살아가는데 아주 큰 의미가 됩니다. 코로나19가 터키에 들어오기 전에는 100명 이상의 관원들이 태권도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50여 명의 관원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태권도로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김호 사범 – 출처 : 통신원 촬영>

<태권도로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김호 사범 – 출처 : 통신원 촬영>


태권도 도장에서 한식체험 행사를 준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저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터키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으로서 일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한식체험행사 당일에 온 친구들은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입니다한글은 2013년부터 태권도와는 별도로 터키인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태권도를 배우는 터키 학생들이 저에게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시작을 했는데요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일곱 반까지 나눠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김호 사범이 온라인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 – 출처 : 김호 사범 제공>

<김호 사범이 온라인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 – 출처 : 김호 사범 제공>


터키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지만 한글 교사가 되기 위해 한국 교원 3급 자격증까지 수료하게 됐습니다처음엔 태권도 하나만으로 터키인들에게 한류를 알렸는데자연스럽게 한국어와 한식까지 범위가 넓어졌습니다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체육관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는데요지금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동기나 목적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오는 학생들의 가장 큰 목적은 한국으로의 유학입니다한국 대학교에서 유학을 계획하고 있어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이러한 학생들은 한국 유학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한국어 외에도 토픽 시험에 대해서도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두 번째는 여행을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자신이 한국에 갔을 때영어보다는 한국어로 소통하고 문화를 더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싶어서 배우는 학생들이 많습니다세 번째는 한국드라마나 영화를 터키어 자막이 아닌 현지어로 직접 듣고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가 있고요마지막으로는 결혼이나 이민 정착보다는 남자 친구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싶어서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터키 학생들을 선별해서 한국을 다녀올 수 있는 항공권도 주신다고요?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터키 학생들에게 태권도와 한글을 가르치고 있지만반대로 터키 학생들이 한류를 사랑하고 좋아해 주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한류가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현지인들이 관심을 안 가져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거든요올해도 한 명의 학생을 선별해서 한국을 다녀올 수 있는 왕복 항공권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한국 항공권을 선물 받은 터키 수강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 항공권을 선물 받은 터키 수강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는 내 제자들이 한글을 배워서 한 번이라도 한국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언어를 책 속에서만 배우고 말면언젠가는 잊어버리잖아요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현지를 직접 방문해서 문화까지 체험해 본다면 그 언어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어를 배웠던 제자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요?

2013년 한글을 처음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입니다첫 번째 개강 반에서 이렘 츠라이 씨가 한글을 배웠습니다당시이렘 씨는 한국어를 이미 구사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대학교에서는 신문방송을 전공하고 터키 한 방송국에서 인턴 방송 기자를 하고 있었습니다여러 방면에서 재능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방송인 이렘씨 대학생 시절, 김호 사범에게 한국어 강의를 들었을 때 모습 – 출처 : 김호 사범 제공>

<방송인 이렘씨 대학생 시절, 김호 사범에게 한국어 강의를 들었을 때 모습 – 출처 : 김호 사범 제공>


저에게 한글을 배운 학생들이 모두 그랬지만이렘 씨 경우엔 한국어가 그에게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현재도 이렘 씨는 한국에서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요한국과 터키 사이에서 문화 사절단의 역할을 잘하고 있습니다지난 해에는 저에게 한글을 배운 학생들이 주터키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2021 케이팝 페스티벌 경연대회에서 보컬과 댄스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보컬 부문 1위(페리한 귤)와 댄스 부문 1위(아시아 챌래비) - 출처: 주터키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보컬 부문 1위(페리한 귤)와 댄스 부문 1위(아시아 챌래비) - 출처: 주터키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

<보컬 부문 1위(페리한 귤)와 댄스 부문 1위(아시아 챌래비) - 출처: 주터키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

<보컬 부문 1위(페리한 귤)와 댄스 부문 1위(아시아 챌래비) - 출처: 주터키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


저는 지금 사범으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하지만 이처럼 한류 팬들에게 우리나라 문화가 서로 연결되어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면이 일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앞으로 이들이 다양한 한국문화를 경험하고한국과 터키 사이에서 문화 사절단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에 열린 한식 체험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주요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케이팝 페스티벌 경연대회나 한식과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한국문화 행사가 열리는 곳을 가 보면주로 10대나 20대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최근에는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한류 팬들이 늘어나면서 연령대도 40대와 50그 이상으로도 확대되고 있는데요이번에 저희 한태권도에서 개최한 한식 체험 행사와 우리나라 전통놀이 행사에 온 참가자들의 주요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많습니다직업군도 다양한데요일반 직장인과 정수기 필터 판매원공립 고등학교 수학 교사와 영어 교사대학생 등 특정 직업군과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한류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태권도 한식 체험 행사 단체 사진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태권도 한식 체험 행사 단체 사진 – 출처 : 통신원 촬영>


내가 한국인이라서, 한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김호 사범이 통신원과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터키 3대 도시 가운데 한류 문화를 상대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곳이 이즈미르 지역이다. 바로 그와 지역에서 김호 사범은 오늘도 터키인들에게 태권도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류를 사랑는 터키인들이 고맙다고 하면서 그는 자비를 들여서 한국을 다녀올 수가 있게도 해 주고 있다. 터키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한국인 사범, 김호 씨와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의 우리 문화 사랑 이야기가 이내 필자에게도 큰 자긍심을 느끼게 해준다.


※ 참고자료
주터키 한국문화원 2021 KKM K-POP FESTIVAL, https://www.youtube.com/watch?v=GbXgnqxn2yY




임병인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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