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학교는 1월 초 병아리반(유치부 4세반)을 개설하여 7명의 어린이가 첫 수업에 참여했다. 학교는 한글학교 준비반으로 유치부 세 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일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입학생이 없다가 올해 처음으로 4세반을 개설하게 됐다.

어린이들은 병아리처럼 엄마 손을 잡고 한인학교에 처음 발을 내디뎠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 재미있게 다닐 수 있도록 '엄마와 함께하는 어린이 요가 수업'을 개설했다.

강문정 교사가 진행하는 요가반은 엄마가 자녀들이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돕거나 엄마와 같이 협동하여 만들어내는 동작을 주로 했다. 하트를 같이 만들거나 동물 모양을 흉내 내기도 하면서 재밌는 율동 시간을 가졌다. 20분 정도의 요가 시간 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신체활동 후 조그마한 어린이 탁자에 앉아 소근육 활동을 시작했다. 가위로 오리기, 만들기, 색칠하기 등을 통한 소근육 활동을 하고 한국 동요, 전래동화 등을 듣거나 따라 부르기를 했다. 서서히 한글과 한국 문화에 젖어 들게끔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것이다.

어린이 요가 교실은 아직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의 신체를 자극하여 균형 있는 신체발달과 키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더불어 낯선 학교에 대한 적응 시간을 엄마와 함께하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도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게 될 아이들의 교육 현장에 참여하므로 학교에 신뢰와 애정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학부모 간 만남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할 것이다.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요가 수업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 조심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4주째부터는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교실에서 나가고 어린이들이 남아서 교사와 함께 동그라미, 네모, 세모, 도형을 몸으로 표현하며 말하기를 배웠다.

강문정 교사는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활동하다가 엄마와 떨어져도 큰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다 적응을 잘하고 있다."라며, "몸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5세 유치부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한글 수업 준비과정을 배우고 있다. 풀잎반, 꽃잎반 2반으로 구성된 유치부에서는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목표로 하여 기본적인 일상단어를 배우고 한국어에 익숙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놀이를 통해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다.

두 반은 같은 수업 테마로 운영하고 있는데, 공수 인사법, 날씨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환경, 숫자, 동물, 가족, 시장 놀이, 감정 등의 주제로 다양한 활동이 추가되었다.

1월 마지막 날 풀잎반은 전통문화체험으로 명절에 세배하는 방법을 배웠다. 한복을 입고 절하는 모습은 서로 생김새는 달라도 한국 어린이 모습이었다. 지난 공개 연구수업 때 꽃잎반은 전통 수묵화 체험을 하였다. 삐뚤삐뚤한 붓글씨로 동그라미를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의젓했다.

한인학교 유치부는 한글학교 준비과정으로 글자를 먼저 배우기보다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노출하면서 즐거운 놀이를 통하여 한글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학생들의 분포로 인해 이미 한글을 깨치고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갑자기 글자 배우기를 강요하기보다는 흥미 위주의 수업과 놀이를 통한 자극으로 글자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하고 있다. 한글학교 12년 정규과정을 생각한다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천천히 재미있게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함부르크 한인학교 유치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독일/함부르크] 박은경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4, 5, 6기 현) 함부르크 한인학교 교장 경력)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숙명여대 TESOL대학원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