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칭다오 한글학교 26년, 문집 『꿈꾸는 아이들』 20년사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2.08

모든 기록은 체계적으로 모이면 '역사'가 된다. 1995년부터 현지 교민들의 지지로 세워진 중국의 '칭다오 한글학교'는 1999년부터 교사와 학생들의 글과 사진을 모아 매년 문집 『꿈꾸는 아이들』을 발간하였고, 이십여 년간 이어진 문집발간은 그 자체로 칭다오 한글학교의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2021년 12월 18일 스물한 번째 문집이 발간되었다.


1. 문집 『꿈꾸는 아이들』 1999년 창간호


당시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재학하였고 국제학교나 중국의 로컬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유일하게 우리말로 교류하며 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 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시기였다. 학생과 교사의 글 위주로 편집되었으며 120여 페이지, 흑백으로 된 복사물을 제본한 형태로 단순하게 제작되었으나 우리말 한글로 적은 글을 책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었다.


문집 『꿈꾸는 아이들』 1999년 창간호

문집 『꿈꾸는 아이들』 1999년 창간호

문집 『꿈꾸는 아이들』 1999년 창간호


2. 문집의 진화과정

2호부터 4호까지 두께가 점점 두꺼워지고 학생들의 작품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005년 문집의 경우는 총 384쪽으로, 학생과 교사의 다양한 글이 실릴 수 있었다. 점점 전교생의 글을 한 번 이상 싣는 것을 원칙으로 제작되었고, 학생들 글 이외의 콘텐츠가 교사 중심으로 작성되어 실리기도 하였다.


문집의 진화과정

문집의 진화과정


2004년부터는 표지가 컬러로 바뀌면서 매해 하반기에는 『꿈꾸는 아이들 표지 공모전』을 자체적으로 시행하여 우수작품을 표지에 싣게 된다. 표지로 선정된 우수작은 전교생과 전체 교직원의 투표로 진행하여 선정하였고, 매년 새롭고 다양한 표지를 만나게 되었다. 또한 매년 백일장을 개최하여 전교생의 작품이 문집에 실릴 수 있도록 하였다.



2007년부터는 흑백이지만 사진의 수량이 대폭 늘어나 학생들이 손수 작성한 원고가 원본 그대로 실릴 수 있었으며 이후로는 사진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2013년 이후로는 부분 컬러 인쇄로,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학습 측면에서 한국어를 훈련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나 글씨 등 배움의 결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수업 방식으로 바뀌면서 그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물을 문집에 실었으며, 운동회, 전통놀이 행사와 같은 교내 행사 사진도 충실하게 싣게 되었다.


2013년 이후로는 부분 컬러 인쇄로,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 이후로는 부분 컬러 인쇄로,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 이후로는 부분 컬러 인쇄로,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15년부터 전면 컬러 인쇄를 도입하여 한글학교에서 보낸 1년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편집하였다. 반별 단체 사진은 물론, 수업 시간의 모습이나 특별활동 시간을 자세하게 담아내었고, 1인 1작품의 원칙대로 학생들 작품 위주로 편집하였으며, 그 외에 도서관 신간 도서 소개나 전 세계 한글학교의 동향을 담은 글을 싣기도 하였다. 문집 발간이 수년간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교민사회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행사가 되었으며 문집발간으로 1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비대면 수업 1년으로 인해, 사진이나 학생들이 직접 그리고 적은 원본 작품을 구하기 어려워 문집발간을 하지 못하였다.


3. 2021년 21호 발간

2021년 초반에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문집 발간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어렵게 대면 수업을 시작하고 아이들의 글과 사진이 많이 모이게 되어 발간하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문집 편집까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되어 최대한 비용과 노력을 줄이고 간단하게 발간해보자 진행되었으나 학생들의 사진과 작품의 수가 많아 이전과 비슷한 페이지 수로 발간되었다. 전면 컬러 인쇄, 총 160쪽으로 구성된 이번 문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2학기에 시행된 문집 표지 공모전에는 단순히 표지 그림뿐만 아니라 문집과 학교 이름의 타이포그래피 디자인까지 포함하였다.


 2021년 21호 발간


학생들이 몇 년 후 꺼내 보았을 때 생생하게 추억을 소환해 올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500여 장의 사진과 200여 점의 작품을 실었으며 한글학교의 구성원들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도록 수업 이외의 선생님들의 모습과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그렇게 2021년 12월 18일에 '꿈꾸는 아이들' 21호가 발간되었고 2021년이 마무리되었다.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꿈꾸는 아이들' 21호 발간


문집을 배포하고 나면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의 피드백이 들려오며, 어른이 되어서도 문집을 간직하고 있다는 소식을 간간이 듣게 된다. 이러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한글학교가 재외동포 사회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재외동포 자녀들의 한국어 학습과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오감을 통해 배우는 일련의 활동에 대한 이러한 기록은 결국 우리 재외동포 자녀들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함은 물론,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이후에도 지속해서 우리말을 공부하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역사는 이어질 것이다. 학생들과 한글학교 교사의 손으로 만든 이 역사는 단순히 이곳 칭다오 한글학교의 역사가 아니라 모든 한글학교의 역사로 이어질 것이다.


김혜경
[중국/칭다오] 김혜경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칭다오 한글학교 교사
경력) 서강대 영상대학원 영상예술 석사
전 칭다오 청운한국학교 국어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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